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앱스토어 30% 수수료 너무해, 넷마블·엔씨소프트 자체 결제로 '탈 마켓'
- 국내 게임사들이 구글·애플 앱마켓의 최대 30% 인앱결제 수수료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해 '플랫폼 자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글로벌 규제 환경 변화로 자체결제 구조가 안착할 경우 내년부터는 게임사들의 영업비용 구조가 추가로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2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자체 결제 비중을 빠르게 늘리면서 수수료 절감효과가 내년부터 본격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넷마블은 지난해부터 가장 적극적으로 자체 결제 시스템을 구축한 게임사 중 하나다.지난해 이후 출시한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 '레이븐2' 등 핵심 신작을 PC 플랫폼과 동시 출시하면서 PC 결제 비중이 크게 늘었다.이에 지급수수료 구조도 빠르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올해 3분기 기준 넷마블의 매출 대비 지급수수료 비중은 32.3%로 2023년 상반기 45.9%, 지난해 상반기 39.4%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했다.넷마블은 "2024년부터 지급수수료 비용이 줄어든 것은 앱마켓 결제 비중이 낮아진 영향이 크다"며 "대부분의 게임을 PC와 동시 출시한 결과"라고 설명했다.엔씨소프트도 최근 적극적으로 자체 런처와 자체 결제를 확대하고 있다.엔씨소프트 관계자는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 "모바일 게임에도 자체 런처를 도입해 비용을 절감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아이온2' 출시와 함께 자체 런처 결제 비중을 크게 늘렸다. 아이온2는 출시 직후 전체 매출의 약 90% 이상이 PC 런처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된다.엔씨소프트 사옥의 모습.자체 런처 결제 증가로 구글·앱스토어 매출 순위는 일시적으로 떨어지는 현상도 나타났다.출시 이후 꾸준히 앱마켓 최상위권을 유지하던 '리니지M'은 24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2위, 앱스토어 11위까지 내려왔는데, 이는 앱마켓 결제 비중이 감소한 영향으로 분석된다.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는 PC 기반 자체 결제 도입으로 2026년 약 9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 개선 효과가 가능하다"며 "일부 매출 분산과 마케팅 비용 부담이 있더라도 수익성 개선 효과는 명확하다"고 밝혔다.더블유게임즈도 유럽시장 결제 환경 변화에 따라 자체 결제를 확대 중이다.올해 3분기 자체 결제 비중은 17.6%로 지난해보다 9.4%포인트 증가했다. 최근 제3자결제 허용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북미, 유럽 지역 매출 비중이 높은 회사일수록 글로벌 플랫폼 규제 완화의 수혜가 크다는 평가다.카카오게임즈 역시 자체 결제 시스템 구축을 위한 마지막 단계를 진행 중이다. 한상우 대표는 지난 5일 컨퍼런스콜에서 "필요한 인프라는 준비 완료됐다"며 "시장 상황에 맞춰 자체 결제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최근 글로벌 플랫폼 시장에서는 애플·구글의 독과점 논란이 확산되며 수수료 인하·외부결제 허용 법안들이 잇따라 추진되는 중이다.이 같은 환경 변화가 최근 비용구조 효율화에 집중해온 국내 게임사들에게 추가적인 비용구조 개선의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업계 관계자는 "그간 게임사들의 비용 구조를 짓눌렀던 플랫폼 수수료 체계가 바뀔 수 있다"며 "특히 국내 게임사들은 모바일 중심 구조로 구글·애플 앱마켓 의존도가 높았던 만큼 수수료 절감에 따른 수익 개선 폭도 상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