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조용병 신한금융 인사 '안정' 유력, 이영창 이창구 연임 무게

이창구 신한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왼쪽부터)과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 배일규 아시아신탁 대표이사 사장.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과 이창구 신한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배일규 아시아신탁 대표이사 사장 등 신한금융그룹 주요 계열사 대표의 거취가 12월에 결정된다.

이영창, 이창구, 배일규 사장은 모두 각 계열사의 높은 실적 증가를 이끌고 있는 만큼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29일 “통상적으로 사장단인사를 12월 중순에 하는데 올해도 비슷한 시기에 인사 발표를 할 것으로 본다”며 “다만 은행과 카드 등 주력 계열사는 아직 임기가 1년 이상 남아 있는 대표가 많다”고 말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 성대규 신한라이프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2년 연임에 성공해 임기가 2022년 12월까지다.

올해 12월31일 대표 임기가 만료되는 곳은 전체 신한금융지주 자회사 17곳 가운데 10곳으로 신한금융투자, 신한자산운용, 아시아신탁, 신한DS, 신한아이타스, 신한신용정보, 신한대체투자운용, 신한리츠운용, 신한AI, 신한벤처투자 등이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변화보다는 안정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회장은 최근 ‘채용비리’ 항소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으며 2023년 3월까지 임기를 이어가는 것은 물론 연임까지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사모펀드 사태에 따른 리스크도 대부분 털어냈고 대부분의 계열사들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소폭의 인사를 통해 조직을 안정화하는 데 더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조용병 회장과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된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가 자회사 대표를 추천하고 각 계열사 이사회가 자격요건을 검증해 선임한다.

12월에 임기가 만료되는 주력 계열사 대표로는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사장, 이창구 신한자산운용 사장, 배일규 아시아신탁 사장이 있는데 모두 실적 측면에서 올해 탁월한 성과를 보여줬다.

이영창 사장은 2020년 3월 처음으로 신한금융투자 대표로 선임돼 사모펀드 사태를 수습하면서도 높은 실적 증가세를 이끌고 있어 사실상 연임이 확실시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3분기 누적으로 순이익이 3675억 원을 거뒀는데 2020년 같은 기간보다 순이익이 99.1% 증가했다. 3분기에 사모펀드 사태 관련한 고객 보상금이 829억 원가량 반영된 점을 고려하면 더 뛰어난 실적을 거둔 셈이다.

이 사장은 대우증권 출신으로 5년에 가까운 경영활동 공백기를 보내다 지난해 사모펀드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소방수’로 영입됐다. 이 사장은 현재 신한금융투자 자산관리(WM)부문을 대대적으로 손보며 경영 정상화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한 차례 더 신임을 받을 공산이 크다.

이창구 신한자산운용 사장의 재연임 여부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창구 사장은 2019년 3월부터 신한자산운용을 이끌기 시작해 지난해 말 1년 연임에 성공했다. 통상 자산운용사 대표들은 첫 선임 때 2년 임기를 보장받고 그 뒤 1년씩 연임하는 구조가 많다.

이 사장도 실적으로 경영능력을 입증하고 있다. 신한자산운용은 2021년 3분기 누적으로 순이익 255억 원을 거뒀는데 이는 2020년 같은 기간보다 순이익이 35.2% 증가한 것이다.

게다가 신한자산운용이 2022년 1월1일 신한대체투자운용 흡수합병하는 만큼 원할한 통합 과정을 위해서라도 이 사장의 유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신한자산운용과 신한대체투자운용은 당분간 각자대표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일규 아시아신탁 사장도 연말 인사대상이다.

아시아신탁은 2019년 5월 신한금융그룹에 인수돼 2014년부터 아시아신탁을 이끌던 배 사장은 2020년 말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조용병 회장으로부터 신임을 얻으며 연임에 성공했고 2021년 실적으로 보답하고 있다.

아시아신탁은 2021년 3분기 누적으로 순이익 519억 원을 거뒀다. 2020년 3분기 순이익보다 70.8% 증가했다.

배 사장은 GS건설 출신으로, 2008년 아시아신탁에 몸담은 뒤 지금까지 근무하고 있는 부동산신탁 전문가다. 신한금융그룹 출신은 아니지만 조 회장이 철저한 실력 위주의 인사를 하는 것으로 유명한 만큼 배 사장의 재연임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오늘Who] 조용병 신한금융 인사 '안정' 유력, 이영창 이창구 연임 무게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이성용 신한DS 사장, 최병화 신한아이타스 사장, 이기준 신한신용정보 사장, 김희송 신한대체투자운용 사장, 남궁훈 신한리츠운용 사장, 배진수 신한AI 사장, 이동현 신한벤처투자 사장도 2021년 12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 가운데 올해 실적이 부진했던 곳은 신한아이타스 뿐이다.

일각에서는 부회장직 신설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의 사업영역이 조용병 회장이 혼자서 관리하기에는 커졌고 경쟁사인 KB금융그룹이 지난해 부회장 자리를 부활시킨 만큼 신한금융그룹도 전향적으로 검토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신한금융그룹이 2010년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사이 내분을 겪었던 만큼 그룹 내 공식적 2인자를 두기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있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부회장직 신설은 외부에서 추측하는 시나리오일 뿐이며 내부에서 얘기되고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