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효 기자 kjihyo@businesspost.co.kr2020-04-14 17: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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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한 성과가 하나씩 나타나고 있다.
특히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는 세계 원전 해체시장에서 첫 성과를 거두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14일 한수원에 따르면 한수원은 최근 국내에서 처음으로 해외 원전 해체와 관련한 인력과 기술을 수출하는 성과를 낸 만큼 이를 실적으로 삼아 캐나다뿐만 아니라 원전을 운영하고 있는 다른 나라의 원전 해체사업까지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수원은 4월 초 캐나다 원자력 엔지니어링 회사인 ‘키넥트릭스’와 ‘캐나다 해체 엔지니어링 지원 계약’을 체결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이 취임 때부터 새 먹거리를 찾기 위해 원전 해체, 신재생에너지 등으로 눈을 돌린 성과가 차츰 가시화하고 있는 것이다.
정 사장은 취임하며 한수원이 ‘에너지 종합컨설팅’을 할 수 있는 회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사장은 2018년 4월 취임사에서 “한수원이 세계적 에너지 종합기업으로 발돋움할 때”라며 “신재생에너지, 원전 수출, 원전 해체역량 확보, 4차산업혁명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기회를 창출하고 나아가 에너지 종합컨설팅을 할 수 있는 회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수원은 특히 원전 해체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탈원전에 따른 새 먹거리로 원전 해체시장을 주목했다.
한수원은 앞으로 100년 동안 세계의 원전 해체시장이 549조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원전의 설계수명은 40년으로 현재 세계에서 가동되고 있는 원전 가운데 약 66%인 298기가 이에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 6월 기준으로 세계에서 운영되고 있는 원전은 449기이며 영구정지 원전은 176기다. 영구정지 원전 가운데 해체가 완료된 원전은 21기밖에 되지 않는다.
국내에서도 1978년 4월 처음으로 상업운전을 시작한 원자력발전소 고리1호기가 설계수명 40년이 만료된 2017년 6월 가동을 영구적으로 멈췄다. 이에 따라 한수원은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고리1호기를 해체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수원이 원전해체사업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으려는 움직임은 정부의 정책과도 흐름을 같이한다.
문재인 정부는 취임하며 ‘탈원전’ 방침을 세우고 원전운영 대신 원전해체를 새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원전 해체산업 육성전략' 을 2019년 4월 내놨다.
원전 해체산업 육성전략은 국내 원전을 안전하게 해체할 뿐만 아니라 원전 해체사업의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해 시장을 선점하고 2030년 중반까지 세계 원전 해체시장에서 점유율 10%와 원전 해체시장 5위권 진입을 이뤄내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수원은 '탈원전정책'이 강화되면서 실적이 급감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고 실제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부터 실적이 줄어들어 새 성장동력 확보가 다급하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공시된 자료에 따르면 한수원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모두 증가했지만 2017년과 2018년에는 실적이 악화했다.
한수원은 2017년에 매출 9조5109억 원을 거뒀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조3972억 원, 8618억 원을 냈다. 2016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15.6%, 영업이익은 63.6%, 순이익은 65.1% 감소했다.
2018년에는 매출 8조9551억 원, 영업이익 1조1456억 원으로 줄어들었고 순손실 1019억 원을 냈다.
한수원은 4월 초에 맺은 원전 해체사업 계약에 따라 직원 4명과 협력회사 직원 1명 등 원전 해체분야 전문가 5명을 1년 동안 캐나다의 브루스원전, 피커링원전, 달링턴원전 등 원자로(중수로) 해체 현장에 보내 해체폐기물 관리, 공정사업 개발 등을 수행하게 된다.
한수원 관계자는 “이번에 캐나다와 맺은 원전해체 계약을 기반으로 국내 중수로(원자로) 해체역량을 높이면서 앞으로 해외에서 이와 비슷한 사업을 수주하는 데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해외 판로를 넓히면서 지속적으로 국내 원전 해체산업 생태계의 육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