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스공사 사장에 또 정치인 물망, 이재명 정부 공공기관장 인사 방향타 주목
- 한국가스공사의 다음 사장 자리를 놓고 최연혜 사장에 이어 다시 정치인 출신이 임명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이번 가스공사 사장 인선 결과는 이재명 정부의 공공기관장 인사 방향성을 판단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11일 에너지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한국가스공사는 현재 차기 사장 임명을 위한 인선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가스공사는 지난 11월13일부터 21일까지 사장 공모를 진행했다. 15명이 접수했고 서류 심사와 지난 3일 실시한 면접을 통해 5명으로 후보자가 좁혀졌다.가스공사 사장은 이후 임원추천위원회의 추천,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 주주총회 의결, 산업통상부 장관 제청, 대통령 임명 등 절차를 거쳐 임명된다.공공기관장 인선에 통상적으로 2~3개월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1월께에 신임 사장이 임명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사장인 최 사장은 지난 8일 정해진 임기를 마친 상태다.이인기 전 국회의원이 가스공사 사장 후보로 거명되고 있다.면접을 통해 추려진 후보자 5인은 이인기 전 국회의원, 고영태 전 한국가스기술공사 사장, 김점수 전 한국가스공사 기획본부장, 이승 전 한국가스공사 경영관리 부사장, 이창균 전 한국가스공사 경영관리본부장 등으로 파악된다.고영태 전 사장은 가스공사에서 연구개발원장, 이사회 의장 등을 지냈다. 김점수 전 본부장, 이승 전 부사장, 이창균 전 본부장은 가스공사 공채 출신이다.김점수 전 본부장과 이창균 전 본부장은 가스공사가 오만에서 LNG 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민간기업과 구성한 컨소시엄인 KOLNG(KOREA LNG)의 사장까지 지냈다.가스공사 사장 인선이 정치인 1명과 전문가 4명의 경쟁 구도로 흘러가면서 이 전 의원을 가장 유력한 후보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다.공공기관장 인사에서 정권, 분야를 불문하고 내부 출신보다는 관료, 정치인 출신이 강세를 보이는 것이 대체적 현상이기 때문이다.윤석열 정부 때는 공공기관장 인사에서 정치인, 대선 캠프 출신 위주의 '서오남(서울, 50대, 남자)'이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이 전 의원은 1953년생, 경북 칠곡 출신으로 제24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경찰에서 근무했다. 경찰을 그만둔 뒤 변호사로 일하면서 정치에 입문해 한나라당, 새누리당에서 제16~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2022년 대선 때는 윤석열 당시 후보의 캠프에서 국민통합위원회 민생본부장으로 활동했다.올해 대선에서는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해 공동선거대책위원장, 국민대통합위원회 공동위원장 등을 맡았다.이 대통령은 대선 당시 정치권의 보수 인사들을 적극적으로 끌어 모으는 과정에서 이 전 의원을 직접 영입했다.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는 베트남 특사단장으로 임명되기도 했다.이번 가스공사 사장 인사는 이재명 정부가 정책에 힘을 주고 있는 에너지 분야에서 첫 공공기관장 인선인 만큼 앞으로 공공기관장 인사 방향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다만 가스공사 사장 인선의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한국가스공사 사장 인선은 내년 1월께에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된다.이재명 정부는 출범 뒤 현재까지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의 임명 정도를 제외하고는 주요 공공기관장 인선을 진행한 적이 없다. 이번 정부의 공공기관장 인사 기조를 아직 정확히 판단할 수 없다는 의미다.박 회장이 1954년 산업은행 설립 이후 첫 내부 출신 회장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재명 정부의 공공기관장 인사의 방향은 이전 정부와 결이 다를 가능성도 있다.이 전 의원의 임명으로 정치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이 대통령이 고려할 대목으로 보인다.이 전 의원은 가스, 에너지 관련 전문성이 없어 '낙하산'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큰 데다 이 대통령이 캠프에 영입할 당시에도 과거 발언으로 여권 내에서도 논란이 일었다.이 전 의원은 2008년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폭도'라고 지칭했다. 또 2009년에는 용산 참사와 관련해 "경찰은 자살폭탄 테러를 예상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고 자살폭탄 테러를 한 사람들에게 전적으로 책임이 있는 것"이라고 발언했다.윤 전 대통령의 탄핵을 놓고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이 대통령은 지난 5월2일 강원도 인제군 원통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 전 의원 영입과 관련해 "지금 최대 과제는 국민 통합"이라며 "아무 흠 없는 사람만 모아서 하면 가장 좋겠지만 그렇게는 우리 국민의 다양한 의사나 다양한 이해를 제대로 반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