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화웨이도 애플처럼 패션업계 인사 ‘모시기’에 힘쓰고 있다.
스마트워치의 디자인을 강화해 패션 아이템으로 강조하고 고급 이미지를 덧씌워 프리미엄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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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스마트워치 기어S2와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멘디니. |
17일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워치 제조업체들이 디자이너, 명품업체 경영진 등 패션업계 인사들과 접점을 늘리며 제품 디자인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공개한 스마트워치 신제품 ‘기어S2’의 디자인을 위해 알레산드로 멘디니와 손을 잡았다. 멘디니는 산업 디자인계의 거장으로 이탈리아의 국보급 디자이너로 꼽힌다.
애플은 9월부터 명품브랜드 에르메스와 협력한 애플워치 모델을 판매한다.
조너선 아이브 애플 최고디자인책임자는 이를 위해 피에르 알렉시스 뒤마 에르메스 아트디렉터와 협업을 진행했다. '애플워치 에르메스'에서 두 번 감는 줄이 미끄러지지 않게 한 것도 에르메스 디자인팀의 아이디어였다.
애플이 영입한 폴 드네브 입생로랑 전 CEO, 앙헬라 아렌트 버버리 전 CEO 등 명품업체 출신들도 애플워치 에르메스 제작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화웨이는 최근 스마트워치 신제품 ‘화웨이워치’를 공개했다. 화웨이는 이 제품 개발을 위해 디자이너 벤자민 노튼을 영입했다. 노튼은 시계 브랜드 ‘파슬’과 이탈리아 브랜드 ‘엠포리오 아르마니’에서 일했다.
화웨이는 최근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 디자이너 마티외 르와뇌도 끌어들였다.
스마트워치 제조업체들이 패션계 인사를 모시는 데 힘을 쏟는 이유는 스마트워치가 전자제품보다 패션 아이템에 가깝기 때문이다.
팀 쿡 애플 CEO는 “애플 워치는 패션 아이템”이라며 “애플워치를 세계 최고의 시계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스마트워치는 여러 새로운 기능들이 도입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독자적 존재 이유를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스마트워치는 경쟁사의 제품뿐 아니라 전통 시계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있어 디자인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더욱이 패션계 유명 인사들을 영입할 경우 제품의 디자인을 강화할 뿐 아니라 이들의 이름값을 통해 제품의 고급 이미지를 높이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아이브와 같은 스타급 디자이너는 애플 기기에 명품 이미지를 덧씌우는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애플의 고급화에 애플의 높은 제품가격이 합당하다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전략이 숨어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