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중국법인 순이익 급증, 온라인과 프리미엄으로 코로나19 이겨

▲ LG전자 중국법인의 오브제컬렉션 냉장고 소개 영상. < LG전자 >

LG전자가 중국에서 온라인 판매 확대전략을 앞세워 코로나19를 이겨내고 실적이 대폭 좋아졌다.

LG전자 중국 법인은 오프라인 판매비용을 절감하면서 프리미엄 가전 마케팅을 강화해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는 현지 가전기업들을 상대로 경쟁력을 높여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9일 LG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 중국 판매법인(LGECH)은 올해 상반기 매출 1507억 원, 순이익 371억6600만 원을 거뒀다. 

지난해 상반기 순이익 136억6600만 원을 냈는데 1년 만에 3배 가까이 증가했다.

LG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위축된 중국 가전시장이 온라인에 힘입어 회복되는 상황에서 기회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2020년 중국 가전시장 소매 판매규모는 8333억 위안(약 150조9500억 원)으로 2019년과 비교해 6.5% 줄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오프라인 매장의 영업이 제한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중국 가전시장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회복세로 돌아섰다. 상반기 4293억 위안 규모에 이르러 2020년 같은 기간보다 16.3% 커졌다. 

눈에 띄는 점은 시장 전체적으로 온라인 판매가 확대됐다는 것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2020년 중국 가전제품 온라인 판매는 전체 매출의 50.4%를 차지해 처음으로 오프라인 판매를 초과했다”고 말했다.

온라인 확대 추세는 올해 상반기 더 뚜렷해졌다. 상반기 중국 가전시장 매출 4293억 위안 가운데 53.6%가 온라인에서 나왔다.

LG전자는 이런 추세에 발맞춰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해 코로나로 위축된 시황을 이겨낸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지난해 중국 오프라인 가전매장 가운데 수익성이 떨어지는 곳을 선정해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프라인 판매를 담당하는 자회사인 하이프라자의 중국 법인도 청산했다.

이처럼 유통 채널을 줄였지만 온라인에서 소비자의 접근성을 키워 가전 판매량을 늘리는 데 성공한 것으로 파악된다.

LG전자는 앞서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온라인 직영몰을 운영하고 고객과 회원을 확대해서 개인화한 서비스를 기반으로 충성고객을 늘리고 있다”며 “이런 고객중심 관리를 기반으로 온라인사업 성과를 계속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위생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환경이 온라인 기반 프리미엄 가전 판매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물을 끓여 만든 증기(스팀)로 살균하는 트루스팀 기능을 건조기, 식기세척기, 의류관리기, 광파오븐 등 다양한 생활가전에 탑재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젊은 세대의 취향을 공략하는 맞춤형 가전 오브제컬렉션을 중국에 내놔 소비자의 눈길을 모으고 있다. 오브제컬렉션은 가전제품 전면 패널을 소비자가 원하는 색깔과 소재로 구성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말한다.

LG전자 관계자는 “공간가전 오브제컬렉션, 트루스팀을 탑재한 신가전 등 국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프리미엄 가전들이 중국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현지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중국에서 LG전자의 사업전략이 효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LG전자 중국 법인의 재무건전성도 시간이 지날수록 빠르게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중국 판매법인은 2015년부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놓였다. 중국 가전기업과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며 실적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 

LG전자 중국판매법인 자본총계는 2019년 –1078억 원, 2020년 –583억 원, 올해 상반기 –233억 원 등으로 점차 개선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