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학 해성디에스 대표이사 사장이 차량용 반도체 금속기판(리드프레임) 생산설비를 늘리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조 사장은 세계 차량용 반도체 금속기판분야 1위 자리를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조 사장이 9월부터 500억 원을 들여 착수한 차량용 반도체 금속기판 등 반도체기판 생산시설 증설이 이르면 2022년 상반기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해성디에스의 이번 증설은 내년 하반기부터 바로 외형 성장에 기여할 것이다"며 "연간기준 매출이 1500억 원 이상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해성디에스는 2014년 3월 삼성테크윈의 반도체부품사업부문이 분리 독립해 출범한 부품·소재 전문기업이다. 2016년 6월 코스피에 상장했다.
해성디에스는 반도체용 패키지회로기판을 생산하는데 차량용 반도체금속기판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독일 인피니온테크놀로지 같은 차량용 반도체업체뿐 아니라 네덜란드 ASE를 비롯한 조립외주업체(OSAT) 등에 납품한다.
미국 반도체 조사업체 테크셋에 따르면 해성디에스는 2019년 기준 세계 차량용 반도체 금속기판 점유율 15%로 1위에 올랐다. 차량용 반도체금속기판시장은 선두권 주요업체들이 10% 안팎의 점유율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혜성디에스 관계자는 “고객사를 향한 반도체 금속기판 공급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흐름을 타고 적극적 증설로 차량용 반도체 금속기판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해성디에스의 주력 반도체 금속기판은 다품종 소량생산에 적합한 방식이다. 차량용 반도체업체에 납품할 때마다 차량별로 다른 제원으로 생산되기 때문에 해성디에스의 이번 증설은 고객사 확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완성차업계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오랫 동안 반도체 부족사태를 겪고 있다. 물류난까지 겹치며 차량용 반도체 금속기판도 수급 불균형이 발생했는데 이런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조 사장은 완성차업체들이 반도체 금속기판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차량용 반도체 금속기판 고객사를 늘릴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증설에 나선 셈이다.
완성차회사로서는 차량용 반도체의 안정적 조달이 당분간 절실한 만큼 차량용 반도체업체들이 기술력이 뛰어난 해성디에스를 향해 발주량을 지속해서 늘릴 공산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조 사장은 1960년 8월생으로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3년부터 2009년까지 삼성전자 시스템LSI 기획팀장과 영업팀장 전무를 역임했다. 그 뒤 삼성물산 부사장을 거쳐 2020년 3월 해성디에스 사장 자리에 올랐다.
조 사장은 오랜 기간 삼성전자 시스템LSI 임원으로 활동했던 만큼 반도체 금속기판분야에서도 시장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하나금융투자는 해성디에스의 증설이 마무리되면 2022년 연결기준 매출 7214억 원, 영업이익 1056억 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실적 추정치보다 매출은 12.9%, 영업이익은 28.9% 증가하는 것이다.
2023년에는 매출이 8397억 원, 영업이익이 1308억 원으로 재차 늘면서 실적 증가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구광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