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다시 삼성그룹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이다.
5월11일이면 이건희(74)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서울삼성병원에 입원한 지 만 2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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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
5일 삼성그룹과 의료계에서 들리는 말을 종합하면 이 회장의 건강상태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더 악화되지도, 더 좋아지지도 않았다는 뜻이다.
이 회장은 2014년 5월10일 서울 이태원동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을 일으켜 집 부근의 순천향대학 서울병원으로 이송돼 응급치료를 받은 뒤 곧바로 서울삼성병원으로 옮겨졌다.
심폐기능이 정상을 되찾자 입원 9일 만에 중환자실에서 일반병동(VIP 병실)으로 옮겨져 지금까지 2년 가까이 치료를 받고 있다.
이 회장의 상태는 심폐기능 등 신체적 기능은 비교적 정상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정상생활이 가능할 정도의 의식회복은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그룹은 이 회장이 쓰러진 뒤 2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이 회장의 상태에 대해 공식적으로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 회장의 건강상태를 삼성그룹에 문의하면 “특별히 달라진 게 없다”는 설명이 전부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 회장이 사실상 사망했다’ ‘식물인간이나 다름없다’ 등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나돌고 그때마다 삼성그룹은 이런 소문을 진압하기도 했다.
이 회장의 건강상태가 주목되는 것은 그가 재계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무게감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삼성그룹을 진두지휘하며 한국경제가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데 한몫을 했다.
그의 한마디 한마디는 우리 사회에 엄청난 파급력을 줬다. 대표적인 것은 프랑크푸르트 선언이다. 그는 1993년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고 했다. 이 말은 한국 재계에 엄청난 충격을 줬고 삼성그룹은 그 뒤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났다.
이렇듯 이 회장은 한국경제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그 방향이 옳든 그르든 기업이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를 놓고 방향을 제시하며 삼성그룹을 끌어왔고 이는 고스란히 다른 기업에 영향을 줬다.
이제 한국경제도 위기를 맞고 이런 위기 속에서 삼성그룹이 어떤 방향으로 갈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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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그룹은 이재용 부회장이 사실상 경영권을 승계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며 숨가쁘게 달려가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비핵심 계열사를 매각하고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인력 구조조정을 꾸준히 하고 있다.하지만 그 방향이 무엇인지 분명하지 않다.
이 회장이 어떤 방향으로 가겠다고 분명히 제시하고 변화를 추진했던 것과 달리 현재 삼성그룹은 여러 변화를 놓고 그 방향을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이는 그만큼 삼성그룹의 리더십이 불안정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더욱 직설적으로 말하면 삼성그룹의 리더가 누구인지 모르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리더십은 내부뿐 아니라 외부에서도 인정받을 때 비로소 그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그리고 리더십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지고자 할 때 더 추진력을 얻는다.
이제는 삼성그룹이 스스로 장막을 벗어야 할 때다. 이 회장의 건강 상태도,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도, 삼성그룹이 변화하고자 하는 방향도.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