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에 '순수 정유주' 에쓰오일 기대감 커져, 정부 '최고가격제'는 변수로
유가 급등에 '순수 정유주' 에쓰오일 기대감 커져, 정부 '최고가격제'는 변수로
중동 전쟁으로 국내증시 변동성이 높아진 가운데 정유주 에쓰오일(S-Oil) 주가가 상대적으로 안정적 흐름을 보이며 우상향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정유업계 빅4 가운데 유일한 '순수 정유주'인 에쓰오일이 유가 상승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다만 정부가 석유 제품 최고가격제 도입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9일 에쓰오일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0.77%(1천 원) 내린 12만8700원에 정규거래를 마감했다.이날 코스피 6% 가까이 급락한 점을 고려하면 크게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월 들어 에쓰오일 주가는 이날까지 17% 상승했다. 같은 기간 KRX에너지화학 지수는 13.3%, 코스피지수는 15.89% 급락했다.에쓰오일을 제외한 나머지 국내 4대 정유사 주가도 주춤했다.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SK에너지) 주가는 7.44% 하락했고, GS(GS칼텍스)와 HD현대(HD현대오일뱅크) 주가도 각각 5.09%와 10.08% 내렸다.일반적으로 유가 상승은 정유주 주가 상승 요인으로 여겨지지만 SK에너지,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등은 에쓰오일과 달리 지주사로 상장돼 있거나 배터리사업 등을 함께 영위하고 있다. 이에 유가 상승 수혜를 온전히 누리기 어려웠던 것으로 풀이된다.정경희 LS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4개 정유사는 정유·화학 외에도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며 "그 가운데 에쓰오일은 '순수 정유주'로 정유·화학·윤활부문으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구성돼 정유 마진 개선 시 그 영향이 회사 전체 수익성에 오롯이 반영되는 특징이 있다"고 바라봤다.LS증권 리서치센터는 이란 사태 이후 에쓰오일의 투자의견을 기존 보유(Hold)에서 매수(Buy)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도 기존 4만8천 원에서 12만7천 원으로 높여 잡았다.한국투자증권도 6일 에쓰오일 목표주가를 기존 14만 원에서 15만 원으로 상향하고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이충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정제 마진 강세 등에 힘입어 에쓰오일의 올해 실적 전망치를 상향한다"며 "에쓰오일 2026년 연간 영업이익은 2022년 러-우 전쟁 당시와 비슷한 3조2천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증권업계는 유가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바라보며 정유주 투자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LS증권은 정유·화학 산업 의견을 '비중축소(Under-weight)'에서 '비중유지(Equal-weight)'로 상향 조정했다.정경희 연구원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에 따른 중동 확전 영향으로 원유·가스, 정유·화학제품 생산과 차질이 한국 정유 마진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이충재 연구원은 "현재 중동사태 여파로 정제 마진 초강세가 나타났고, 정유 수급 부족도 이어질 것"이라고 바라봤다.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유가와 유럽 가스 가격이 급등했다"며 "석유제품 공급 차질로 정제 마진 상방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짚었다.이재명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중동상황 관련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다만 정부가 추진하는 '유가 최고가격제'는 정유주 주가에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이날도 에쓰오일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석유 제품 최고가격제 도입 발언에 힘을 잃기 시작했고 결국 하락 마감했다.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중동상황 비상점검회의에서 '정유사와 주유소의 담합, 매점매석, 사재기 등 불법행위는 철저하게 단속해야 한다'며 '최근 과도하게 인상된 석유 제품에 대해서는 최고가격제도를 신속하게 도입하고 과감하게 시행하겠다'고 말했다.유가 최고가격제는 석유제품 판매가 상한을 규정하는 제도다. 정유사로선 원유가격 상승에도 휘발유·경유 판매가격을 높일 수 없어 정제 마진이 악화될 가능성이 커진다.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등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는 급등세를 보였음에도 국내 정유주 주가가 주춤한 것 역시 관련 우려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읽힌다.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고가격제 시행 여부와 구체적 기준 등은 살펴봐야 한다"면서도 "실제 적용 시 정제 마진 상승폭이 기대치보다 축소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박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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