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키움증권이 주식시장 활성화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지만 주력 사업인 위탁매매시장 점유율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증시 호황기 리테일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발행어음과 퇴직어음 등 신규사업을 육성해야 하는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장의 과제가 더욱 무거워졌다.
| ▲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위탁매매 시장 점유율 하락세를 발행어음과 퇴직연금 사업 확대로 보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
30일 키움증권은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6212억 원, 순이익 4774억 원을 냈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보다 각각 90.9%와 102.6% 증가했다.
증시 활황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로 위탁매매 수익이 확대되며 호실적을 이끌었다.
다만 이번 키움증권의 실적 개선을 놓고 증시 활황에 따른 시장 환경 영향이 크다는 평가도 나온다. 키움증권이 강점을 지닌 리테일 부문 지배력이 약화하는 흐름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의 국내주식 리테일 시장점유율은 △2025년 1분기 29.7% △2025년 2분기 29.4% △2025년 3분기 27.0% △2025년 4분기 26.5%에서 이번 1분기 25.7%까지 낮아졌다.
키움증권의 텃밭으로 여겨졌던 코스닥 시장의 거래 비중이 줄고 대형주 중심으로 장세가 옮겨가며 기관의 영향력이 커진 영향이다.
키움증권은 전통적으로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 시장에서 강점을 보였지만 코스닥 거래 비중 축소와 함께 시장 지배력도 약화된 것이다.
키움증권은 이날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코스닥 거래비중이 23%로 역대 최저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향후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실효성을 거두면 점유율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단기적으로 점유율 하락 흐름을 반전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형 증권사들도 점유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토스증권 등 핀테크 기반 증권사들도 빠르게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키움증권도 콘퍼런스콜에서 브로커리지 경쟁 강도가 강해졌지만 수수료 경쟁에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커뮤니티와 사용자 편의성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무리한 경쟁에 뛰어들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 ▲ 엄주성 사장은 새롭게 진출한 발행어음과 퇴직연금 사업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
엄주성 사장은 새롭게 진출한 발행어음과 퇴직연금 사업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발행어음 인가를 획득한 이후 발행어음을 통해 수신 기반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1년 이내 만기로 발행하는 단기 금융상품으로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초대형 IB로 지정된 일부 증권사만 발행할 수 있다.
키움증권 1분기 고객 운용자산(AUM)은 21조8천억 원으로, 2025년 1분기(15조2천억 원) 보다 약 43% 늘었다. 지난해 말 인가를 획득한 발행어음이 1조2천억 원 규모로 신규 편입된 영향이다.
운용 자산이 늘면서 운용수익도 지난해 1분기 980억 원에서 올해 1분기 1557억 원으로 60% 가까이 늘었다.
키움증권은 현재 1조6천억 원 수준인 발행어음 잔고를 연말까지 3조 원으로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키움증권은 콘퍼런스콜에서 발행어음 사업을 두고 "고정비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에 첫 해부터 이익 창출이 가능하다"며 "단기 목표 마진은 1%포인트 수준이고 잔고가 늘수록 듀레이션(만기)이 긴 상품을 담을 수 있기 때문에 목표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발행어음 잔고 규모가 늘면 더 높은 수익률의 장기 자산을 담을 수 있어 마진을 더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퇴직연금도
엄주성 사장이 힘을 주는 사업으로 꼽힌다.
키움증권은 6월 개인형퇴직연금(IRP), 확정기여형(DC),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 전 사업에도 새롭게 진출한다.
퇴직연금 사업은 증권사 수익 구조 안정화 측면에서 중요성이 크다. 키움증권의 주력인 브로커리지 사업은 증시 거래대금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반면, 퇴직연금은 고객 잔고를 기반으로 관리 및 거래 수수료를 확보할 수 있어 안정적 수익원으로 평가된다.
엄 사장이 올해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가며 신규 사업인 발행어음과 퇴직연금에서 존재감을 드러낸다면 그만큼 연임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엄 사장은 1968년생으로 연세대학교에서 응용통계학을 전공하고 1993년 대우증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2007년 키움증권에 합류해 투자운용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거쳐 2024년 1월 키움증권 대표에 올랐다.
취임 첫 해인 2024년 실적을 크게 개선하며 2021년 이후 3년 만에 키움증권의 영업이익 1조 시대를 다시 열었고 지난해에는 키움증권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3년 임기를 받아 내년 3월 임기가 끝난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