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아시아계 이민자를 대상으로 노인복지 맞춤사업을 벌이고 있는  펜주노인복지원의 최임자 원장는 나이든 부모를 봉양하는 데 대한 아시아계 이민자들의 가치관 충돌을 해결해 준 인물로 꼽힌다.

  동양계 맞춤형 실버사업가 최임자 원장  
▲ 최임자 원장(왼쪽)

그는 1971년 미국으로 건너갔다. 1973년에 필라델피아에 정착했고, 부동산 중개인으로 일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프루덴셜파이낸스에서 근무했다. 여기까지는 평범한 재미교포의 이력처럼 보인다.


전환점은 2002년에 찾아왔다. 위암으로 투병 중이던 최씨의 어머니가 의료적으로 더 이상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선고를 받았다. 전문시설은 고려할 수 없었다. 그의 어머니가 영어를 하지 못했고, 미국식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최씨는 한국어가 가능한 간병인을 찾기 전까지 집에서 어머니를 돌보았다. 마침내 간병인을 찾아냈을 때에는 무려 7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러 있었다.


이 경험을 통해 최씨는 미국문화 적응이 느리고 영어가 서툰 노년층 이민자들이 건강 관련 서비스를 받기가 상당히 어렵다는 사실을 통감했다. 당시 펜실베이니아에는 한국어를 할 수 있는 간병인을 파견해 주는 업체는 존재하지 않았다. 똑같은 어려움을 겪는 한국인들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 끝에 최씨는 다국어 구사가 가능한 간병인을 파견하는 회사를 세우기로 했다. 그는 2004년 펜주노인복지원의 전신인 KASSP를 설립했다.


KASSP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어 구사가 가능한 간병인을 파견하는 회사였지만, 다른 동양계 이민자들도 같은 문제를 안고 있었기에 곧 아시아계 이민자들을 포괄하는 방향으로 사업이 확장되었다. 펜주노인복지원은 (파시, PASSi)는 노년층 동양계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건강관리, 직업 훈련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으로 성장했다. 현재는 아시아 지역 8개 국어에 해당하는 간병인 파견뿐만 아니라 동양계 이민자 가족을 위한 간병 교육, 카운셀링도 실시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즈는 지난 15일자 기사를 통해 동양계 미국인들이 나이 든 부모를 봉양하는 데 가치관 충돌을 겪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동양적 가치관으로는 부모를 실버케어 전문기관에 보내기 어려우나, 일반적인 이민자가 가정에서 치매, 암 등을 앓는 노인을 모시기는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점이 딜레마라는 것이다.  뉴욕타임즈는 이 기사에서 PASSi를 소개하며 가족을 곁에 두고자 하는 동양인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기관으로 꼽았다.

최 원장은 2012년에도 뉴욕타임즈에 소개된 적이 있었다. 그는 당시 “나조차도 사회보장센터에 가 줄을 서서 기다리고, 집에 갔다가 이틀 뒤에 다시 전화를 하고, 또 다시 대기열에 오르는 과정이 힘들었다. 만일 언어가 통하지 않는다면 포기하게 되어 버린다”며 영어 구사가 서툰 이민자들을 위한 헬스 케어 시스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최 원장은 펜주노인복지원을 운영하며 커뮤니티 헬스 리더상, 엘리스 메달 등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