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저축은행중앙회, 같은 해 6월 여신금융협회가 관료출신을 협회장으로 선임하고 올해 11월 은행연합회, 손해보험협회가 관료출신을, 생명보험협회가 정치인출신을 협회장으로 뽑으면서 이제 민간출신은 나채철 금융투자협회장만 남게 됐다.
관료출신들이 돌아가며 업계에 영향을 미치는 요직을 독차지하다보니 '관피아' 논란이 불거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협회장 자리에 굳이 출신을 따질 필요가 있느냐는 반론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민간출신 협회장은 경력과 전문성을 갖춘 만큼 업계 현안에 훨씬 이해가 밝을 수 있다.
한 협회 관계자는 농담처럼 "협회장에 외국계 은행 출신이 오면 외국계 회사가, 관료출신이 오면 공무원조직이 된다"고 말한 적 있다. 그만큼 협회의 분위기나 업무 스타일에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이번 협회장 선출 과정을 보면 금융권 스스로 민간출신 협회장을 단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점은 다소 아쉽다. 금융회사들이 현안이 있을 때마다 관치금융이라고 비판하면서 정작 정관계 출신을 앞세워 업계를 대변하려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는 것은 아닌지 절로 의문이 든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