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이 삼성전자의 DNA를 삼성카드에 심겠다고 나섰다. 원 사장은 삼성전자에서 인사통으로 일하다 지난해 12월 삼성카드 사장으로 옮겼다. 원 사장이 삼성카드 사장으로 임명된 데 대해 당시 업계는 그가 인사 출신임을 들어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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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
원 사장은 글로벌 경험과 네트워크를 삼성전자의 DNA라고 보고 이를 카드업에도 적용해 볼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우선은 삼성전자와 협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진출을 꾀하겠다는 복안이다.
원 사장은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모바일 앱카드, 전자지갑 사업 등에서 삼성전자와 제휴를 강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원 사장은 우선 하나SK카드나 BC카드의 사업방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나SK카드의 경우 온라인, 모바일 앱카드, 전자지갑 사업에 뛰어들고 있고, BC카드는 KT와 제휴를 하고 있다. 원 사장은 “모두 좋은 방향이라고 본다”며 “우리는 삼성전자와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제휴 방향을 놓고 “고객이 더 편하게 카드를 사용하도록 만드는 동기 부여가 있어야 한다”고 말해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결합을 통해 모바일 카드 사업 확대 가능성을 내비쳤다.
원 사장은 "21개 카드사 중 18개가 금융계이고 3개가 비금융계인데 선입견일수도 있겠지만 은행계는 아무래도 좀 보수적"이라며 "새로운 분야에서 삼성카드가 유리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원 사장은 삼성카드의 혁신을 위해서도 해외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정보기술산업은 세계를 상대로 하기 때문에 변화와 혁신을 하는데 카드업은 국내 경쟁만 하기 때문에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고 혁신도 없다고 본 것이다. 그는 “삼성전자에서 얻은 경험과 노하우를 삼성카드에 접목시켜 변화와 혁신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원 사장은 또 "국내 시장은 아무래도 포화상태이고, 카드회사 역시 시장에 비해 너무 많다"며 "해외사업을 생각해 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미국을 방문해 구글과 페이스북 등을 방문해 빅데이터에 대해 많이 살핀 만큼 이를 카드업에 적용하려고 한다. 원 사장은 "데이터를 분석해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빅데이터이고, 카드회사는 좋은 빅데이터를 갖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고객들에게 어떤 서비스를 주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순이익이 2
733억 원으로 2012년 7386억 원과 비교해 63%나 줄었다. 카드업체 중에서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영업수익도 지난해 2조9248억 원으로 그 전해 3조7487억 원에 비교하면 22%나 감소했다. 삼성카드는 2012년 에버랜드 주식을 매각하면서 이익이 크게 늘었는데 이를 감안해도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8%나 감소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비용 효율화를 위해 1회성 수수료 할부 인하와 무이자 할부 프로모션을 줄인 결과 할부카드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원 사장은 1984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뒤 국내와 해외에서 주로 인사팀장을 맡아오는 등 그룹의 손꼽히는 ‘인사통’이다.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인사팀장(부사장)으로 일하다 지난해 말 삼성카드 사장으로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