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마을광장에서 디지털 거실로'.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사생활 보호에 초점을 둔 플랫폼의 개편을 통해 페이스북 이용자들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까?
 
주커버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광장'에서 '거실'로 바꾼다

▲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마크 주커버그 최고경영자는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F8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프라이버시(사생활 보호)’를 페이스북의 새로운 화두로 내걸고 페이스북을 프라이버시 중심의 소셜 플랫폼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잇따른 사용자 개인정보 유출사건으로 비판받아 왔는데 ‘위기’를 ‘기회’로 삼아 다시 한 번 도약을 꾀하기 위한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주커버그 최고경영자는 “지난 15년 동안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많은 사람들이 한 번에 소통할 수 있는 디지털 마을광장으로 만들어왔다”며 “이제 우리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이용자들 각 개인이 원하는 사람들과 원하는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는 디지털 거실로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페이스북을 통해 이용자들이 메시지와 콘텐츠를 주고받는 것에서부터 결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보안이 강화된 환경에서 개인적으로 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놓은 셈이다.

이를 위해 페이스북 메신저와 왓츠앱에 엔드투엔드 암호화(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을 암호화하는 것) 기술을 기본적으로 적용해 모든 종류의 개인적 교류가 가능한 플랫폼으로 만들어 나간다. 인스타그램에는 상품을 안전하게 구매할 수 있는 새로운 기능을 추가했다.

올해 안에 영상통화 등 이용자들의 모든 소통을 암호화해 보안을 강화한 PC용 메신저를 내놓을 계획도 밝혔다.

회사의 운영방식에도 변화를 준다.

개인정보 보호 등 사회적 이슈를 놓고 전문가와 상의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최선의 길을 찾고 개발자가 도구를 올바르게 사용하는지 확인하는 데 더욱 적극적으로 나선다.

암호화 기술을 비롯해 보안과 관련된 기술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도 힘을 쏟는다.

다만 페이스북이 불명예를 씻고 플랫폼의 신뢰를 회복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으로 변화를 시도하는 페이스북을 두고 기대보다는 냉소적 시각이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반복되고 있는 페이스북이 과연 안전한 플랫폼을 만들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주커버그 최고경영자도 페이스북의 개편작업에 앞서 “많은 사람들이 페이스북이 개인정보 보호에 중점을 둔 플랫폼을 만들 수 있을지, 또 그것을 원하기는 할지에 의문을 품는 것을 이해한다”고 말했을 정도다.

그러나 그는 “우리는 사적 메시지와 이야기를 포함해 사람들이 정말로 원하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보여줬다”며 새로운 페이스북을 향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페이스북은 3월31일 기준으로 월간 활성이용자 수(MAU)가 23억8천만 명에 이른다. 이는 1년 전보다 8%가량 늘어난 것으로 개인정보 유출사고를 딛고 거둔 성과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왓츠앱, 페이스북 메신저 등 페이스북의 패밀리앱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사람들까지 합산하면 매월 세계에서 약 27억 명이 페이스북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