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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페 꼼마에서 열린 한국문학전집 출간회 |
약관의 나이를 맞은 문학동네가 또 한번 파격을 내놨다. 이번에는 한국문학전집이다. 고루한 기존 문학전집에 반기를 들었다.
문학동네는 지난 15일 1차분으로 20권의 한국문학전집을 출간했다. 문학동네는 이 전집을 통해 몇가지 파격을 보여주었다. 우선 기준을 세워놓고 작가들과 작품을 선정했다. 신형철 편집위원은 “미래에 어떤 작품이 한국문학전집에 들어갈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누군가는 그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기준으로 세운 것은 두가지다. 첫번째는 문학성, 두번째는 문제성이다. 문학성은 이야기의 진실성과 공감의 힘을 말하고, 문제성은 그 시대의 트렌드와 소통 가능성을 말한다고 문학동네 측은 설명했다. 곧 기존의 전집류들이 엄격한 틀 안에서 평가를 했다면, 문학동네는 동시대와 미래의 독자들과 얼마나 호흡할 수 있는지를 주목했다는 얘기이다. 때문에 2004년 나온 천명관의 <고래>와 2005년 출간된 박민규의 단편집 <카스테라>를 전집에 포함시키는 파격을이 나올 수 있었다. 작품해설 평론가들도 강지희, 서희원, 백지연씨 등 20~40대로 굉장히 젊다.
문학동네가 한국문학전집을 몇 권으로 낼 지 등은 미지수이다. 문학동네 관계자는 “전집의 총 권수와 2차 출간시기는 모두 미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황종연 위원은 "문학의 살아 있는 현재라는 관점에서 리스트를 새롭게 하는 방식으로 책을 내겠다”며 “이는 위험하면서도 스릴 있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반응은 좋은 편이다. 전집을 구매한 한 블로거는 “책 구성뿐만 아니라 디자인도 대박, 보자마자 사고싶다”고 평가했다. 다른 네티즌들도 “문학동네는 정말 장사 잘 하는듯”, “이미 있는 책인데도 소장욕구를 불러일으킨다”고 호평하고 있다.
한국문학전집은 세계문학전집, 한국고전문학전집과 함께 문학동네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다. 문학동네는 세계문학전집을 출간할 때에도 한국에 소개된 적이 없는 최초 번역작품들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또 블라디미르 나보로프의 <롤리타>의 표지가 선정선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하지만 누적 판매부수가 50만부를 달성할 정도로 호평을 받았다. 후발 주자로서, 다른 출판사들의 전집과 확실히 차별화를 두는 마케팅 전략이 성공을 거뒀다는 분석이다.
문학동네는 “젊음과 참신함”을 모토로 짧은 연혁에도 불구하고 급성장을 이룬 출판사이다. 1993년 설립되어 신인 발굴에 역점을 두는 출판사로 꼽혔다. 또 홍익대 주변에서 북카페 ‘까페콤마’를 열어 하루 평균 500명이 찾는 곳으로 만드는 등 북카페 트렌드를 선도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