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처들이 전체 500조 원에 가까운 2020년도 지출계획안을 내놓았다.
복지와 고용 분야 지출계획이 국민취업지원제도 도입 등의 영향으로 2019년보다 10% 이상 증가했다. 반면 사회간접자본(SOC) 분야는 2019년보다 줄었다.
▲ 기획재정부가 14일 내놓은 정부 부처들의 2020년 지출계획안을 살펴보면 전체 498조7천억 원으로 집계돼 2019년보다 6.2% 증가했다. <기획재정부> |
기획재정부는 14일 정부 부처들이 요구한 2020년도 예산·기금의 전체 지출계획을 합친 결과 498조7천억 원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요구액은 2019년도 예산 469조6천억 원보다 6.2% 많다. 재정분권계획에 따른 교부세(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에 내리는 돈) 감소 등을 고려하면 실제 증가폭은 7.3% 정도다.
예산은 345조7천억 원 요구돼 2019년 328조9천억 원보다 5.1% 늘었다. 기금은 153조 원으로 집계돼 2019년 140조7천억 원보다 8.7% 증가했다.
예산 요구액을 분야별로 살펴보면 복지와 연구개발을 포함한 9개 분야는 예산 요구액이 2019년보다 늘어난 반면 사회간접자본, 농림, 산업은 감소했다.
보건·복지·고용 분야의 예산 요구액은 181조7천억 원으로 2019년보다 12.9% 증가했다. ‘한국형 실업부조’인 국민취업지원제도의 도입에 더해 기초생활보장과 기초연금 적용 대상도 늘어난 영향을 받았다.
국민취업지원제도는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저소득층 구직자가 특정 요건을 갖추면 매달 50만 원씩 최장 6개월 동안 구직촉진수당을 지급하는 내용을 뼈대로 삼은 제도다.
연구개발 분야의 예산 요구액은 22조4천억 원으로 2019년보다 9.1% 늘어났다. 정부가 추진하는 수소경제, 데이터,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등의 산업 육성책에 영향을 받았다.
국방 분야의 예산 요구액은 50조4천억 원으로 8% 증가했다. 장병 처우를 끌어올리면서 방위력을 늘리기 위한 투자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반영됐다.
환경 분야는 7조8천억 원이 요구돼 2019년보다 5.4% 늘었다. 미세먼지 저감 조치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예산 요구액이 늘어났다.
나머지 분야의 2020년 예산 요구액과 증가폭을 살펴보면 공공질서와 안전 20조7천억 원(3%), 일반·지방행정 78조9천억 원(3%), 교육 72조3천억 원(2.3%), 문화체육관광 7조2천억 원(0.2%) 순이다.
반면 사회간접자본 분야의 예산 요구액은 18조1천억 원으로 2019년보다 8.6% 줄었다. 농림·수산·식품은 19조2천억 원으로 집계돼 4%, 산업·중소기업·에너지는 18조4천억 원으로 1.9% 감소했다.
이 분야들과 관련된 대규모 지역밀착형사업이 지방으로 옮겨가면서 2020년 지출계획도 규모가 비교적 줄었다고 기재부는 바라봤다.
기재부는 개별 부처의 지출계획을 바탕으로 2020년 예산안을 편성해 확정한 뒤 9월3일까지 국회에 내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