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들이 큰일났다. 주요백화점들의 봄 정기세일이 끝났지만 매출 신장률은 예년만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계들의 위기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백화점 봄세일에 봄바람은 불지 않았다  
▲ 백화점들의 봄 정기세일 매출 신장률이 지난해를 밑돌았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등 백화점 업계 빅3는 4일부터 20일까지 봄 정기세일을 진행했다. 전년 대비 매출이 늘었다. 그러나 매출 증가율은 작년보다 낮았다. 특히 소비심리를 직접 반영하는 패션 부문 매출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줄어들었다.

롯데백화점의 올해 봄 정기세일 기간 매출은 개장 1년 이내 신규점을 제외한 기존점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8% 늘었다. 지난해 봄 정기세일 매출 증가율은 5.7%였다. 

그나마 롯데백화점은 선방한 편이었다. 현대백화점의 봄 정기세일 매출 증가율은 3.3%였다. 지난해 8.3%보다 5%포인트나 낮아졌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2.0%로 지난해 8.0%보다 6%포인트가 내려앉았다.

백화점 봄 정기세일의 부진 원인은 패션부문이었다. 지난해 대비 여성캐주얼 매출은 1.4%, 남성캐주얼 매출은 1.3% 줄었다. 여성정장은 3.3%, 남성정장은 2.9% 매출이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심리 위축으로 패션부문이 타격을 받았다”며 “의류 매출 부진이 전체 매출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한 국가적 애도 분위기도 영향을 끼쳤다. 주말인 18~20일 롯데백화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감소했다. 현대백화점의 주간(14~20일) 매출도 0.5% 줄었다.

백화점 업계는 세월호 참사에 따른 국가적 애도 분위기를 반영해 세일 막바지인 지난 주말 프로모션 등을 대부분 취소했다. 가정의 달 황금연휴와 일본 골든위크, 중국 노동절 휴가에 대비한 마케팅도 취소 혹은 축소하기로 했다.

그러나 내수 경기 위축이 무색하게 고가 명품은 여전히 날개돋힌 듯 팔리고 있다. 백화점 별로 1분기 고가 명품 매출은 지난해 대비 12~38% 늘었다. 전체 백화점 매출 성장률이 4%인 것에 비하면 고가 명품 판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 매출은 소비심리와 관계없이 꾸준히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며 아주 비싼 것과 아주 싼 것으로 소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