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Who
KoreaWho
인사이트  기자의 눈

무서워진 박근혜, 다시 돌아보는 겨울공화국

김재창 기자 changs@businesspost.co.kr 2016-02-25 18:10:20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무서워진 박근혜, 다시 돌아보는 겨울공화국  
▲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오전 대전시 유성구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해 임종태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장(오른쪽)의 설명을 들으며 함께 걷고 있다. <뉴시스>

“솔직히 지난 3년이 무서웠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목사가 24일 한 라디오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인 목사는 25일로 취임 3주년을 맞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대통령들을 많이 겪어봤지만 이렇게 유난히 찬바람이 쌩쌩 나는 한겨울 같은 그런 느낌을 가져 본 적이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집안에서도 아버지가 화를 내시면 집안 분위기가 썰렁하고 다 겨울공화국이 되지 않나"며 "그런데 박 대통령이 그동안 너무 자주 화도 내시고 역정을 내고 꾸중도 하고 또 어떤 한 사람을 특별히 지목해 미워하기도 하고…”라고 덧붙였다.

개인적인 고백을 하자면 기자도 인 목사가 털어놓은 ‘두려움’과 유사한 감정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취임식을 했던 3년 전에는 달랐다. 박 대통령에 대한 나름의 개인적인 기대도 품었다.

박 대통령은 3년 전 취임사에서 경제민주화와 국민행복, 문화융성을 이뤄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다고 국민들 앞에 약속했다.

정치인들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냐마는 기자는 당시 박 대통령이 여성 특유의 리더십으로 이전 대통령과는 뭔가 다른 모습을 보여 줄 거라는 일말의 기대를 지녔다.

개인적으로 특히 경제민주화 공약을 선호했는데 '대기업 중심의 우리 사회가 조금은 나아지겠지' 하는 순진한(!)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3년 동안 한국 사회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역사는 후퇴하고 민생은 황폐화하고 남북관계는 최악의 상태로 악화됐다’는 야당의 주장을 100% 수용하지 않더라도 우리 사회가 좋아졌다고 말하는 사람을 적어도 기자 주변에서는 찾지 못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24일 “박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 양극화와 불균형의 문제를 어느 정도 시정하리라 기대했지만 오늘날 상황을 보면 불균형은 더 심해졌다”며 “청년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고 과연 이대로 정상적으로 나라가 굴러갈지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경제민주화 공약을 입안하는 등 박근혜 정부 탄생의 ‘1등 공신’으로 평가받는다.
 
김 대표는 “하지만 정부는 아직까지 우리나라가 당면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굳이 김 대표의 언급이 아니더라도 이땅의 청년들이 ‘헬조선’을 이야기한지는 어제오늘이 아니다. 헬조선이 무엇인가. ‘지옥과 같은 한반도’라는 뜻 아닌가.

국민행복과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한 박 대통령 재임 3년간 이런 신조어가 나오게 된 것 자체가 청년들은 물론이고 대한민국의 불행이다.

청와대는 최근 박 대통령 재임 3년 동안의 업적으로 평화통일 기반 구축, 역사교과서 국정화, 일본군 위안부 협상타결, 전시작전권 전환 연기 등을 내놓았다.

과연 이런 것들이 대통령 업적에 포함될 수 있는지도 의문이지만 일반 국민들과 박 대통령의 상황에 대한 인식 차이가 얼마나 큰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역시 문제는 ‘소통’이다.

정치든 경제든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대통령의 역할은 이러한 다양한 목소리를 효율적으로 조율해 가장 합리적인 대책을 내놓는 것이다.

하지만 ‘소통’이란 단어는 박 대통령의 머리 속에는 없어 보인다. 대신 불통과 독선, 권위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언론계 인사는 “박 대통령은 어린 시절부터 퍼스트레이디, 국모 역할을 해 왔다”며 “이러한 성장 환경으로 인해 ‘나는 무조건 옳다’는 아집과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문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모든 문제의 원인이 대통령 한 사람에게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또 대통령과 국민이 소통한다고 해서 정치나 경제, 외교의 산적한 현안이 다 풀린다는 보장도 없다.

하지만 문제 해결의 첫 단추인 소통부터 막혀 있으니 해결은 커녕 사태가 악화일로로 꼬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박 대통령을 오랫동안 지켜본 한 인사는 “정말 지금의 모습은 상상이 안 갈 정도다. 예전에는 얼굴 보며 차도 마시고 토론도 했다. 노래방에 함께 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 3년간 변한 것일까. 아니면 원래부터 그런 사람이었던 것일까. 정답은 박 대통령 본인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

최신기사

GM '로보택시 중단'에 증권가 평가 긍정적, 투자 부담에 주주들 불안 커져
챗GPT 오전 내내 접속장애 "아이폰 GPT 탑재로 사용자 급증이 원인 가능성"
엑손모빌 천연가스 발전소 신설해 전력산업 첫 진출, 데이터센터에 공급 목적
[엠브레인퍼블릭] 국민 78% "윤석열 탄핵해야", 차기대권 후보 적합도 이재명 37%..
중국 반도체 수입과 수출액 모두 대폭 늘어, 미국 규제 대응해 '투트랙' 전략
한화오션 'KDDX 개념설계 보고서 불법인용 의혹'에 "규정 절차 지켜"
한화투자 "한국타이어 목표주가 상향, 올해 이어 내년도 호실적 전망"
현대차 미국 슈퍼널 본사 캘리포니아로 이전, 워싱턴DC 사무실은 정책 대응
윤석열 대국민담화서 비상계엄 정당성 강조, "나라 지키려 법적권한 행사"
삼성전자 AI PC '갤럭시 북5 Pro' 최초 공개, MS 코파일럿 기능 탑재
koreawho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