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증권가에서는 ‘5월에 팔고 떠나라(Sell in May)’라는 말이 있다.

통상 5월이면 주식시장이 주춤하는 양상을 보이기에 나온 말이다. 올해는 스태그플레이션(인플레이션 속 경기침체), 금리인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그야말로 5월 세계 증시가 공포에 떨고 있다.
 
미국 부동산 고공행진, 3040 서학개미 리츠 투자에 눈돌린다

▲ 뉴욕 명소 첼시마켓 건물 모습. <연합뉴스>


하지만 이런 전통적 금융시장이 불안한 와중에도 수익율을 보이는 시장이 있다.

실물자산에 바탕한 안정성과 배당수익률 측면에서 장점을 지니고 있는 리츠와 부동산펀드 시장이다.

8일 증권가와 개인투자자 등이 정보를 주고받는 여러 대형 포털 커뮤니티 등을 둘러보면 인플레이션에 따른 투자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는 종목 가운데 하나로 리츠가 주목받고 있다.

‘리츠 전성시대’, ‘인플레이션 피난처’ 등 화려한 수식어도 눈에 띈다.

최근 주식시장만 들여다봐도 미국 나스닥지수는 4월 한 달 동안 13% 넘게 하락했고 올해 들어서는 약 21% 떨어졌다.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4월 세계 증시 전체 시가총액은 9조8천억 달러(8.5%)가 증발했다.

하지만 미국 리츠 수익률은 호실적에 힘입어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리츠는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자본, 통신탑 등과 같은 각종 인프라 시설에 투자한 뒤 임대수익과 매각차익 등을 배당하는 회사나 투자신탁을 말한다.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 리츠시장의 총수익률은 최근 1년 동안 10.6% 올랐다. 부문별로 보면 주거용 리츠시장은 20.2%, 산업용 리츠시장은 27.2% 상승했다.

리츠 시장이 급등한 만큼 상승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예상도 슬슬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올해 전체 수익률에 관한 전망도 긍정적이다.

홍지환 NH투자증권 글로벌리츠 연구원은 “미국 리츠 부문별 연간 실적 변화를 고려할 때 주거용, 산업용, 호텔, 창고(스토리지) 리츠는 2022년 이익 모멘텀이 높은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리츠 수익률을 전망할 때 임대수익 성장 여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 미국 주택가격은 하락할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미국은 10년 만에 처음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5%대로 치솟았는데도 집값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 때문에 집값이 하향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미국 주택시장도 공급부족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집값의 주요 지표인 스탠더드앤푸어스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는 지난해 한 해 동안 18.8% 뛰었다. 이는 1987년 통계 작성을 시작한 뒤 34년 만에 가장 높은 연간 상승률이다.

올해 들어 주택가격 상승세가 상대적으로 둔화하더라도 미국 주택 임대시장은 가격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결국 미국 주거용 부동산을 담은 리츠는 높아진 주택가격과 금리 영향으로 임대수익이 확대되는 호재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산업용 부동산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대규모 봉쇄정책에 따른 물류대란 가능성 등으로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역시 임대수익과 신규계약 증가가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리츠시장도 계속 규모를 키워가고 있지만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리츠는 약 217개에 이를 만큼 시장이 활성화돼 있다. 현재 한국 증시에 상장된 리츠가 19개 수준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3040 서학개미들의 눈이 미국 리츠시장에 쏠릴 만하다.

최근 한국 증권사들이 속속 미국 리츠 상품들을 담은 부동산펀드 등을 내놓으면서 해외 리츠 투자 접근성도 더욱 좋아졌다. 실제 삼성자산운용이 내놓은 KODEX 다우존스 미국리츠 상장지수펀드(ETF)는 4월 말 기준 1년 수익률이 15% 수준을 보였다. 이 상품은 미국 통신기지국, 데이터센터, 물류창고, 쇼핑몰, 오피스 등 부동산 인프라 리츠를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의 이지스레지던스리츠도 최근 국토교통부에 글로벌레지던스리츠 영업인가를 신청하면서 미국 주거용 부동산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미래에셋글로벌리츠는 미국과 스페인 소재 물류시설에 투자한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