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찬 기자 cyc0111@businesspost.co.kr2020-12-06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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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 사장이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을 강화하며 본격적으로 생명과학사업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손지웅 사장은 연말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부사장에서 승진했다.
▲ 2021년 1월1일부터 사장으로 승진하는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 부사장.
LG화학에서 생명과학사업은 매출비중은 크지 않지만 이미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투자를 집중한다면 두드러진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최근 LG화학에서 전지사업본부가 물적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이란 별도의 자회사로 출범하면서 앞으로 생명과학본부의 역할이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생명과학사업본부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손 사장이 연구개발 전문가로서 더욱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커졌다는 시선도 나온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부문은 2020년 3분기 말 기준으로 1조8717억 원의 유동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손 사장은 기업을 인수해 몸집을 불리고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신약 후보물질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현재 임상시험에 진입한 신약 후보물질을 7개 보유하고 있는데 2025년까지 15개 가량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올해 8월에는 최대 3억5천만 달러(4170억 원)를 들여 중국 바이오기업 트랜스테라 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를 도입한 뒤 12월2일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1상을 승인받았다. LG화학에 따르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의 임상1상은 내년 1분기에 들어간다.
글로벌시장 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 주요 7개 국가의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환자 수는 6천만여 명인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미국에 몰려 있어 미국시장의 선점이 중요하다.
세계에서 허가받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는 아직까지 없다.
LG화학은 앞서 4월에는 국내 바이오기업인 지놈앤컴퍼니로부터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GEN-001’을 도입했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9월 주주 및 투자자 대상의 콘퍼런스콜에 참석해 “그동안 배터리사업에 가려진 석유화학, 첨단소재, 바이오사업에 투자와 운영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기업 인수합병(M&A) 및 협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LG화학의 생명과학사업부문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석유화학과 전지사업에 가려졌지만 매출규모는 작지 않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부문은 2019년 연결기준 매출 6222억 원, 영업이익 372억 원으로 매출 기준으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10위 규모다.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도 4895억 원, 영업이익은 461억 원에 이른다.
LG화학은 이미 당뇨 치료제, 성장호르몬제, 미용필러, 백신 분야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보험심사평가원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유비스트 및 IMS헬스 데이터 등을 종합하면 올해 3분기까지 LG화학이 보유한 ‘제미글로’ 등 당뇨 치료제는 19.6%, ‘유트로핀’을 포함한 성장호르몬은 38.5%, 히알루론산(HA) 관절염 주사제는 24%의 국내시장 점유율을 보이는 것으로 집계됐다.
LG화학은 수출용으로 개발한 영유아 대상 5가 혼합백신 '유펜타'를 2017~2019년 8100만 달러(910억 원) 규모로 유니세프에 공급하기도 했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부문의 연구개발 투자비용은 2016년 912억 원에서 2019년 1635억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손지웅 사장은 2017년 LG화학 생명과학본부장으로 합류하기 전 한미약품에서 신약개발본부장 겸 최고의학책임자를 역임했던 만큼 신약 연구개발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여기에 LG화학이 이미 신약 개발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향후 본격적으로 생명과학사업에 집중한다면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 LG화학에 흡수합병된 LG생명과학은 2012년에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를 내놨다. 의약품시장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제미글로의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며 2019년 연매출 1004억 원을 보였다.
LG화학 관계자는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서부터 제품 허가를 받아 상업화단계까지 경험이 있는 만큼 신약 개발에 자신감을 지니고 있다”며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으로 다른 기업과 협업을 강화해 신약 개발 성과를 내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