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사장이 글로벌시장에서 LG화학 전기차 배터리부문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2019년 전기차 배터리시장은 글로벌 메이저회사들이 생산 규모를 늘리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데 김 사장은 주요 배터리 공급사로서 지위를 확고히 해 기초소재부문에 치중됐던 LG화학의 수익구조를 다변화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인적 개편과 설비 투자 등으로 새 성장동력인 전기차 배터리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LG화학이 11월 말 단행된 임원인사에서
김종현 전지사업본부장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며 전기차 배터리사업를 향한 그룹의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LG화학 관계자는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부문은 올해 4분기 손익분기점을 넘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성장 궤도에 오를 것”이라며 “김 사장은 전기차 배터리부문에 잔뼈가 굵은 사람으로 성장을 지휘할 최적의 인사”라고 말했다.
전기차 배터리시장은 2019년부터 과점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돼 시장에서 안정적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고객사 확보가 필수적이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메이저 전기차 배터리회사들이 생산능력을 크게 확대하고 있어 원가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2019년은 전기차 배터리시장이 과점시장으로 가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김 사장은 LG화학을 전기차 배터리시장의 메이저 공급회사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차근차근 고객사를 늘려왔다.
하반기 들어 큰 성과도 냈다. LG화학은 지난 10월 폴크스바겐과 전기차 배터리 납품계약을 맺은 사실을 밝혔다. 포드, 다임러, GM 등 기존 고객사에 폴크스바겐까지 추가하면서 LG화학은 글로벌 주요 자동차회사 대부분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폴크스바겐이 2023년까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500억 달러를 투자해 50개 전기차 모델을 확보하겠다고 밝혀 폴크스바겐과의 공급계약은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시장에서 메이저 공급회사로 입지를 다지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9월에는 베트남 완성차회사인 빈패스트와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고 동남아 전기차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 3월에는 인도에서 유일하게 전기차를 생산하는 마힌드라&마힌드라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하면서 동시에 배터리 기술분야의 협력계획도 발표해 인도시장 진출의 발판도 놓았다.
김 사장의 노력 속에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수주잔고는 지난해 42조 원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60조 원까지 늘어났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맺은 공급계약을 고려한다면 올해 수주잔고가 최대 80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LG화학은 생산설비 확장을 위한 투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LG화학은 올해 2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2020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생산 규모를 90기가와트시(GWh)까지 늘리기로 발표했지만 3분기 실적 발표회에서는 110기가와트시로 목표를 높여 잡았다.
이에 앞서 11월28일 이사회를 열고 폴란드 법인의 생산설비를 늘리기 위해 6513억 원의 현금 출자를 결정하며 유럽 지역의 전기차 배터리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로 했다.
10월에는 중국 난징에 전기차 배터리 제2공장을 짓기 시작해 양산체제가 확립되는 2023년까지 2조1천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내년 말 시제품을 생산할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내년 전기차 배터리를 포함한 전지부문이 영업이익 5685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보다 175.7% 급증하는 것이다.
매출 규모는 2021년 본업인 기초소재부문을 뛰어넘고 2022년에는 영업이익도 전지부문이 기초소재부문보다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 사장은 부사장을 지내던 지난해 11월
이웅범 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사장이 퇴임하자 뒤를 이어 전지사업본부장에 임명됐다.
2013년 자동차전지사업부장을 맡다가 전지사업본부장을 겸직하게 되면서 LG화학 전기차 배터리부문의 수장에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