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결정한 대규모 화학사업 빅딜에서 이해득실을 따져보면 누가 더 승자일까?
단기적으로 보면 삼성그룹이 더욱 유리하지만 사업 시너지 등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 두 그룹 모두 ‘윈-윈’이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 의견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롯데그룹의 인수금액 2조8천억 원이 다소 높다는 견해도 내놓고 있다.
![]() |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증권 전문가들은 삼성SDI의 전기차 ‘올인’전략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이번 매각은 전지와 전자재료에 집중하기로 결정한 것인데 자동차 전지에 대한 투자재원 마련 차원에서 합리적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삼성SDI 케미칼사업부 실적이 사상최고 수준이어서 매각시점도 최적기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롯데그룹의 경우 이번 ‘빅딜’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불확실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충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다른 석유화학기업들이 2차전지, 정보전자소재 등 비석유화학 부문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할 때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부문에 집중해 수익과 내실을 다져왔다”며 “이번 인수는 그동안의 행보와 다소 차이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인수합병을 통해 롯데케미칼이 얻게 될 이익이 뚜렷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인수금액이 다소 비싸지만 이번 ‘빅딜’이 롯데에 꼭 필요한 인수합병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은 2018년까지 4조 원 가까운 투자를 해야 하는데 삼성그룹 화학 계열사 인수에 약 3조 원을 쓴다면 3년 동안 7조원을 투자하는 셈”이라며 “지나치게 공격적 투자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연구원은“이번 빅딜은 화학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 측면에서 롯데케미칼에 반드시 필요한 인수합병”이라며 “인수에 따른 재무적 문제는 없다”고 진단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현금과 현금성자산 1조1856억 원, 단기 금융상품 1조1861억 원 등 동원가능한 현금만 2조3717억 원에 이른다.
이번 인수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권영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 국내 석유화학부문의 장기적 전략은 다운스트림 확장과 수직 계열화 강화를 통해 설비 효율을 높이는 데 있다"며 "이를 통해 이익의 안정성을 높여갈 것으로 보이며 이는 장기적으로 밸류에이션 상승요인"이라고 파악했다.
삼성SDI, 삼성정밀화학, 롯데케미칼 등 이번 빅딜과 관련된 회사들의 주가는 이날 일제히 하락했다.
삼성SDI 주가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삼성SDI는 장 개시 직후 한때 3~4%대 상승세를 나타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하락으로 바뀌었다. 삼성SDI 주가는 전날보다 4.05% 하락한 10만6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정밀화학의 주가의 낙폭은 더 컸다. 삼성정밀화학 주가는 전일보다 10.17% 하락한 3만7550원으로 장을 마쳤다.
롯데케미칼의 주가는 더 떨어졌다. 롯데케미칼 주가는 이날 장 초반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전날보다 3만8500원(-13.80%) 급락한 24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