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화 약세 원인은 한국 경제 향한 '신뢰 부족' 외신 평가, "이재명 정부의 과제"
- 원화 가치가 계속 약세를 보이는 배경은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가 아직 크지 않기 때문이라는 외신 분석이 나왔다.코스피 지수가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인공지능(AI) 열풍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데다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도 한국 경제의 약점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홍콩 매체 아시아타임스는 22일 "한국 원화와 코스피 지수는 서로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며 "이는 한국이 세계 중심에 설 준비가 아직 안 되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원화 가치는 2025년 중반부터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다. 2026년 들어서는 현재까지 약 4.5% 떨어지며 아시아에서 가장 약세를 보인 화폐 가운데 하나에 포함됐다.아시아타임스는 원화 가치 흐름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반면 코스피 지수는 아시아타임스의 집계 시점 기준으로 최근 1년에 걸쳐 약 200%, 2026년 초 대비 85% 가까이 상승했다.싱크탱크 미국외교협회(CFR)의 브래드 세처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아시아타임스에 "한국이 재정 문제를 겪지 않는다는 점에서 원화 약세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전했다.그는 국민연금이 해외 자산 축적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등 한국 정부에서 원화 강세를 유도하기 위한 창의적 정책 대응에 나서야 하는 시점이라고 덧붙였다.하지만 최근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주주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목됐다.아시아타임스는 2026년 들어 외국인 투자자의 코스피 순매도 규모가 620억 달러(약 93조7천억 원)을 넘어섰다며 한국 증시가 지나치게 과열되어 있는데 따른 현상이라고 지적했다.글로벌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 주식의 절반 정도를 매도해 차익을 실현해야 한다고 권고한 씨티그룹의 최근 보고서도 근거로 제시됐다.씨티그룹은 한국 증시가 급격한 조정이나 강세장 종료를 겪기는 이른 시점으로 보이지만 미국 증시와 비교하면 상당한 과매수 상태에 놓여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이 이어지면 자연히 원화 수요 감소에 따른 가치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아시아타임스는 인공지능 산업 전반에 투자자들의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는 점과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위기로 한국이 특히 큰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도 원화 환율 상승의 원인으로 꼽았다.한국 경제와 증시를 바라보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선에 부정적 요인이 존재한다는 것이다.아시아타임스는 "이란 전쟁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길어질수록 한국의 2026년 경제 전망이 더욱 흔들리고 인공지능 산업 중심의 경제도 취약성도 커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원유 및 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도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을 자극할 수밖에 없어 한국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아시아타임스는 이재명 정부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도 환율 방어에 중요한 과제로 지목했다.한국 증시가 다른 국가와 비교해 장기간 저평가된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을 방지하지 못하고 결국 원화 가치를 방어하는 일도 어려워지기 때문이다.아시아타임스는 한국이 오래 전부터 외환위기 사태와 리먼 쇼크를 비롯한 경제 충격을 성공적으로 극복하며 역량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하지만 한국 경제가 방어력을 인정받은 반면 공격적 성장 전략에는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2026년 하반기부터는 두 가지 역량을 모두 보여줘야 한다고 진단했다.결국 아시아타임스는 이재명 정부가 재벌 중심의 경제 구조에서 벗어나려는 정책적 노력을 통해 국가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권고했다.연구개발 활성화 및 기업들이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문화 조성을 통해 한국이 인공지능 산업 발전에 올라타는 것을 넘어 이를 주도해야 한다는 관측도 내놨다.이를 통해 한국이 기술 혁신 역량을 잃지 않았다는 점을 전 세계에 입증해야 글로벌 시장의 중심에 본격적으로 자리잡으며 전 세계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아시아타임스는 "이재명 정부 임기에 들어 코스피 지수는 모든 사람의 예상을 뛰어넘는 상승세를 보였다"며 "하지만 원화 약세는 한국 경제에 아직 더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