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S21팬에디션(FE)을 출시할 수도 있다.
갤럭시S21팬에디션은 그동안 공개일정이 미뤄지면서 출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졌던 스마트폰이다.
▲ 노태문 삼성전자 IM부문 무선사업부장 사장. |
이 스마트폰이 출시되면 올해 남은 기간과 내년 초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사업 전략이 명확해질 것으로 파악된다.
17일 글로벌 주요 IT매체들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아직 공개하지 않은 스마트폰 갤럭시S21팬에디션을 결국 출시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삼성전자 IT기기 전문매체 샘모바일은 “삼성전자가 20일 갤럭시언팩행사에서 갤럭시S21팬에디션을 공개하고 곧바로 예약판매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20일 ‘갤럭시언팩 파트2’ 행사를 연다.
행사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전자업계에서는 행사이름에 ‘파트2’가 붙어 있다는 점을 들어 삼성전자가 지난 8월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Z폴드3과 갤럭시Z플립3을 공개했던 갤럭시언팩행사의 후속행사일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당시 삼성전자가 갤럭시S21팬에디션도 함께 공개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으나 갤럭시S21팬에디션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후 갤럭시S21팬에디션은 공개 일정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결국 출시되지 않을 것이라는 가능성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다른 IT매체 GSM아레나는 “갤럭시S21팬에디션은 20일 행사의 스타가 되지 않을 것이다”며 “여러 제보들을 종합해 보면 삼성전자는 12월에야 갤럭시S21팬에디션의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보이는데 2개월 동안 생산계획이 없는 스마트폰을 공개할 수는 없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21팬에디션을 2022년 1월 출시할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매체들마다 출시시점의 차이가 있을 뿐 출시자체는 이뤄질 것으로 보는 셈이다.
국내 전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21팬에디션을 내년 1월 출시할 것으로 보는 시선이 우세하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아직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의 흥행이 이어지고 있다”며 “삼성전자로서는 갤럭시S21팬에디션의 출시시점을 빠르게 잡는 것보다 폴더블 스마트폰의 흥행효과를 충분히 누린 뒤로 미루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삼성전자는 ‘하반기 플래그십’으로 불렸는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내놓지 않는 대신 갤럭시Z폴드3과 갤럭시Z플립3 등 폴더블 스마트폰 2종을 출시했다.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2종은 앞서 4일자로 국내 합산 판매량이 100만 대를 넘어서는 등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는 정식 출시 39일 만으로 삼성전자 스마트폰들 중 갤럭시노트10과 갤럭시S8에 이어 역대 3번째로 빠른 기록이다.
갤럭시 팬에디션 시리즈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 시리즈의 디자인과 핵심 기능을 유지한 채 부가사양을 낮추고 크기를 줄여 출시하는 ‘준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이다.
삼성전자로서는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수요를 폴더블 스마트폰으로 최대한 흡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굳이 준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의 출시시점을 빠르게 잡아 자기잠식(카니발라이제이션)의 가능성을 감수해야 할 이유가 없다.
다만 폴더블 폼팩터(형태)와 막대(바)형 폼팩터의 수요층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가 갤럭시S21팬에디션을 완전히 건너뛰는 선택을 하는 것도 쉽지 않을 수 있다.
결국 삼성전자에게 가장 합리적 전략은 갤럭시Z폴드3의 큰 화면과 S펜 지원의 강점을 살려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수요층을 최대한 흡수할 수 있도록 하고 남아 있는 막대형 폼팩터의 수요층을 갤럭시S21팬에디션으로 흡수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는 내년 출시할 새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22 시리즈를 다소 미루는 방향으로 사업전략을 구상할 공산이 크다. 갤럭시S21팬에디션이 갤럭시S22의 수요를 흡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해마다 2월 열리는 국제 모바일기기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갤럭시S시리즈의 새 모델을 공개하고 3월 제품을 공식 출시해 왔다.
그러나 올해는 갤럭시S21 시리즈를 1월로 앞당겨 출시하면서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일정이 깨졌다.
IT매체 안드로이드어소리티는 “삼성전자가 같은 달에 갤럭시S21팬에디션과 갤럭시S22 시리즈를 함께 출시하는 것은 사업전략 측면에서 이상적이지 않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매체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22 시리즈의 출시를 2월이나 3월로 연기하는 것과 갤럭시S22 시리즈에 맞춰 갤럭시S21팬에디션의 이름을 바꾼 뒤 시리즈를 4개 제품으로 구성하는 2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 시리즈를 3개 제품으로 구성해 출시한다. 갤럭시S21시리즈를 예로 들면 갤럭시S21, 갤럭시S21플러스, 갤럭시S21울트라가 갤럭시S21 시리즈로 묶였다.
안드로이드어소리티는 갤럭시S21팬에디션의 이름을 갤럭시S22라이트(Lite)로 변경해 갤럭시S22 시리즈에 포함할 수 있다는 모델명 변경의 예시를 들었다.
▲ 삼성전자 갤럭시S21팬에디션의 예상 렌더링. < GSM아레나 > |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21팬에디션을 결국 출시하지 않거나 미국과 유럽 등 일부 지역에서만 내놓는 절충안을 선택할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재확산 탓에 스마트폰의 주력 생산기지인 베트남 공장의 가동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 때문에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의 출시 초기에 밀려드는 주문에 제때 대응하지 못하고 사전예약기간을 연장하기도 했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부족도 갤럭시S21팬에디션의 출시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의 출시 초기에 물량을 넉넉하게 생산하지 못한 것은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넉넉하게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갤럭시S21팬에디션은 미국 퀄컴의 스냅드래곤888을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로 탑재한다. 이 제품은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인 갤럭시Z폴드3과 갤럭시Z플립3에도 쓰였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올해 ‘폴더블 대세화’ 전략을 내걸고 신제품 2종을 출시했다”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가 부족하다면 갤럭시S21팬에디션보다 폴더블 스마트폰에 우선적으로 공급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