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생선 섭취량 역대 최대, 식량위기 막으려면 양식업 기후대응 필요성 커져
- 전 세계 사람들이 섭취하는 생선의 양이 역대 최대 규모까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다만 생선의 주요 공급원인 양식업은 기후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는 대표적 분야로 꼽힌다. 이에 사람들이 먹는 생선의 절반이 넘는 양을 생산하는 양식업 분야에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 1인당 생선 소비량 20.7kg로 역대 최대16일(현지시각)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간한 '2026년 세계 어업 및 양식 현황' 보고서를 보면 2025년 기준 글로벌 1인당 연평균 생선 소비량은 20.7kg으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이는 1961년 당시 9.1kg과 비교하면 약 2.2배 증가한 수치다.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증가한 생선 수요를 지탱하는 것은 양식업이다. 2024년 기준 전 세계 양식업 생산량은 약 1억330만 톤으로 8490만 톤인 어획량보다 많았다.또 양식업과 어업은 약 6억 명에 달하는 인구의 생계유지 수단으로 자리잡은 것으로 나타났다.문제는 양식업이 기후 변화로 인한 수온 상승, 기상이변, 해양 산성화 등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국내 양식업 기후변화에 직격탄, 순한 시나리오에서도 30% 이상 타격양식업이 기후 변화에 취약하다는 점은 여러 국내외 연구에서 다뤄졌다.대표적으로 올해 1월 국립수산과학원이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등재한 논문을 보면 양식업은 기후변화에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전망됐다.국립수산과학원은 해당 논문을 위해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공통사회경제경로(SSP) 시나리오별 수온 변화에 따른 양식업 타격 정도를 분석했다.공통사회경제경로란 미래에 인류가 어떤 사회경제적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결합해 분석한 시나리오다.그 결과 기후변화가 가장 완화한 수준의 시나리오인 'SSP2~4.5' 시나리오만 해도 2050년까지 국내 양식업이 입을 생산 타격은 약 6899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현재 양식업 총생산액의 약 32%에 해당하는 규모다.가장 극단적 시나리오(SSP5~8.5)를 가정하면 피해 규모는 2100년 기준 1조6301억 원(총생산액의 76%)에 달해 사실상 양식업 기반 자체가 무너질 것으로 분석됐다.대표적인 양식 어종인 우럭의 주요 생산지인 경상남도, 전라남도에 피해가 집중될 것으로 예측됐다.이에 국립수산과학원은 "기후변화의 영향이 심화되고 장기적 변화를 야기할수록 점점 더 많은 지역에서 양식업이 지속불가능해지거나 심지어 불가능해질 수 있다"며 "양식 산업에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간에 맞춘 적절한 적응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구체적으로는 수온 변화에 강한 어종으로 전환, 연안 양식에서 심해 양식으로 변경, 고온에 견딜 수 있는 해조류 품종 개발 등이 필요하다고 봤다.유엔 식량농업기구는 이런 개별 국가별 정책뿐 아니라 양식업이 주요 산업인 국가 사이에 수온 데이터, 강우량 변화 등을 공유할 수 있는 통합 디지털 플랫폼 도입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해양의 변화가 한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는 만큼 각국이 공통으로 양식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물고기들이 백화된 산호초 사이를 헤엄치고 있다. <연합뉴스>◆ 기후변화에 강한 산호초 발견, 생태계 보존 노력에 실마리 나와유엔 식량농업기구는 양식업의 타격을 보완할 수 있는 어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해양 생태계 보존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봤다.특히 수온상승에 절멸 위기에 처한 산호초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애초산호초는 기후 변화에 사멸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최근 수온 상승에 강한 종이 세계 여러 곳에서 발견됐다. 이에 생태계 보존 노력을 더이상 늦출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16일(현지시각)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은 과학자들이 기후위기에도 생존할 것으로 전망되는 산호초들을 세계 각지에서 발견했다고 보도했다.산호초는 수온 상승에 특히 취약하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산호는 정상치보다 1~2도 높은 수온이 8주 이상 지속되면 공생하던 조류(광합성을 하는 단세포 생물)를 방출하는 '백화 현상'을 겪는다.백화 현상이 나타난 산호는 1~2개월 내로 수온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으면 조직이 붕괴되기 시작한다.이 때문에 학계에서는 해양 수온이 매년 높아지고 있는 점을 들어 10년 후에는 산호초가 거의 사멸해버릴 것으로 보고 있었다.산호초는 현재 전 세계 해양 생태계의 약 25%를 지탱하고 있어 사멸하면 어업과 양식업에도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이 나온다.해양 생물 종 가운데 약 4분의 1이 산호초를 서식지나 산란장, 먹이를 구하는 장소로 활용하고 있어 이 산호초가 사라지면 해양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이에 유엔 식량농업기구는 산호가 사멸하면 약 5억 명에 달하는 인구가 식량난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하지만 과학자들의 이번 조사로 호주, 인도네시아, 바하마, 쿠바 등 세계 각국 인근 해역에서 수온상승에 높은 회복력을 보인 산호초들이 발견돼 기존 예측을 뒤집었다.이번 산호초 조사를 주도한 에밀리 달링 미국 야생동물보호협회 산호보존책임자는 블룸버그를 통해 "산호초는 구제가 불가능한 생태계로 여겨져 왔으나 이번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에서 생존하고 회복할 잠재력을 가진 산호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제 우리는 이같은 산호초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중요한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로이터는 이번 연구 결과가 2030년까지 세계 해양 면적의 30%를 보호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국제해양조약의 집행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바라봤다.세계 각국이 양식업과 어업 등 산업을 지키기 위해 기후변화에 강한 산호초를 유지하려면 개별 국가 관할 밖에 있는 공해를 보호해야할 필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번 산호 공동 조사를 맡은 스테이시 주피터 세계해양보존협회 글로벌해양프로그램 총괄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현재 산호초 가운데 28%만이 보호 및 보존 지역에 속해 있다"며 "초강력 엘니뇨가 다가오는 지금 시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엘니뇨란 적도 인근 동태평양 일대 해수온도가 1991~2020년 30년 평년치보다 0.5도 이상 높아진 상태가 5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