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모듈부문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2%, 56.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삼성전기 영업이익에서 모듈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27.1%에서 올해 16.5%로 축소됐다.
삼성전기 전체적으로 보면 세계적 IT기기 수요 증가로 부품 수요가 늘어난 혜택을 받았지만 모듈부문에 한정해서는 상반기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이 부진한 영향이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베트남에서 코로나19로 스마트폰 생산차질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S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량도 정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스마트폰 물량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 카메라모듈사업 수익성 개선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삼성전기 상반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카메라모듈 평균 판매가격은 지난해보다 31.0% 낮아졌다. 다른 주력상품인 적층세라믹커패시터와 반도체 패키지기판의 평균 판매가격이 각각 2.5%, 3.9% 상승한 것과 대조된다.
▲ 삼성전기가 개발한 1억800만 화소 모바일 카메라모듈. <삼성전기>
하지만 내년부터는 달라질 수 있다. 삼성전기의 1억800만 화소 카메라모듈 탑재가 유력한 갤럭시A 시리즈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많은 판매량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10종 가운데 4종은 갤럭시A 시리즈였다. 갤럭시S나 갤럭시노트 등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들은 순위에 들지 못했다.
카메라를 제외한 갤럭시A 시리즈의 다른 사양들도 차츰 상향되고 있어 내년에는 더 많은 소비자들이 갤럭시A를 찾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3월 공개한 갤럭시A52·갤럭시A72 및 갤럭시A52 5G는 갤럭시A 최초로 화면 주사율 90~120Hz를 제공해 기존보다 부드러운 화면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이 3개 모델은 또 갤럭시A 시리즈에서는 3년 만에 방수방진을 지원하는 제품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갤럭시A 시리즈의 흥행은 내년 삼성전기 실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기는 최근 샤오미 등으로 매출처를 다변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삼성전자에 의존하는 정도가 작지 않다. 상반기 매출 가운데 22.1%가 삼성전자로부터 나왔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왕좌’를 오래 차지할수록 삼성전기의 성장세가 탄탄해질 수 있는 셈이다.
삼성전기는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카메라모듈은 전략 거래선의 프리미엄 모델 수요 감소 및 일부 해외 거래선의 물량 조정 등의 영향으로 불확실성이 있다”며 “스마트폰 카메라모듈 고성능화 추세에 따라 보급형 제품으로도 고사양 카메라모듈 공급을 확대해 안정적 사업구조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