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서울 등 항공사가 홍콩 시위사태로 홍콩 여행객 수요가 줄어들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여행 수요의 감소로 신음하는데 홍콩여행 수요까지 급감하면 엎친 데 덮친 격이다.
▲ 조규영 에어서울 대표이사 부사장.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홍콩에서 발생한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철폐 시위가 점점 거세지면서 여행객들 사이에서 안전이나 항공기 결항을 우려해 홍콩여행을 취소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항공사의 한 관계자는 “정확히 취소표가 얼마나 나오고 있는지는 확인해주기 힘들다”면서도 “이번 홍콩공항 점거 이전에도 꾸준히 시위와 관련된 취소표가 나오고 있었는데 홍콩공항 점거사건으로 시위에 따른 여행 불편·안전 우려가 구체화되면서 취소표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홍콩여행 관련 커뮤니티 ‘포에버 홍콩’에는 13일 정오까지 반나절동안 홍콩여행 취소 관련 문의 글이 50개 가까이 올라왔다. 아직 취소를 하지 않은 여행객들이나 현재 홍콩에 있는 여행객들 역시 게시판을 통해 홍콩 시위와 관련된 정보들을 실시간으로 나누고 있다.
홍콩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다는 한 누리꾼은 “가족들과 함께 떠나려고 했던 홍콩여행을 결국 안전문제로 취소하고 다른 여행지를 살펴보고 있다”며 “아이들과 함께 가는 여행이라 조금이라도 안전과 관련해 우려가 있다면 취소하는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히 에어서울은 올해 흑자전환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이번 홍콩 시위사태는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에어서울은 현재 국적항공사 가운데 가장 적은 수인 18개의 국제선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이 가운데 12개 노선은 일본 노선으로 ‘NO 재팬’ 운동에 따른 수요 감소가 가시화되고 있다.
여기에 홍콩 노선까지 부진에 빠진다면 에어서울이 수익성을 장담할 수 있는 노선은 다낭, 코타키나발루, 보라카이, 씨엠립, 괌 등 5개 노선밖에 남지 않게 된다.
에어서울은 2018년에 2017년보다 매출을 2배 이상 늘리는 데 성공했지만 영업손실 16억 원을 내며 흑자전환에는 실패했다. 조규영 에어서울 대표이사는 “2019년에는 신규 취항 확대, 탑승객 대상 서비스 강화 등을 통해 반드시 흑자를 달성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서울은 실제로 올해 1분기에 2018년 1분기보다 무려 350% 증가한 영업이익을 내며 2019년 흑자 전환의 신호탄을 쏘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과 홍콩에서 연이어 발생한 악재는 에어서울의 흑자전환에 커다란 장애물이 될 수밖에 없다.
에어서울은 전체 여객 매출의 절반 이상을 일본에서 내고 있다. 또한 에어서울의 홍콩 노선은 평균 탑승률이 90%를 넘는 황금 노선이다. 이 노선에서 수요가 감소하면 에어서울의 수익성은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범죄인 인도법안의 완전 철폐를 요구하며 진행되고 있는 홍콩 시위 양상은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11일에는 시위에 참가했던 한 여성이 경찰이 쏜 ‘빈백건(주머니탄)’에 맞아 오른쪽 안구와 코뼈 연골이 파열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무력을 동원해 시위를 진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 고위 지도층은 중국의 중대 현안을 논의하는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홍콩 시위 무력진압 여부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광 중국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대변인은 12일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콩 시위는 테러리즘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폭도들의 폭력범죄를 자비없이 철권으로 다스릴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