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충청남도, 유성기업, 금속노조 관계자의 말을 종합해 보면 양 지사가 유성기업과 노조 측에 23일까지 집중교섭을 통해 갈등을 해결할 것으로 제안했지만 유성기업과 노조가 서로의 주장을 내세우고 있어 예정됐던 기간에 집중교섭이 추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자동차 부품업체인 유성기업은 2011년 노조가 사측의 ‘주간 연속 2교대 합의 조항’ 불이행에 반발해 전면 파업에 들어가자 직장폐쇄로 맞서는 등 노사 갈등이 9년째 이어지며 집단 폭행사태가 발생하는 등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양 지사는 12일 오세현 아산시장과 함께 "불교, 천주교, 기독교 등 3대 종단이 주도하는 집중교섭을 통해 유성기업 노사갈등을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집중교섭이 진행되는 동안 서로를 자극할 수 있는 일체의 행위를 중단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2011년 시작된 극심한 노사갈등이 9년째 대화조차 시작하지 못하는 가운데 양 지사가 앞장서서 새로운 카드를 꺼낸 것이다.
양 지사는 “유성기업 문제는 2011년 이후 벌써 9년 동안 지속되고 있는 지역의 대표적 노사갈등 사례”라며 “누군가는 나서서 대화의 창구에 나오도록 설득하고 중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 지사가 종교단체와 함께 대화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나선 것은 유성기업의 노사갈등은 당사자 교섭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충청남도는 2월 국가인권위원회가 유성기업 사태를 원만히 해결하라고 권고한 뒤 노사민정 협의체를 구성해 5월부터 8차례에 이르는 교섭과 중재를 시도했지만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양 지사가 노사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집중교섭 기간에 대화가 이뤄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노조 측은 19일부터 23일까지 유성기업 서울사무소와 청와대 앞 등에서 집회를 진행한다. 집중교섭에 참여하더라도 집회 등 투쟁은 계속 이어가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노조는 성명을 통해 “집중교섭을 진행하는 기간에는 서로 자극이 될 수 있는 행위를 중단하고 오직 교섭과 타협에만 집중하자는 충청남도의 의견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유성기업은 이미 예정된 19일 상경투쟁을 노조가 전면 취소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어 예정된 투쟁일을 핑계로 집중교섭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유성기업 관계자는 “지역사회가 촉구한 9월4일까지 집중교섭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노조 측에 제안했다”며 “시간과 장소는 노조 측에서 결정하라고 전달했다”고 말해 양측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
충청남도는 9월4일 이전에 타협안을 마련하려면 늦어도 26일에는 집중교섭을 시작해야 한다고 보고 여러 대화 채널을 통해 노사 양측을 협상 테이블에 앉힐 수 있도록 설득하고 있다.
충청남도 관계자는 "3대 종단까지 참여한 만큼 이번에는 유성기업 노사갈등 해결에 전향적 결과가 나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