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G7 회의'로 정상외교 데뷔, '국익 중심 실용 외교' 시험대 올라
이재명 'G7 회의'로 정상외교 데뷔, '국익 중심 실용 외교' 시험대 올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며 취임 후 첫 정상외교 무대에 오른다.대통령 취임 이후 첫 해외 방문으로 이 대통령의 외교 기조인 '국익 중심 실용 외교'가 국제 무대에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미중 갈등과 방위비 협상 등 복잡한 외교 현안 속에서 실용 외교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이 대통령은 15일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 '참관국'(옵서버)의 자격으로 참석하기 위해 현지에 도착했다. 이는 취임 11일 만으로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빠른 해외 방문이다.G7은 미국·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일본·캐나다 등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주도하는 선진 7개국의 모임이다. 매년 의장국은 주요 의제에 대한 논의를 확대하기 위해 주요 국가나 국제기구를 초청해 '확대 회담'을 열 수 있다.한국은 G7 회원국은 아니지만 올해 의장국인 캐나다의 초청으로 이번 회의에 참석하게 됐다. G7 국가들이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국면을 벗어나 새 정부가 출범한 한국을 여전히 주요 외교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이 대통령의 G7 정상회의 참석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약 반년 만에 한국 정상이 다자 외교무대에 복귀하는 것이다. 직전 다자 외교무대는 지난해 11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참석한 페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였다.이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주요국 정상과 진행될 상견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의 상황을 직접 설명하고 떨어졌던 신뢰도를 회복에 나설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또 이번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국, 일본 등 주요국 정상과 양자 정상외교를 재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대통령은 앞서 미국, 일본, 중국 정상들과 차례로 전화 통화를 하며 외교 첫발을 뗐다.특히 이번 G7 정상회의는 이 대통령이 그간 강조해 온 '국익 중심 실용 외교'의 첫 시험대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대통령이 구상해 온 실용 외교가 어떤 모습으로 외교무대에서 나타날지도 관심사다.이 대통령은 대선 기간부터 꾸준히 외교에도 '실용'을 강조해 왔다. 일각에서 '친중'이라며 비판했던 '셰셰' 발언도 실용 외교의 맥락에서 나온 것이라고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자 첫 텔레비전(TV) 토론회에서 설명한 바 있다.그는 5월18일 대선 후보 TV 토론회에서 당시 개혁신당 대선 후보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셰셰 발언은 너무 친중발언'이라는 지적에 대해 '너무 단편적인 생각'이라며 '국익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반박했다.아울러 이 대통령은 한·미 동맹과 한·미·일 3국 간 안보 협력을 근간으로 중국·러시아와도 실용 외교를 펴야 한다고 강조해왔는데 이를 시험할 첫 무대가 열린 셈이다.G7 정상회의는 서방 주요국이 주축이 된 회의체다. G7 국가는 지금까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대만 군사 위협 등에 한목소리를 내왔다.이재명대통령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지난달 열린 G7 재무장관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중국을 겨냥해 메시지를 내놨다. 이들은 중국이 대만 인근 해협에서 군사훈련을 하는 것에 대해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무력이나 강압 등 일방적 행동에 반대한다'고 밝혔다.이 대통령은 이번에도 자유주의 진영인 미국 및 서방 국가로부터 '대중 압박' 참여 요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실제로 백악관도 이와 관련해 미묘한 메시지를 냈다. 백악관은 3일(현지시각) 서면 질의 답변에서 이 대통령 당선을 두고 '한국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치렀다'면서도 '미국은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에 대한 중국의 개입과 영향력 행사에 여전히 우려하며 반대한다'고 말했다. 새 정부 출범을 축하하면서 이례적으로 한중 관계에 대한 '의심'을 드러낸 것이다.한미 정상회담의 성사 여부도 관심사 가운데 하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및 주둔 미군의 역할 변화, 방위비 분담금 재조정 문제, 국방비 인상 등 동맹국들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트럼프 대통령은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의 방점을 중국 견제에 두고 역내 주둔 미군 역할의 재조정 및 동맹국들의 방위비분담금 혹은 국방비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상호관세 부과 유예 시한(7월9일)도 임박했다.이번 회의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약식으로나마 성사된다면 이 대통령은 한미동맹 강화, 안보 협력 강화를 약속하면서 관세 협상과 관련된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소통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다만 G7 정상회의가 다자회의라는 점에서 한미 정상이 이번엔 '조우' 형식으로 잠시 대면하는 정도의 만남을 가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트럼프 대통령이 이 대통령과 진행한 첫 통화에서 미국을 방문해 달라고 요청한 것도 G7에서 본격적 양자회담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다.앞서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현지시각) 약 20분간 통화했다.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 같은 날 오후 서면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한미가 특별한 동맹으로서 자주 만나 협의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며 '한미동맹 발전을 위한 보다 심도 있는 협의를 위해 다자회의 또는 양자방문 계기 등 가급적 이른 시일 내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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