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명노현 LS 대표이사 사장이 재무분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구자은 LS그룹 회장의 ‘양손잡이 경영’ 전략을 뒷받침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의 전략을 펼치기 위해서는 대규모의 투자금이 필요한데 LS그룹은 전체 자산규모에 비해 현금성 자산이 적기 때문에 LS그룹은 재무전문가인 명 사장의 솜씨에 기대를 걸고 있다.
10일 LS그룹에 따르면 주요 계열사들이 2026년까지 5년 동안 10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워둔 만큼 지주사 CEO로서 명 사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시선이 나온다.
LS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기존 해저케이블사업의 확대뿐 아니라 스마트그리드, 수소 등 친환경에너지사업과 반도체와 2차전지 소재, 전기차부품 및 전기차충전 솔루션 등의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투자금 마련이다.
LS그룹은 공장과 설비, 부지 등 2021년 말 기준 전체 자산규모가 26조 원대에 이르지만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8940억 원에 그친다.
이에 명 사장은 투자금 마련을 위해 자회사 상장을 추진하면서 금융기관과 제휴도 확대해 투자전문가로서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LS그룹은 계열사 110여 개 가운데 상장한 회사는 지주사 LS를 포함해 자회사 LS일렉트릭, LS전선아시아 등 7개에 불과하다.
LS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LS전선과 LS엠트론, LS니꼬동제련이 모두 비상장기업이어서 기업공개를 추진하면 대규모 자금을 시장에서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명 사장은 신사업 투자재원 확보를 위해 금융권과의 협력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올해 4월에는 신한은행, 5월에는 미래에셋그룹과 각각 손을 잡았다.
신한은행과는 ‘친환경산업 생태계조성 및 미래산업 육성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복잡한 절차없이 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미래에셋그룹과는 1천억 원 규모의 ESG펀드를 함께 조성했다.
LS 관계자는 “명 사장은 재무 전문가이면서 동시에 추진력도 강하다”며 “현재 26조 원대인 LS그룹 자산 규모를 구 회장 체제 아래에서 50조 원대로 키우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너인 구 회장이 올해 1월 회장 취임식에서 양손잡이 경영 전략을 제시해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면 명 사장은 투자금 확대를 통해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할 방안을 찾아나가고 있는 셈이다.
양손잡이 경영이란 전기·전력·소재 등 기존 주력사업과 인공지능·빅데이터·사물인터넷 등 미래 신사업을 균형있게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구 회장 취임과 함께 올해 LS CEO에 오른 명 사장은 올해 LS의 굵직한 사업 현안을 풀어나가는 데 조용히 구 회장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LS는 5월 LS니꼬동제련의 2대주주 일본 JKJS컨소시엄이 보유한 지분 49.9%를 모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애초 투자은행업계에서는 LS가 아닌 사모펀드가 JKJS컨소시엄의 지분을 인수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명 사장은 LS니꼬동제련의 성장성에 주목해 LS가 직접 지분을 인수하는 쪽을 선택했다.
이 과정에서 명 사장은 사모펀드 JKL파트너스에 교환사채를 발행해 인수대금 9331억 원 가운데 4706억 원을 마련하는 수완도 발휘했다.
향후 JKL파트너스가 이 교환사채를 지분으로 교환하더라도 지분율은 최대 24.9%에 그쳐 명 사장으로서는 LS니꼬동제련의 지배력을 강화하면서도 지분 인수대금을 마련하는 데 부담도 줄였다.
여기에 명 사장은 LS는 4월 LPG충전기업 E1과 전기차충전사업을 위해 60억 원씩 출자해 합작법인 LS이링크를 설립하는 일도 주도했다.
명 사장은 올해 LS 대표이사 사장으로 오르기 전 LS전선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는데 전기차부품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꼽고 사업을 확대해 왔다.
전기차시장의 성장성을 파악하고 있었던 만큼 전기차충전사업을 신사업으로 추진한 것으로 파악된다.
명 사장은 1987년 LS전선의 전신인 LG전선에 입사했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LS전선 재경부문장 상무로 일했으며 2011년부터 2017년까지 LS전선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일해 LS그룹 내 재무전문가로 손꼽힌다.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