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배 현대로템 영업이익 1조 찍고 3연임 '청신호', 차기 사업 키워드는 '수소' '항공방산'
- 현대로템이 올해 창사 이후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1조 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K2 전차를 앞세운 방산 부문 수익성이 크게 높아진 데다, 작년까지 적자를 면치 못했던 철도 사업 부문도 올해 흑자 전환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오는 11월 말 현대차그룹 사장단 인사 실시가 유력한 가운데, 지난 2020년 3월부터 회사를 이끈 이용배 대표이사 사장의 연임에도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이 사장은 방산·철도에 더해 수소·항공엔진을 회사의 새로운 성장 사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11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이 사장의 두 번째 사내이사 임기가 내년 3월 말 종료를 앞둔 가운데, 연임이 무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매출 5조9328억 원, 영업이익 1조685억 원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35.6%, 영업이익은 134.0% 증가한 수치로, 이용배 사장 임기 마지막 해 연간 영업이익 1조 원 시대를 열게 되는 것이다.한화증권이 예상한 회사의 올해 부문별 연간 영업이익은 방산이 1조30억 원, 철도 270억 원, 에코플랜트 180억 원 등이다.지난해와 비교해 방산은 78.2%, 에코플랜트는 5.8% 늘었다. 지난해 1232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철도 사업부문은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이 사장이 부임하기 직전인 2019년 회사의 연결기준 실적은 매출 2조4593억 원, 영업손실 2799억 원이었다. 2020년 이 사장이 선임된 후 회사는 지속적으로 경영 체질과 실적을 개선했다.수주의 양과 질적인 측면에서도 큰 진전을 이뤘다. 3분기 말 수주잔고는 29조6088억 원으로 2019년보다 231.2%가 늘었다.특히 수익성이 높은 방산 부문 수주 잔고가 10조7897억 원으로 891.9% 가량 늘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철도 부문도 해외사업을 중심으로 18조28억 원, 에코플랜트 부문이 8163억 원의 수주 실적을 거뒀다.실적 개선 요인으로 2022년 합의한 K2 전차 1000대 폴란드 수출계약이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마진율이 30% 안팎에 이르는 K2 전차 폴란드 1차 수출 물량 공급이 막바지에 이르렀는데, 단가가 더 높은 2차 수출 물량 생산을 앞당겨 4분기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더불어 철도 부문에서도 수익성을 우선으로 놓는 '선별수주'를 위한 비상경영위원회·투명수주위원회 등의 조직을 신설하면서 적자 탈출의 단초를 놓고, 한국 최초의 고속철도 수출(2024년 우즈베키스탄)이란 이정표를 세웠다.회사는 기존 K2 전차, 철도 차량 등 주력 사업에 더할 항공엔진·수소 등 신사업을 육성하고 있는데, 이 사장의 다음 임기에는 신사업 존재감이 더 부각될 전망이다.대전광역시는 지난 2024년 7월 현대로템으로부터 수소전기트램 34편성을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공개된 수소전기트램의 이미지. <대전광역시>특히 수소 사업은 현대차그룹이 계열사를 총동원해 밀고 있는 역점 사업으로 회사는 수소 철도 사업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회사는 2023년 개발을 완료한 수소전기트램의 국내 지방자치단체 도입(울산·성남·제주)과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는 한편, 2030년 완료가 목표인 수소전기동차(시속100km급)·수소전기기관차(시속160km급)·수소전기고속전철 개발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또 에코플랜트 부문의 천연가스·바이오가스로부터 수소를 생산하는 수소추출기 제조사업과, 수소충전소 구축 사업 등도 수소차 보급 증가에 따른 사업기회가 주목된다.현대로템의 수소추출기 연간 생산능력은 20대이다. 수소추출기 20대가 생산가능한 수소는 약 4700톤으로 수소차(넥쏘 기준) 85만여 대를 충전할 양이다.방산 사업에서는 고부가가치 방산물자인 항공엔진 국산화의 일환으로 초음속 비행체용 '램제트엔진', 재사용 발사체용 '메탄엔진' 등에 연구개발에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회사는 올해 국방기술진흥연구소의 35톤 급 메탄엔진 기술개발 과제를 수주했으며, 한국형 장거리 공대공 유도무기 시제품 개발 과제에서 '덕티드 램제트엔진'을, 극초음속 비행체사업 '하이코어'에서 '이중 램제트엔진'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이 사장은 1961년 생으로 전주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7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에 입사한 뒤 줄곧 현대차그룹에 몸담은 인물이다.그는 2005년 현대차 회계관리실장으로 임원을 단 뒤, 2009년 경영기획담당 전무 2011년 현대차 경영기획담당 부사장, 2012년 기획조정3실장을 거쳐 2015년 현대위아로 옮겨 기획·경영지원·재경·구매담당을 지냈다.그는 2017~2019년 현대차증권에서 생애 첫 대표이사를 지내면서도 투자금융(IB)·자기자본투자(PI) 부문을 강화해, 2019년 사상 최대 영업이익, 우발채무비율 감축 등의 성과를 내며 경영능력을 입증했다.재계 관계자는 "재임기간 실적 측면에서 흠잡을 곳이 마땅히 없다"며 "오랜 기간 회사를 이끌며 구축한 위상을 대체할 인물을 찾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