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KTB금융그룹에 따르면 유진저축은행 인수로 그룹 차원에서 여러 긍정적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유진저축은행은 업계 7위를 차지하고 있는 저축은행으로 KTB금융그룹의 안정적 수익원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진저축은행은 2020년 영업수익 3053억 원, 영업이익 699억 원, 순이익 519억 원을 냈다. 순이익 가운데 19.8%인 102억8600만 원을 결산배당으로 지급했다.
하지만 이병철 회장이 기대하는 유진저축은행의 역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KTB금융그룹은 이번 기회에 은행이 없었던 KTB금융그룹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
이 회장은 KTB투자증권을 주축으로 KTB자산운용, KTB네트워크(벤처캐피탈), KTB프라이빗에쿼티, KTB신용정보 등 KTB금융그룹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유진저축은행을 계열사로 편입해 소매금융까지 발을 넓히게 됐다.
이 회장은 그룹 계열사 사이의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KTB투자증권 안에 경영혁신실을 뒀는데 앞으로 유진저축은행의 인프라를 활용해 시너지를 내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가 저축은행을 거느리면 저축은행을 통해 금융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저축은행에서 주식담보대출을 판매함으로써 신용융자 등에 한정돼 있는 여신영업을 확대할 수 있다.
이 회장이 애초 예정보다 유진저축은행 투자 규모를 늘린 데서 인수를 향한 기대가 배여있다.
KTB투자증권은 유진에스비홀딩스 지분 90.1%를 취득하기로 결의했다고 6일 공시했다. 유진에스비홀딩스는 유진저축은행 지분 100%를 보유한 대주주다.
KTB투자증권은 이 가운데 51%의 지분을 취득하기로 했다. KTB투자증권은 4월 유진에스비홀딩스 지분 30%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는데 이번에 애초 계획보다 더 많은 지분을 인수하기로 했다. 유진저축은행 관련 지분 인수금액은 모두 2003억 원에 이른다.
이 회장은 지분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유진저축은행의 안전성을 확인해 지분 취득규모를 늘린 것으로 파악된다. KTB투자증권 자회사인 KTB네트워크의 기업공개(IPO) 전 구주매출을 통해 자금유입이 이뤄진 것도 투자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KTB투자증권은 기존에 들고 있던 KTB네트워크 지분 35%를 매각하기로 하며 1540억 원 규모의 자본을 확보했다.
이 회장이 이끌고 있는 KTB투자증권도 나란히 리테일서비스를 확대하며 소매금융 강화에 나서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KTB금융그룹의 주축으로 이 회장은 이창근 KTB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KTB투자증권의 각자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6월 개인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을 제3자인 차입자에게 빌려주고 대차수수료를 수취하는 서비스인 주식대여서비스를 열었다.
KTB투자증권은 5월 롯데카드와 협업해 삼성전자 주식 1주를 증정하는 파격적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KTB투자증권은 개인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팀을 구성하고 연내에 해외주식시장을 열 계획도 세웠다.
KTB투자증권은 2019년 기준 투자금융(IB)부문 수익비중이 58%에 이를 정도로 대체투자 등 투자금융에 특화된 증권사다. 그러나 최근에는 리테일부문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위탁매매와 자산관리 등 리테일부문 영업순수익은 2019년 212억 원에서 2020년 294억 원으로 38.67% 늘어났다. 반면 IB부문은 946억 원에서 988억 원으로 4.43% 증가했다.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KTB투자증권의 주력분야는 투자금융이기는 하지만 리테일고객 확대 및 기존 서비스 개선을 위해서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진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