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인터넷은행들이 비금융업종과 협업을 경쟁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비금융업과 협업한 다양한 상품과 이벤트를 통해 평소 인터넷은행 플랫폼을 잘 모르던 고객들을 지속적으로 끌어들이는 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 1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인터넷은행들이 비금융업종과 협업해 인지도 상승과 플랫폼 강화를 노리고 있다. |
1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이 비금융업종과 협업을 확대하며 인지도를 높이고 플랫폼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경쟁적으로 펼치고 있다.
케이뱅크는 이날 청소년 전용 선불서비스 ‘하이틴(Hi teen)’을 출시했다.
청소년들이 자주 사용하는 패션 커머스인 에이블리, 지그재그, 무신사 및 리테일 업종인 GS리테일, 세븐일레븐, CU 등과 협업해 다양한 캐시백 서비스를 제공한다.
MZ세대보다 어린 청소년 층을 공략해 일찌감치 케이뱅크와 친숙한 경험을 쌓고 미래 주요 고객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앞서 2월24일 당근마켓과 계좌 연결 협약을 맺었으며 9월15일 삼성증권 계좌를 케이뱅크에서 만들 수 있도록 하는 협업도 시작했다.
7월15일에는 현대백화점면세점과 협업해 ‘현대백화점면세점 챌린지박스’ 예금 상품도 내놨고 8월1일에는 삼성카드와 손잡고 MZ세대(1980년대부터 2000년대 출생) 쇼핑 트랜드에 맞춰 할인을 해주는 ‘케이뱅크 삼성 ID카드’를 출시했다.
케이뱅크는 10월 아이스크림에듀와 자동이체 서비스, 11월 번개장터와 계좌연결 협약 등 비금융업종과 협업을 공격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카카오뱅크도 비금융업종과 손잡은 적금 상품을 적극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13일 GS리테일과 협업한 ‘26주적금with우리동네GS’를 출시했다. 적금 납입 실적에 따라 GS리테일 계열 매장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더팝리워즈를 제공한다.
카카오뱅크는 앞서 11월에는 교촌치킨과 함께 하는 적금통장을 내놨고 10월에는 GS칼텍스, 6월에는 오늘의집과 적금 및 할인쿠폰 서비스를 제공했다.
2020년에는 이마트와 마켓컬리, 2021년에는 해피포인트와 협업한 적금 상품도 선보인 바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적금과 제휴사 혜택을 결합한 상품을 달마다 출시할 계획이다”며 “제휴를 더 넓혀 플랫폼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현대백화점그룹과 협업해 24일까지 크리스마스선물상자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토스뱅크 모으기에 매일 돈을 입금하면 크리스마스 선물 상자를 받을 수 있다. 선물 상자에서는 현대백화점그룹의 할인 쿠폰 등이 지급된다.
앞서 11월11일에는 SKT와 손잡고 통신요금을 지원하는 프로모션도 진행했다.
금융업계에서는 국내 인터넷은행들이 치열하게 비금융업종과 협업 경쟁을 하는 이유로 인지도 상승과 플랫폼 강화를 꼽는다.
리서치 데이터 분석기업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11월 금융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확보고객(생활에 필수적으로 이용하는 금융 앱이라고 응답한 고객 수) 순위에서 토스뱅크(34.9%)가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KB국민은행 스타뱅킹(30.2%), 카카오뱅크(28%)가 이었다. 케이뱅크는 상위 10개 금융 앱 안에 들지 못했다.
금융 앱 확보고객 수를 비약적으로 늘려가고 있는 토스뱅크는 경쟁 금융 앱들과 격차를 더 벌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토스뱅크는 최근 사용자 숫자가 2022년 초와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앱 분석 서비스 기업인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토스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사용자는 50%가량이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사용자들의 이용 시간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토스뱅크는 평균적으로 한 달에 20번을 사용하면서 2시간을 접속한 것으로 조사된 반면 카카오뱅크는 한달 평균 15번 사용해 30분을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스뱅크는 과거 편리한 송금으로 시작한 '토스 서비스'에 익숙한 고객들이 토스뱅크로 연결된 경우가 많아 활발한 이용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토스뱅크는 확보고객 수를 바탕으로 토스뱅크 플랫폼을 강화해 향후 더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카카오뱅크는 전체 2천만 명이라는 고객 수를 보유하고 있지만 필수적으로 카카오뱅크 앱을 활용하는 확보고객 수에서는 토스뱅크는 물론 인터넷은행도 아닌 KB국민은행에게 뒤처져 있다.
인터넷은행이 기존 전통 은행과 달리 오프라인 지점이 없고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모든 거래가 이뤄지는 만큼 인터넷은행 플랫폼에 자주 접속하고 오래 머무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비금융 부문과 관련된 고객의 욕구를 충족할 필요가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이러한 점에서 케이뱅크는 확보고객 수에서 금융 앱 10위에도 들지 못하는 등 인지도를 더 높여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어 최근 가장 적극적으로 비금융업종과 협업하는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케이뱅크가 2016년 설립해 자본금 2조 원을 넘긴 대형 인터넷은행으로 성장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필수적으로 케이뱅크를 이용한다는 고객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은 뼈아플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향후 더 다양한 비금융업종과 협업해 인지도를 높여 플랫폼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