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화학 미국서 양극재 탈중국 수요에 미소, 신학철 '글로벌 리더' 지위 노려
- LG화학이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이 아닌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양극재 고객사를 넓혀가고 있다.미국 정부 정책에 따른 탈중국 수요 확대 흐름이 이어지면서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이 추진하는 양극재 외부 고객사 확대 전략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이 전날 대규모 양극재 공급을 맺은 계약 상대는 비밀유지로 인해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일본 파나소닉(미국 네바다·캔자스 공장)이 유력한 것으로 추정된다.LG화학은 이번 계약으로 2029년까지 약 3조7천억 원 규모의 양극재를 공급한다. kg당 32달러 수준인 양극재 가격을 고려하면 물량은 약 11만 톤 정도일 것으로 추산된다.파나소닉의 최종 고객사는 테슬라이며 테슬라는 최근 신차 출시와 로보택시 운행 지역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공급망에 포함된 기업들의 출하도 안정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이외에도 LG화학은 지난해 미국자동차 업체 GM(제너럴모터스)와 25조 원 규모전기차용 양극재 중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LG화학의 양극재 등을 포함한 첨단소재 부문은 2022년을 기점으로 외형 축소와 수익성 악화가 이어져 왔기 때문에 미국으로의 양극재 공급 계약은 LG화학에 호재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LG화학은 2022년 첨단소재 부문에서 매출 7조9790억 원, 영업이익 9230억 원을 기록했다.그러나 2023년과 2024년에는 매출이 각각 7조4080억 원, 6조4120억 원으로 2022년과 비교해 7.2%, 19.6%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6200억 원과 5100억 원으로 32.8%, 44.8% 줄어들며 부진한 흐름이 이어졌다.이런 흐름 속에서 LG화학 양극재 사업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늘었다.올해 3분기에도 미국 전기차 구매 보조금 종료로 고객사가 재고를 보수적으로 운영하면서 전지재료 출하량이 감소했다. 그 영향으로 첨단소재 부문은 매출 8382억 원, 영업이익 73억 원을 냈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8.2%, 94.7% 줄어든 수치다.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25~2026년에는 LG 계열사 등 내부 고객의 미국 지역 수요 부진과 유럽 생산라인 가동률 급감 영향으로 양극재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이에 신학철 부회장은 LG에너지솔루션 외에 외부 고객사 확대 전략을 바탕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LG화학은 2024년 11월 기업가치제고계획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양극재 외부 판매 비중을 40%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LG화학의 양극재 매출 가운데 90%가량을 LG에너지솔루션이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미국 정부 정책도 LG화학에 웃어준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월 '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법(OBBBA, One Big Beautiful Bill Act)'을 제정하며 생산세액공제(AMPC) 지급 조건으로 비중국산 제품 비율 강화를 내걸었다.2026년부터 중국 등 제한대상외국기업(PFE)에서 생산한 자재의 비중이 40%를 넘는 배터리를 제조한 기업에는 AMPC를 지급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신 부회장은 이에 발맞춰 지난 9월 관련 규제 대응 목적에서 일본 토요타통상과 손잡고 구미 양극재 공장(LG-HY BCM)의 지분 구조 변경을 이끌어냈다.신학철 부회장은생산세액공제(AMPC) 지급 조건으로 비중국산 제품 비율을 강화한 미국 정책에 발맞춰지난 9월일본 토요타통상과 손잡고 구미 양극재 공장(LG-HY BCM)의 지분 구조 변경 이끌어냈다. 사진은 LG화학 구미 양극재 공장의 모습. < LG화학 >이를 통해 구미 공장 지분은 LG화학 51%, 토요타통상 25%가 됐다. 중국 화유코발트는 토요타통상에 지분을 넘기고 기존 49%에서 24%로 조정됐다.이를 놓고 신 부회장은 "토요타통상의 지분 참여는 LG화학이 미국 규제에 대응해 세계 시장에서 양극재 공급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세계 최고 제품과 강력한 협력관계를 기반으로 배터리 소재 시장에서 글로벌 시장 리더 지위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이와 함께 LG화학은 미국 테네시주에 양극재 공장을 구축하며 탈중국 수요에도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LG화학은 테네시주에서 약 2조 원을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용 양극재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앞으로 수요가 확대될 경우 증설까지도 검토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LG화학 관계자는 "앞으로 고객 요구에 맞춘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와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양극재 매출과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