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가 국토교통부 제재에다 일본 노선의 회복까지 더디게 진행되면서 부진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자연재해 등으로 감소한 일본 여객 수요 성장률이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의 통계에 따르면 11월 일본행 여객 수의 연간 성장률은 2016년 26.7%, 2017년 27.9%에서 2018년 5.6%로 급감했다.
이는 3분기부터 연속해서 발생한 일본 지역의 자연재해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월별 일본행 여객수 성장률은 올해 3월 22% 등 6월까지 꾸준히 17~22%대를 보이다 7월을 기점으로 한 자리수로 떨어진 뒤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9월에는 –1.3% 역성장이 나타나기도 했다.
일본 여객 수의 더딘 회복세는 전체 여객 매출 가운데 일본 노선의 매출 비중이 높은 저비용항공사의 실적에 악영향을 준다. 특히 국토교통부의 제재로 신규 노선 취항과 신규 항공기 도입이 막혀 있는 진에어는 타격을 더욱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 진에어의 경쟁사들은 단거리 노선 수요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신형 항공기인 B737-MAX8, A321NEO LR 등을 도입하며 중거리 노선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B737-MAX8이나 A321NEO LR 등 최신 항공기는 지금까지 저비용항공사들이 운용하던 B737-800, A321, A320 등 항공기보다 운항거리가 길고 연비도 우수하기 때문에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인도 등 중거리 노선 취항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진에어는 시장 상황에 전혀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처지에 놓였다. 국토교통부가 ‘경영 정상화’라는 다소 모호한 제재 해제조건을 내걸고 있어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예측하기도 힘들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진에어의 경영 정상화라는 국토교통부의 가이드라인이 모호하기 때문에 규제 완화 시점을 두고 합리적 추론이 불가능하다”며 “저비용항공사 사이의 점유율 싸움이 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규제 리스크로 성장이 제한된 상황”이라고 파악했다.
진에어는 3분기 기준 전체 여객 매출의 24%를 일본 노선에서 내고 있다. 일본 노선의 여객 매출 비중은 동남아 노선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경쟁사들처럼 신규 노선 확보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는 기약이 없는 만큼 진에어로서는 올해 3분기부터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일본 노선의 회복에 거는 기대가 클 수 밖에 없다.
다만 일각에서는 일본 노선의 성장률 둔화가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연재해 영향은 일시적 현상으로 일본여행 수요는 사라지지 않고 이연될 것”이라고 전망?다.
진에어 관계자는 "이른 시일 안에 제재가 해제될 수 있도록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변화하는 여객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며 수익성 개선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