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이 사업의 무게중심을 친환경 에너지사업 쪽으로 빠르게 옮기고 있다.
원전 사업 중단에 따른 경영 악화 상황을 이겨내고 장기적으로 재무구조 개선까지 바라보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두산중공업은 6일 미국 올랜도에서 열리는 에너지 및 발전 전시회 ‘파워젠 인터내셔널 2018’에 참가해 가스터빈과 에너지저장장치사업을 해외 업계 관계자들에게 홍보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 홍보창구를 늘리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파워젠 인터내셔널 참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원자력발전소 중심의 수익구조를 천연가스발전이나 신재생에너지 등으로 다변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2019년 천연가스발전의 핵심 부품인 가스터빈의 시제품 생산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가스터빈은 두산중공업이 2021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주력 제품으로 2013년 국책사업으로 채택됐다.
가스터빈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사업 수주는 이미 시작됐다.
두산중공업의 가스터빈 담당 자회사 DTS(Doosan Turbomachinery Services)는 5일 미국 민간 발전회사 MCV와 가스터빈 장기 서비스 공급계약을 체결해 앞으로 6년 동안 MCV의 가스터빈 7기의 핵심 부품을 제공하고 보수하기로 했다.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사업과 함께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에너지저장장치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에너지저장장치부문은 2016년 두산중공업이 미국의 에너지저장장치회사 원에너지시스템을 인수해 두산그리드텍으로 새롭게 출범하며 시작됐다.
이에 앞서 4월 미국 미시간주의 변전소에 1시간 동안 1천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저장장치를 공급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3월 베트남 풍력발전사업에도 진출하며 에너지저장장치를 포함한 풍력발전설비를 EPC방식(설계, 제작, 설치, 시운전까지 모든 과정을 독점으로 수행하는 방식)으로 공급하기도 했다.
박지원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회장이 직접 베트남을 방문해 수주에 공을 들였다.
두산중공업은 글로벌업황의 침체에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정책에 따른 원전 관련 매출 감소를 예상해 친환경 에너지부문의 사업 확대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두산중공업은 2019년 친환경 에너지부문에서 매출 6931억 원을 내고 2020년부터는 1조 원이상, 2022년부터는 2조 원 이상의 매출을 낼 것으로 보인다.
두산중공업의 별도기준 한 해 매출이 4조 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비중이 최대 절반 수준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별도기준 매출에서 원전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정확히 파악할 수 없지만 대체로 15~2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현금 창출력과 직결되는 영업이익의 성장도 기대된다.
두산중공업은 앞으로 5년 동안 영업이익 8500억 원 정도를 친환경 에너지사업에서 벌어들일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2263억 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큰 폭의 성장이라고 할 수 있다.
두산중공업의 별도기준 단기 차입금은 지난해 1조6천억 원에서 올해 3분기 1조9천억 원까지 늘었는데 친환경 에너지부문의 성장은 단기 차입금의 증가세를 멈추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중공업은 3분기 별도기준 영업이익이 55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90.1% 급감하면서 부채를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8월 두산밥캣의 지분 10.6%를 매각해 벌어들인 3681억 원과 3월 두산엔진 지분 42.7%를 팔아 확보한 822억 원을 부채 탕감에 쓰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