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이 반도체사업에서 삼성전자와 인텔의 매출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김 사장은 하반기 모바일 D램의 비중을 늘리고 14나노 공정을 이용한 위탁생산 물량을 늘려 인텔 추격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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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
그러나 인텔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를 출시하고 대형 인수를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는 등 종합반도체 1위 위치를 지키려고 한다.
7일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전체 반도체 매출이 103억1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분기보다 10%나 증가한 것이다.
김 사장은 올해 2분기 메모리반도체와 시스템반도체를 모두 성장시키면서 역대 최대 분기매출을 올렸다.
종합반도체 1위 인텔은 올해 2분기 반도체에서 매출 119억5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인텔은 여전히 1위를 유지했지만 직전분기보다 매출이 3% 느는 데 그쳤다.
올해 2분기 인텔은 반도체 매출에서 삼성전자보다 16% 많았다. 이는 2014년과 비교했을 때 격차가 20%포인트나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인텔은 삼성전자보다 반도체 매출이 36%나 많았다.
김 사장이 올해 하반기에도 계속 반도체사업에서 인텔과 격차를 좁혀나갈지 주목된다.
인텔은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분기보다 8% 증가할 것이라며 자신을 보이고 있다.
인텔은 PC의 성장침체에 따라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PC용 반도체 사업에서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인텔은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는 데 주력하며 반도체 1위 업체를 수성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차세대 메모리반도체를 개발하는 등 메모리반도체의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인텔은 지난 6월 반도체 기업 알테라를 인수했다. 알테라는 특히 차량용 반도체와 통신 반도체 등 비메모리 분야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알테라 관련 매출은 반영되지 않았다.
인텔이 10월 안에 6세대 중앙처리장치(CPU)인 ‘스카이레이크’를 내놓는 것도 매출 증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스카이레이크는 5세대 제품보다 CPU 성능이 최대 11%, 그래픽 속도는 28%가 향상됐다.
김 사장은 이에 맞서 올해 하반기부터 애플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인 A9의 위탁생산을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대만 TSMC가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올해 생산되는 아이폰 신제품에 들어가는 대부분의 AP 물량을 공급할 것으로 관측된다.
홍규식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상무는 2분기 실적발표에서 “올해 하반기 삼성전자의 14나노 위탁생산 물량이 많이 증가할 것”이라며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해 위탁생산 매출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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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CEO. |
김 사장이 삼성전자가 주력으로 하고 있는 D램 부분에서 단가하락의 영향을 얼마나 극복하는 지도 인텔과 격차 좁히기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진성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요부진에 따라 연말까지 메모리반도체 가격의 약세가 지속할 것”이라며 “PC용 D램 약세가 서버용 D램 가격 하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모바일 D램의 비중을 늘려 D램 사업을 계속 성장시키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백지호 삼성전자 전무는 2분기 실적발표에서 “모바일 D램 시장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탑재가 늘어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스마트폰 고사양화 추세로 고성능 부품 탑재가 늘어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애플 아이폰 신제품에 들어가는 D램 일부를 공급할 것이라는 관측도 일부 외신들 사이에서 나온다. 애플이 아이폰 신제품의 메모리를 2배로 늘림에 따라 기존 공급자들만으로 충분한 물량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만 경제일보는 “삼성전자가 스탠다드D램 생산량을 30% 줄이고 생산라인을 모바일D램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애플의 아이폰6S 출시를 앞두고 부품공급을 늘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