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스카이라이프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로부터 현대HCN 인수를 승인받았다.

과기정통부는 27일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주식 취득 및 소유 인가 신청, 최다출자자 변경 신청을 놓고 조건부인가 및 변경 승인결정을 내렸다.
 
KT스카이라이프 현대HCN 인수 과기정통부 승인 받아, 행정절차 마쳐

▲ 김철수 KT스카이라이프 대표이사 사장.


KT스카이라이프는 24일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에 이어 이날 과기정통부의 승인까지 받아 현대HCN 인수와 관련한 행정절차를 모두 마무리했다.

과기정통부는 통신시장의 공정경쟁과 이용자 보호를 위해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인수와 관련해 통신분야와 방송분야에서 조건을 걸었다.

먼저 통신분야에서는 KT가 KT스카이라이프 등 다른 계열사들과 함께 제공하는 결합상품의 경쟁력이 과도하지지 않도록 다른 초고속인터넷사업자들과 동등한 결합상품을 제공할 것과 결합상품 할인 위약금을 폐지하도록 했다.

현대HCN의 케이블TV 가입자들을 부당한 영업행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이들이 KT 계열 결합상품으로 전환하도록 강요 및 유인하거나 경품을 차등 지급하는 행위도 금지하도록 했다.

방송분야에서는 현대HCN이 지역채널의 정체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KT스카이라이프와 현대HCN이 지역채널 투자규모, 본방송 비율, 지역보도 등을 포함한 지역채널 운영계획과 지역채널 콘텐츠의 유통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하고 이행하도록 했다.

현대HCN 가입자를 KT의 IPTV나 KT스카이라이프 위성방송으로 전환하도록 부당하게 강요하거나 유도하는 행위도 금지했다.

이번 인수로 KT스카이라이프와 현대HCN 결합체가 방송시장에서 협상력이 커지는 만큼 부당한 영향력 행사를 막기 위해 KT스카이라이프와 현대HCN이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와의 대가 및 채널 번호 협상을 각각 별도로 진행하도록 했다.

인수 뒤 3년 동안은 KT스카이라이프와 현대HCN이 별도 법인으로 위성방송사업과 종합유선방송사업을 유지하도록 했다.

시청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KT스카이라이프와 현대HCN이 요금 감면 및 할인제도를 현행보다 축소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미디어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한 콘텐츠 투자계획 구체화, 다른 종합유선방송사와의 협력사업 유지, 협력회사와의 상생방안 마련 등 조건도 달았다.

정체된 방송통신시장에 활력을 부여하면서도 시장경쟁의 저해문제를 완화하고 이용자 피해를 막는 한편 방송과 통신의 결합에 따른 지배력이 과도해지는 것을 제한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내렸다고 과기정통부는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인수가 마무리된 뒤 방송통신시장의 변화와 글로벌 미디어 환경을 살피면서 시장 경쟁의 제한이나 이용자 피해가 발생하는지 여부를 사안별로 검토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에 앞서 KT스카이라이프는 2020년 10월 현대HCN이 방송통신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신설한 현대HCN의 지분 100%를 4911억 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2020년 말 기준으로 국내 유료방송시장에서 KT 계열의 점유율이 35.46%에 이른다. LG유플러스 계열(25.16%)이나 SK브로드밴드(24.65%)와 비교해 10% 이상 높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