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소비자 사이에 깨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진정성이 필요하다. 그 진정성을 오랜 시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하는 것도 뒤따라야 한다.
하지만 부건에프엔씨는 ‘임블리’ 제품의 논란이 커질 때마다 진정성이 빠진 사과만 이어가면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 임블리 인스타그램 갈무리.
임블리(임지현)씨 남편인 박준성 부건에프엔씨 대표는 20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수개월 간 지속된 논란을 두고 임씨 대신 사과했지만 오히려 불난 집에 부채질한 꼴이 되고 말았다.
기자간담회가 끝난 뒤에 소셜네트워크(SNS)에는 “우리가 임블리 남편보고 물건을 산 것이 아니다”라며 “(임블리가)아직도 사태파악을 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이번 논란의 핵심인 임씨가 직접 나와 사과하지 않은 점을 지적한 것이다.
박 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임블리가 어떤 면에서 부족했고 구체적으로 어떤 점을 개선하겠다고 명확히 밝히지 못한 점과 임씨가 현장에 나오지 않은 점이 이번 기자간담회에서 진정성이 부족했다고 비판받는 이유다.
박 대표가 해결방안으로 내놓은 임씨의 경영 불참 결정도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경영만 안 할 뿐 임씨가 홍보활동은 이어간다는 측면에서 기존과 달라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21일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의 통화에서 “임씨가 상무직을 그만두는 것, 남편은 계속 대표직을 유지하는 것을 해결책으로 삼기에는 너무 부족하다”며 “최고고객책임자(COO) 등을 영입해 앞으로 임블리의 경영은 최고고객책임자 말에 따라서 경영하겠다는 등 획기적으로 어떤 변화를 보여주겠다는 내용이 전혀 전달이 안됐다”고 바라봤다.
부건에프엔씨는 임씨가 인플루언서로 고객과 일상을 공유하고 소통하며 신뢰관계를 쌓아 사업을 확장해온 기업이라는 점에서 진정성 있는 사과가 필요하다.
부건에프엔씨는 임씨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여성 의류제품에서 화장품, 식품으로 까지 사업을 확장해 2018년 매출 1700억 원을 냈다. 2017년과 비교해 2배가량 뛰었다.
하지만 정작 임씨가 직접 나서지 않고 회피하고 있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반감이 커진 셈이다.
21일 임블리 제품의 피해 사례를 제보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인 ‘임블리쏘리(imvely_sorry)’에는 부건에프엔씨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진행한다는 내용이 올라왔다.
SNS를 통한 기업과 소비자들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질 조짐을 보인다.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를 때라는 말이 있다. 사태의 당사자인 임씨가 지금이라도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해결방안을 내놔야 할 때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