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GM·포드 ESS 진출'에 협력 구조 후퇴, 미국 시장서 각자도생 나선다
K배터리 'GM·포드 ESS 진출'에 협력 구조 후퇴, 미국 시장서 각자도생 나선다
미국 완성차 기업 GM과 포드가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진출을 결정하며 각각 미국 스타트업과 중국 업체와 손잡았다. 이에 기존 전기차용 배터리 협업사였던 K배터리의 협력 구조가 후퇴하는 모양새다.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및 삼성SDI 등 K배터리 3사도 미국 ESS 시장에서 기회를 노리고 있어 전기차용 배터리와는 달리 각자도생의 경쟁 양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GM 포드 전기차 수요 둔화에 ESS로 눈 돌려, K배터리와 전기차 동맹 분위기 퇴색10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GM은 ESS용 나트륨 배터리 개발을 공식화하며 협업사로 미국 스타트업 피크에너지를 지목했다.GM은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에 진출하며 LG에너지솔루션과 손을 맞잡았으나 ESS 분야에선 다른 양상이 펼쳐진 셈이다.GM은 2019년 12월5일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 LG화학과 '얼티엄셀즈'라는 미국 합작법인을 세우고 오하이오주와 테네시주 등에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설비를 지었다.로이터 보도를 보면 GM은 테네시주의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공장에서 이달부터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도 앞두고 있다.그러나 차세대 ESS용 나트륨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이 아닌 다른 기업과 손을 잡았다.나트륨 배터리는 배터리 양극재의 핵심 소재인 리튬을 매장량이 풍부한 나트륨으로 대체한 제품으로 원가 면에서 경쟁력을 가지는 것으로 평가된다.나트륨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리튬 배터리보다 낮아 전기차용으로는 적합성이 떨어진다. 대신 넓은 부지에 설치해 무게와 크기를 개의치 않는 ESS용으로는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GM와 함께 미국 양대 자동차기업인 포드도 지난 5월12일 ESS용 배터리 자회사인 '포드에너지'를 설립하고 시장에 뛰어든다고 발표했다.중국 CATL로부터 받은 기술 라이선스에 기반해 미시간주 마샬에 짓고 있는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를 제조할 계획을 세웠다.포드는 지난해 12월11일 전기차용 배터리에서 협업했던 SK온과의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청산한다고 발표했다.전기차 시장이 막 열리던 당시 구축했던 GM-LG에너지솔루션, 포드-SK온의 협력 구조가 ESS 시장에서는 느슨해지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및 SK온의 북미 ESS용 배터리 생산 능력 목표치. <그래픽 챗GPT로 제작>◆ AI 데이터센터발 ESS 시장 급성장, 완성차도 배터리 기업도 새 먹거리 경쟁미국 배터리 시장의 성장축은 전기차에서 ESS로 이동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ESS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핵심 설비로 부상한 데다 트럼프 정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폐지 정책까지 맞물렸기 때문이다.트럼프 정부는 지난해 9월부로 전기차 1대당 최대 7500달러(약 1144만 원)까지 지급했던 구매 보조금을 철회했다.에너지전문매체 벤치마크미네랄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이 회사의 앤디 밀러 CEO는 9일 워싱턴D.C.에서 열린 에너지 산업 박람회에서 "올해 1분기 미국 신규 ESS 설치 규모는 10GWh에 육박했다"며 "ESS는 에너지 안보에 핵심 설비로 자리잡았다"고 평가했다.이런 분위기를 타고 스타트업까지 미국 ESS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가정용 배터리 시스템을 개발하는 베이스파워는 지난해 10월 10억 달러(약 1조5천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ESS 업체 루나에너지 또한 지난 2월4일 2억3200만 달러(약 3500억 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이와 관련해 IT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자동차 제조사는 물론 스타트업도 미국 ESS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데이터센터 수요가 빠르게 증가해 ESS용 배터리의 공급이 부족할 가능성도 나온다.밀러 CEO는 "북미 지역의 배터리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상당한 공급 부족이 발생할 것이다"고 내다봤다.LG에너지솔루션의 ESS 시설 조감도. < LG에너지솔루션 >◆ 중국산 의존도 낮추는 미국 ESS 시장, K배터리에도 기회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및 삼성SDI 등 K배터리 3사도 이러한 흐름을 타고 미국 ESS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그러나 포드와 GM이 각각 중국과 미국 업체를 협업사로 낙점해 각자도생 상황에 처한 것으로 분석된다.다만 K배터리 3사는 모두 미국 내 배터리 생산 거점을 갖추고 있어 현지 시장에서 영향력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6월1일 미국 미시간주 단독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의 대규모 양산에 돌입했다고 발표했다.SK온과 삼성SDI 또한 각각 현지 공장에서 전기차용 배터리 일부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조사업체 S&P글로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국 제조사는 북미 시장에서 배터리셀의 45%, 양극 활물질의 57%를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비록 GM과 포드 등과 전기차 배터리에서 협업 구조는 약화했지만 ESS 시장 확대와 미국 정부의 대중국 규제 강화로 오히려 생산 기반을 바탕으로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할 가능성은 충분한 것으로 분석된다.특히 중국산 ESS 설비가 미국에서 정책적으로 배제된다는 점은 K배터리에 기회로 꼽힌다.에너지 전문매체 PV매거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가 지난 8일 업데이트한 '중국 군수기업' 목록에는 CATL과 이브에너지 등 중국의 ESS 업체 다수가 포함됐다.국방부의 이번 조치로 내년부터 해당 기업은 국방부와 공급 계약이 금지된다.미국 ESS 시장은 그동안 가격 경쟁력이 높은 중국산 배터리 비중이 70% 안팎에 이를 정도였는데 현지에 생산 거점을 둔 K배터리 3사에 기회가 열리는 셈이다.결국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가 데이터센터와 전력회사, 발전사업자 등을 상대로 ESS 수주를 확대할지 주목된다.뉴욕타임스는 최근 보도에서 '포드 같은 미국 자동차업체는 ESS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나 SK온 같은 노련한 배터리 경쟁 업체와 맞서야 한다"고 짚었다.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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