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군복무 논란과 더불어 나이스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나이스신용평가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기관주의 제재를 받으면서 잃어버린 ‘신용’을 회복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 최영 나이스그룹 부회장.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랐던 황제복무 논란을 놓고 최영 부회장이 구설수에 오르며 나이스그룹의 기업 이미지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갑질’ 관련 사회적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아들의 군복무 논란에서 비롯된 CEO 리스크가 기업경영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이스그룹의 주요업무 가운데 하나가 신용평가란 점에서 최 부회장 아들의 군복무 논란은 기업의 이미지에 더욱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앞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금천구 공군부대의 비위 행위를 폭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공군이 조사에 나서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청원인은 서울시 금천구 지역 공군 부대 부사관이라 밝히며 특정병사 A씨가 빨래와 음용수 배달을 부사관에게 시키거나 ‘1인 황제 생활관’을 사용하고 외출증 없이 근무지를 이탈했다는 등 의혹을 제기했다.
최 부회장이 A씨의 아버지로 알려졌다.
최 부회장은 2012년 나이스홀딩스 부사장으로 합류해 2015년 대표이사에 오른 전문경영인으로 올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룹 오너였던 김광수 회장이 2018년 별세한 뒤 회장 자리가 공석인 상황에서 심의영 나이스평가정보 사장과 그룹 공동 부회장을 맡아 사실상 그룹 전반을 이끌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최 부회장의 입지가 흔들리면서 창업주인 김광수 회장의 아들 김원우 에스투비네트워크 이사의 경영참여가 빨라지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김 이사는 나이스그룹 지주사 격인 에스투비네트워크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나이스그룹의 지주회사인 나이스홀딩스 지분 24.61%와 에스투비네트워크 지분 70.24%를 쥐고 있다.
주요 계열사인 나이스신용평가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기업평가를 잘못한 점을 놓고 제재를 받은 것도 최 부회장의 입지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15일 나이스신용평가에 ‘기관주의’ 조치를 내렸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018년 해외에 있는 B사의 회사채와 기업어음 등 신용평가 5건을 진행하면서 ‘정부 지원 가능성’ 평가 지표를 측정할 때 지원 주체인 지방자치단체의 최종 신용등급이 아닌 자체 신용도를 적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체 신용도는 최종 신용등급을 결정하기 전 단계로 지자체의 자체 채무 상환 능력만을 반영한 신용도다. 회사의 공식 신용평가 방침과 다른 기준을 적용한 것이다.
C사의 회사채와 기업평가 등 신용평가 6건을 담당하면서 미래의 사업·재무 실적 전망을 반영한 등급조정의 상한은 1단계 이내이지만 2단계 혹은 3단계를 상향하기도 했다.
규정에 맞지 않는 신용평가를 통해 국내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 우려가 있는 만큼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하는 신용평가사가 ‘신용’을 잃어버린 셈이 됐다.
나이스그룹은 금융인프라 기업집단으로 자산규모는 2조5700억여 원이다. 1986년 한국신용정보를 모태로 인수합병(M&A)를 통해 규모를 키운 뒤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하면서 '나이스'란 이름을 내세웠다.
신용평가 또는 신용정보와 관련된 전문기업이며 계열사로는 신용정보 사업을 하는 나이스평가정보, 나이스신용평가, 나이스신용정보 등이 대표적이다. 모두 26개의 계열사가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과 함께 국내 3대 신용평가회사로 꼽힌다.
기업이나 공공 기관에서 회사채나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을 공모로 발행하려면 신용평가회사에 의뢰해 채권 등급을 받아야 한다. 대부분은 평가된 신용등급에 맞춰 채권 발행금리가 정해지기 때문에 신용평가회사는 기업들에게 '갑'으로서 영향력이 매우 크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