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중앙처리장치(CPU)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 가격 인하에 나서면서 경쟁사인 AMD의 수익성이 나빠질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반도체 위탁생산)사업부는 비용 절감을 원하는 AMD로부터 반도체 일감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 리사 수 AMD CEO가 6월 컴퓨텍스 2021 행사에 참석해 삼성전자 엑시노스에 관한 그래픽 지원을 발표하고 있다. < AMD 유튜브 갈무리 > |
이원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4일 “인텔이 공격적 가격정책을 바탕으로 서버용 CPU시장에서 점유율을 회복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AMD의 서버용 CPU를 사용했던 주요 데이터센터기업들이 최근 인텔 진영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인텔은 세계 서버용 CPU시장을 90%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대부분 AMD의 몫으로 파악된다.
시장 조사업체 머큐리리서치에 따르면 AMD는 2분기 서버용 CPU 점유율 9.5%를 보였다. 점유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포인트 높아졌지만 올해 1분기와 비교하면 1%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이 연구원은 AMD가 자체적으로 반도체를 생산하는 인텔과 달리 대만 파운드리기업 TSMC에 생산을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AMD의 수익성이 더 악화할 수 있다고 봤다. TSMC는 세계적 반도체 공급부족을 계기로 파운드리 수주가격 인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구원은 “AMD는 파운드리업체를 이원화할 필요성이 커질 것이다”며 “이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에 기회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기술 측면에서 TSMC 못지않은 기업으로 평가된다. 현재 5나노급 이하 반도체 미세공정을 제공하는 파운드리기업은 삼성전자와 TSMC뿐이다.
또 삼성전자는 최근 AMD와 협력관계를 다지고 있다. 이르면 올해 말 공개되는 삼성전자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2200에 AMD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설계자산이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구원은 “AMD는 반도체 공급처 다변화를 통해 생산 차질 및 파운드리 비용 상승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향후 삼성전자와 AMD의 협력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