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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오전 열린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영결식에서 김창성 전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이 추도사를 낭독하고 있다.<뉴시스> |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이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부친인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이 영면했다.
CJ그룹은 이 명예회장 발인과 영결식을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거행하고 장례절차를 마무리했다.
이재현 회장은 건강문제와 구속집행정지에 따른 주거제한 등 법적 문제로 영결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 명예회장 영결식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필동 CJ인재원에서 열렸다. CJ인재원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기일마다 추모식이 열리는 곳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형인 김창성 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전방 명예회장)이 추도사를 낭독했으며 김동건 아나운서가 사회를, 장례위원장인 이채욱 CJ 부회장이 조사를 맡았다.
김창성 전 회장은 추도사에서 “마지막 인사조차 할 기회 없이 이렇게 허망하게 고인을 보내야 하는 우리의 마음은 너무나도 참담하기 그지없다”며 “생전의 호방하면서도 사람의 향기가 충만했던 고인의 모습이 벌써 그립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이 명예회장이 삼성그룹과 CJ그룹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했다는 점을 상기한 뒤 “가족의 안녕과 행복을 위해 고독한 삶을 자처하였고 이런 삶이 불러올 세간의 오해 또한 묵묵히 감내한 큰 그릇의 어른이셨다”고 회고했다.
김 전 회장은 또 “(고인이) 병환의 아픔보다 아들의 고통에 더 마음 아파했으며, 이병철 선대회장 생전에 화해하지 못한 죄스러운 마음을 평생 가슴에 품고 산 한 아버지의 아들이었다”고 말했다.
이채욱 부회장은 조사에서 “이 명예회장은 궂은 일을 자처하며 열정적으로 일을 사랑했지만 한 순간 가족과 회사를 위해 모든 공적과 영화를 내려놓고 수많은 억측과 오해에도 의연함을 잃지 않았다”면서 “(CJ그룹은) 이 명예회장이 이루지 못한 꿈과 열정을 이재현 회장과 함께 이뤄가겠다”고 말했다.
영결식은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범 삼성가 친인척들이 참석했다.
홍라희 리움미술관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 등 3남매 모두 영결식에 참석했다.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남편인 정재은 명예회장, 아들 정용진 부회장과 딸 정유경 부사장도 영결식에 참석했다.
직계가족 외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정대철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손병두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 임태희 전 대통령실 실장, 최경환 경제부총리 등도 자리했다.
영결식에 앞서 이날 오전 7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이 엄수됐다. 발인식에 이 명예회장의 차남인 이재환 재산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두 자녀 이경후씨와 이선호씨 등 유족들이 참석했다.
이재현 회장은 이날 발인식과 영결식에 모두 참석하지 못했다.
이 회장은 17일 중국에서 시신이 운구된 뒤 진행된 입관식에 참석한 데 이어 발인 전날 밤 늦게 입관실을 다시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환자복에 마스크를 쓴 채 휠체어를 타고 약 17분간 머물며 눈물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명예회장의 운구차량은 영결식장을 출발해 서울 중구 장충동에 위치한 이병철 창업주의 생가에서 10분 가량 정차한 뒤 장지로 향했다.
이 명예회장의 장지는 이병철 창업주가 묻힌 경기도 용인의 선영이 아닌 CJ그룹 일가 소유의 경기도 여주의 연하산으로 정해졌다.
이 명예회장은 2012년 폐암 2기 진단을 받고 수술했으나 다른 장기로 전이돼 중국에서 치료받다 14일 8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