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팬오션을 마침내 품에 안게 됐다.
김 회장은 팬오션 인수과정에서 소액주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으나 무사히 위기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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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
서울중앙지법 파산 4부는 12일 오전 팬오션에 대한 2·3차 관계인 집회에서 팬오션 법정관리인이 법원에 제출한 회생계획안을 표결에 부친 결과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날 회생채권자 87%, 주주 61.6%가 변경회생계획안에 찬성해 법정 인가요건을 충족했다.
하림그룹은 "변경회생계획안에 동의해주신 채권단 및 주주들께 감사드린다"며 "회생 절차를 잘 마무리하고 경영을 정상화시켜 팬오션이 과거의 명성과 영광을 조속히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림그룹은 또 해상운송사업의 불황을 극복해 중장기적으로는 곡물유통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팬오션은 하림그룹 품에 안기면서 채무변제가 가능해져 7월 법정관리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팬오션 소액주주들은 하림그룹이 지난 2월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약 석달에 걸쳐 인수무산을 시도했다.
소액주주들은 인터넷에 '팬오션소액주주권리 찾기 모임' 카페를 열어 변경회생계획안에 담긴 감자안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하림그룹의 인수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왔다.
이들은 1.25대 1 감자가 이뤄질 경우 주주들의 손해를 입게 된다며 팬오션 1대주주인 산업은행의 홍기택 회장과 팬오션 법정관리인 김유식씨를 고발하기도 했다.
소액주주들은 지난달 18일까지 관계인집회에 약 2600만 주를 신고한 뒤 추가신고기간에 약 500만 주를 더해 모두 3100만 주가 관계인집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액주주들이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을 제치고 최대 의결권자로 올라선 것이다.
이에 따라 하림그룹이 ‘개미’들의 위력에 무릎을 꿇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도 컸다.
팬오션 소액주주들은 결과적으로 요구를 관철하지 못했으나 인수무산 위기를 부를 만큼 막강한 힘을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