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자회사·자산 매각으로 '2조 투자 실탄' 확보, 정신아 노조 '파업'에 AI 사업 확장 발목 잡히나
카카오 자회사·자산 매각으로 '2조 투자 실탄' 확보, 정신아 노조 '파업'에 AI 사업 확장 발목 잡히나
카카오가 비핵심 자회사와 자산 매각을 통해 올 하반기 인공지능(AI) 신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 자금 2조 원 가량을 확보할 전망이다.다만 자회사 구조조정 과정에서 누적된 직원들의 고용불안과 임금 불만 우려를 잠재우지 못하면서, 산하 5개 자회사 노조가 파업을 예고했다. 또 27일 노동위원회 조정 결과에 따라 사상 첫 카카오 본사 노조 파업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AI 에이전트 시장 선점을 위한 총력전을 앞두고 내부 균열 수습이 시급해진 가운데 정신아 대표의 리더십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26일 정보통신(IT)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카카오는 최근 비핵심 자회사 정리에 속도를 내며 비용구조 개선과 신사업 투자 자금 확보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카카오는 올해 1월 포털 '다음' 운영사 AXZ를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와 주식교환 방식으로 매각하는 방안을 발표했고, 3월에는 카카오게임즈 경영권을 라인게임즈에 매각키로 했다. 앞선 지난해 하반기에는 카카오헬스케어를 차바이오그룹에 매각하기도 했다.카카오의 카카오게임즈 지분 매각 대금은 3천억 원 수준으로 관측되며, 카카오헬스케어 지분 매각으로는 약 700억 원을 확보했다. AXZ는 현금 매각이 아니라 카카오가 AI 스타트업 기업 업스테이지의 지분 일부를 취득하는 형태로 이뤄진다.구조조정 효과는 단순 매각 대금에 그치지 않는다. 적자 기업이었던 AXZ와 카카오게임즈이 실적이 연결 실적에서 제외되는 것만으로도 카카오 이익 개선 효과가 발생한다.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AXZ와 카카오게임즈의 연결 실적 제외만으로도 연간 7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 개선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여기에 비핵심 자산 처분을 통한 현금 확보도 이어졌다. 카카오는 지난 5월15일과 20일 두 차례에 걸쳐 보유한 두나무 지분의 대부분을 하나금융그룹과 한화투자증권에 매각했고, 6월15일 기준 약 1조6천억 원 규모의 현금을 손에 쥐게 될 예정이다.이는 카카오가 2013년부터 두나무 초기 투자자로 약 35억 원을 투자한 데 따른 것으로, 약 12년 만에 400배 이상의 차익을 실현하는 셈이다.회사는 이 자금을 AI 신사업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1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 6조2046억 원, 단기금융상품 1조5886억 원으로 확보하고 있는 유동성만 8조 원에 이르는 가운데 대규모 추가 투자 자금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카카오 관계자는 'AI 사업 성장 가속화가 현재 카카오의 우선 순위인 만큼 투자 재원을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하고 필수적'이라며 'AI뿐 아니라 다양한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재원 마련이 그룹 전체의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에 더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3월26일 카카오 제주 본사에서 열린 제3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AI 신사업과 카카오톡 중심의 성장'을 향후 경영 목표로 밝히고 있다. <카카오>카카오는 올 하반기 자체 AI 모델 '카나나'를 기반으로 한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선보이며 AI 수익화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카나나 에이전트는 이용자의 대화 속에서 선물, 예약, 상품 추천, 구매 등을 외부 서비스와 연결해주는 구조다. 하반기 외부 파트너사들과 제휴가 확대되면서 구체적 서비스 형태가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정신아 대표도 지난 7일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하반기부터는 이용자들이 톡 내 대화에서 시작해 결제까지 완료되는 에이전트를 누구나 경험할 수 있게 되는 만큼 중요한 전환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AI 신사업 확장이 이뤄지는 동안 내부 구성원들 사이의 균열은 오히려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전국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는 지난 20일 경기도 판교역 광장에서 개최한 결의대회에서 카카오 본사를 비롯해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의 파업 찬반투표가 모두 가결됐다고 밝혔다.이미 경기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의 조정 결렬로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한 계열사 4곳이 연쇄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시장의 시선은 27일 열릴 카카오 노사의 2차 조정 결과에 쏠린다.본사 역시 조합원 투표를 통해 파업을 결의해 둔 상태인 만큼, 이번 최종 조정마저 결렬될 경우 창사 이래 첫 본사 노조 파업이 현실화할 전망이다.정 대표 취임 이후 가속화한 계열사 매각 과정에서 누적된 소통 부재와 그에 따른 고용 불안이 문제로 꼽힌다. 자회사 매각과 계열사 통폐합이 빠르게 진행되는 동안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은 흔들리고, 성과 배분은 경영진에 집중되고 있다는 게 카카오 노조 측 주장이다.시장에서는 대규모 AI 투자와 조직 개편이 한창인 중요한 시점에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카카오의 AI 사업 확장을 통한 성장동력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IT 업계 관계자는 '본사 노조 파업에도 카카오톡의 핵심 서비스 마비 같은 극단적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겠지만, AI 신사업 일정에는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사법 리스크에 이어 내홍까지 장기화할 경우 네이버 등 경쟁사들과의 AI 시장 경쟁에서 불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카카오 관계자는 '노사가 조정 기한 연장에 합의한 만큼, 남은 기간 동안 원만한 합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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