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 현대일렉트릭 대표이사 사장이 에너지솔루션사업 확장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선다.

조 사장은 전력기기제품 중심의 사업구조를 에너지관리시스템 구축과 운영, 신재생에너지 분산전원 관리 등 에너지솔루션사업으로 다각화해 이익 안정성을 키우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일렉트릭 흑자기조 안착, 조석 에너지관리사업 더 확장해 굳히기

조석 현대일렉트릭 대표이사 사장.


18일 증권사의 분석을 종합하면 현대일렉트릭은 올해 영업이익 850억 원 안팎을 거둬 흑자경영기조를 안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일렉트릭은 2018년과 2019년 영업손실 1006억 원, 1567억 원을 냈다. 지난해 영업이익 727억 원을 내며 흑자로 돌아선 뒤 2년 연속으로 흑자를 이어가는 것이다.

이런 흐름에는 지난해부터 현대일렉트릭 구원투수로 영입된 조석 사장의 수익성을 최우선에 둔 경영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조 사장은 2019년 12월 현대중공업그룹 첫 외부출신 사장으로 영입돼 현대일렉트릭 대표에 오른 뒤 ‘수익성 중심의 수주’전략을 강하게 추진해왔다.

조 사장은 현대일렉트릭 사업의 수익성을 평가하는 내부 과정을 대폭 강화하고 기존 수주물량 가운데 수익성이 낮은 수주는 아예 계약을 취소하기도 했다.

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1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7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를 지속하고 있다.

조 사장은 이에 멈추지 않고 에너지솔루션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고삐를 죄고 있다. 전력기기제품 판매중심의 사업구조를 다각화해 흑자기조를 더욱 안정화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에너지솔루션사업이란 전력 에너지의 생산, 소비, 판매, 운영을 통합 관리해 에너지의 효율적 사용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을 설계 및 조달, 구축, 운영하는 사업을 말한다.

전력기기제품 중심의 사업구조는 수익성을 안정적으로 들고가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일이 잦다. 그 예로 3분기 현대일렉트릭 미국 생산법인(알리바마)의 수익성 감소를 들 수 있다.

현대일렉트릭 미국 생산법인은 3분기 영업이익률 3%를 보였다. 1분기 11%, 2분기 12%에서 대폭 떨어졌다.

수익성 감소의 원인은 전력기기 원자재 가격 상승이다. 미국 생산법인은 현재 대형변압기를 제조하고 있는데 구리, 강재 등 원자재 가격이 급격히 상승함에 따라 영업이익률이 급감한 것이다.

에너지솔루션사업은 발전사업의 다운스트림(하부 단계)영역으로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발전시장이 커지면서 사업기회가 확대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발전은 발전량이 일정하지 않아 전력을 중앙에서 배분하는 중앙집중형 전원방식보다 발전소들이 자체적으로 전력을 배분하는 분산형 전원방식이 적합하다.

분산형 전원방식은 각 발전소가 자체적으로 설비를 관리하고 전력을 운영하기 위한 에너지관리시스템을 필요로 한다.

조석 사장은 10일 ‘빛가람국제전력기술엑스포 2021’ 개막행사 기조연설에서 “기후변화 대응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친환경전력과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실행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에너지의 효율적 관리를 위한 솔루션사업에 의지를 보였다.

조 사장은 국내외 에너지솔루션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대일렉트릭은 15일 국내 최대 규모의 산업단지인 경기 시흥시 반월시화산업단지의 ‘에너지 자급자족형 인프라 구축사업’의 주관사로 선정됐다.

현대일렉트릭은 2023년 12월까지 반월시화산단에 신재생에너지 분산전원 확대, 에너지 통합관리시스템 구축과 함께 연료전지 발전설비, 태양광발전소 등 에너지 공급인프라 구축 등 에너지솔루션사업 전반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반월시화산단을 포함한 국내 7개 산업단지를 ‘스마트그린산업단지’ 조성지로 선정하고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부는 2025년까지 조성지를 15개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둬 현대일렉트릭으로서는 에너지솔루션사업 기회가 더욱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일렉트릭은 내년 초부터 대구시, 경북대학교와 ‘탄소중립 캠퍼스 구축사업’도 본격적으로 착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사업은 경북대 캠퍼스 탄소중립화를 위해 연료전지와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효율적 에너지관리를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현대일렉트릭은 에너지솔루션사업의 일환으로 북미 신재생에너지발전사업과 연계한 에너지저장장치(ESS)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에너지저장장치는 발전시간이 일정하지 않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필수 설비로 에너지솔루션사업의 핵심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게다가 15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조2천억 달러의 예산을 담은 인프라 예산법안에 서명하면서 현대일렉트릭이 수혜를 볼 것이란 시선이 나온다.

이에 따라 조 사장은 미국 에너지저장장치사업을 기반으로 해외 에너지솔루션사업에서도 기회를 엿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바이든 정부의 인프라 투자법안이 통과되면서 현대일렉트릭은 중장기 수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반월시화산업단지사업, 경북대 탄소중립 캠퍼스사업 등을 통해 신사업으로 확대하고 있는 에너지솔루션 프로젝트들이 가시화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