[비즈니스포스트]
서호성 케이뱅크 행장이 올해 상반기 안으로 모임통장 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터넷은행 모두가 모임통장 상품을 내놓고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2일 케이뱅크에 따르면 케이뱅크 모임통장 상품을 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
▲ 서호성 케이뱅크 행장도 모임통장 격전에 참전할 채비를 하고 있다. |
케이뱅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올해 상반기 안으로 모임통장 상품을 출시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임통장이란 가족, 부부, 연인, 친구, 직장 등에서 모임을 만들 때 회비 등을 효율적으로 편하게 관리할 수 있게 하는 상품을 말한다.
현재 모임통장 상품을 출시한 곳은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 2곳이다. 카카오뱅크는 설립 약 2년 만인 2018년에, 토스뱅크는 설립 약 1년6개월 만인 1일에 모임통장 상품을 내놨다.
설립한 지 7년이 넘은 케이뱅크가 모임통장 상품을 이제 준비하는 것이 오히려 늦었다고 볼 수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케이뱅크가 모임통장 상품 출시가 다른 인터넷은행보다 늦은 이유로 모임통장이 경쟁력을 발휘하기 더 어렵기 때문으로 바라본다.
카카오뱅크의 모기업 카카오는 국내 약 4천만 이용자를 보유한 국민 플랫폼 카카오 애플리케이션(앱)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카카오뱅크는 모임통장 상품을 통해 카카오로부터 고객을 쉽게 끌어올 수 있었다. 카카오뱅크에 모임통장을 만든 고객이 카카오를 통해 모임에 초대하고 싶은 다른 이용자를 누구든 데리고 올 수 있었다.
이 덕분에 카카오뱅크는 2022년 12월 기준 고객 수 약 2천만 명, 모임통장 사용자 수 약 1천만 명을 확보할 수 있었다.
토스뱅크 역시도 카카오뱅크와 비슷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토스뱅크의 가입자 수는 현재 약 570만 명 정도지만 모기업 비바리퍼블리카가 운영하는 간편결제 금융 플랫폼 토스의 고객 수는 약 2천만 명에 이른다.
토스의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도 약 1400만 명으로 국내 금융 플랫폼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토스에 많은 고객이 확보된 만큼 토스뱅크가 모임통장 상품을 통해 유입을 기대할 고객 기반이 이미 마련된 셈이라고 볼 수 있다.
토스뱅크는 카카오뱅크와 모임통장에서 차별점을 두기 위해 2.3%라는 높은 이자와 모임장 외에 다른 사람들도 회비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모임의 자율성을 더 강화했다. 향후 모임카드를 분석해 더 많은 맞춤형 캐시백 서비스도 늘려갈 계획을 세웠다.
이에 비해 케이뱅크는 기댈 곳이 없는 상황이다.
케이뱅크는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와 제휴하며 2022년 기준 약 800만 명의 고객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루나 사태와 유동성위기 등으로 2022년 가상화폐 시세가 크게 하락하는 일이 많아지며 업비트를 통한 고객 확보가 위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처럼 이미 많은 고객을 확보한 플랫폼이 아니라 모임통장을 통한 빠른 고객 모집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서 행장도 플랫폼이 다른 인터넷은행보다 약하다는 점을 우려해 오아시스마켓, 번개장터, 삼성증권, 현대백화점 등 금융 외 업종과 협업을 적극 이어가며 노력했지만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보다 아직은 부족한 면이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케이뱅크가 모임통장 상품을 흥행하기 위해서는 토스뱅크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거나 더 뛰어난 고객 모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으로 바라본다.
케이뱅크가 기업공개를 포기하며 위축된 상황에서 돌파구를 적극 모색하고 있는 만큼 향후 모임통장이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9월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에 통과하며 2023년 3월 안으로 상장 작업을 마쳐야 했다.
그러나 최근 기업공개 시장이 불황을 겪으며 케이뱅크는 기대하던 시가총액 7조 원에 미치지 못하는 약 3조8천억 원으로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이에 케이뱅크는 기업공개를 포기했다.
케이뱅크가 상반기 안으로 내놓을 모임통장 상품이 흥행해 고객 수를 많이 확보한다면 케이뱅크의 기업가치 재평가에도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