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에게 인텔과 마이크론이 개발한 차세대 메모리반도체가 위협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인텔은 PC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의 지배적 위치를 바탕으로 차세대 메모리반도체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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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
이 차세대 메모리반도체가 낸드플래시와 D램 등 기존 메모리반도체를 대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래에셋증권은 10일 인텔과 마이크론의 차세대 메모리반도체가 향후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인텔과 마이크론이 공동개발한 메모리반도체는 게임 체인저”라며 “차세대 메모리반도체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텔과 마이크론은 7월 28일 ‘3D크로스포인트’라는 차세대 메모리반도체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기존 D램보다 10배의 용량을 집적할 수 있다. 낸드플래시와 비교하면 처리 속도가 1천 배 빠르고 내구성도 더 뛰어나다.
인텔은 업계의 예상보다 이 제품의 양산시기를 앞당겼다. 이 회사는 3D크로스포인트 기술을 적용한 메모리 반도체를 양산할 준비를 마치고 올해 말까지 완제품 형태로 만든 시제품을 협력사에 배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물론 3D크로스포인트는 현재까지 D램보다 처리속도가 느리고 낸드플래시보다 가격이 비싸다. 이에 따라 이 제품이 기존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그러나 인텔이 중앙처리장치 시장에서 지배적 위치를 통해 이 제품의 새로운 용도를 창출할 것으로 미래에셋증권은 분석했다.
인텔은 D램의 규격을 결정하고 있다. 중앙처리장치가 지원해야 해당 D램을 탑재해 사용할 수 있다. 인텔은 PC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 시장에서 점유율이 80%가 넘는다.
도 연구원은 “인텔이 3D크로스포인트 제품을 D램과 낸드플래시의 속도차이에 따른 병목현상을 해결하려는 용도로 사용하려 한다”며 “인텔이 PC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를 독점하고 있어 쓰임새와 규격을 만들면 시장이 그대로 따라갈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또 3D크로스포인트가 향후 낸드플래시와 D램의 입지를 위협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양산능력과 공정 등 기술발전에 따라 기존 메모리를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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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
도 연구원은 “3D크로스포인트는 양산이 본격화하고 공정기술이 더 발전하면 근본적으로 낸드플래시보다 더 싸게 만들 수 있다”며 “속도개선의 잠재력도 매우 높아 D램도 안심할 수 없다”고 관측했다.
국내 메모리반도체 업체들도 3D크로스포인트에 대응하기 위해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개발에 투자를 크게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인텔이 3D크로스포인트를 발표한 뒤 기술파악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 연구원은 “국내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이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며 “이들도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개발에 투자를 크게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