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허용도 태웅 부산상공회의소 신임 회장(태웅 회장)이 2018년 3월21일 취임사를 하고 있다. <부산상공회의소> |
△2026년 1분기 수익성 개선, 2025년 부진 딛고 반등 신호
태웅은 2026년 1분기 수익성과 수출 실적이 개선되며 실적 회복 조짐을 나타냈다.
2026년 1분기 태웅은 매출 883억 원, 영업이익 28억 원, 순이익 42억 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1% 증가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96.1%, 183.0% 늘었다.
제품 매출 기준 수출은 463억 원으로 전년 동기 336억 원보다 증가하며 내수 매출 386억 원을 넘어섰다. 지역별로는 미주 매출이 108억 원에서 172억 원으로, 유럽 매출이 82억 원에서 131억 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은 2025년 수익성 둔화 이후 나타난 긍정적 신호로 읽힌다.
태웅은 2025년 매출 3497억 원, 영업이익 50억 원, 순이익 54억 원을 냈다. 2024년과 비교해 매출은 9.5%, 영업이익은 78.0%, 순이익은 78.1% 감소했다.
생산설비 강화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가 매출액과 이익 감소를 가져왔다.
매출 총이익률도 2024년 13.3%에서 2025년 10.1%로 하락했다. 매출 감소와 원가 부담 확대가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사업별 매출을 보면 풍력설비 부문이 1718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49.1%를 차지하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조선·선박엔진 629억 원(18.0%), 산업플랜트 524억 원(15.0%), 산업기계 384억 원(11.0%), 발전 부문 119억 원(3.4%) 순으로 매출 비중이 높다.
지역별 매출은 국내 1748억 원, 유럽 734억 원, 아시아 594억 원, 미주 419억 원 순으로 내수 비중은 52.4%, 수출 비중은 47.6%였다.
2025년 말 기준 유동비율은 195%, 부채비율은 32.9%, 자기자본비율은 75.2%다.
다만 차입금 구조에는 변화가 나타났다. 단기차입금은 250억 원에서 780억 원으로 증가한 반면 장기차입금은 650억 원에서 100억 원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총 차입금 규모는 900억 원에서 880억 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장기 시설자금 중심에서 단기 운영자금 중심으로 차입 구조가 재편됐다.
△체코 원전 캐스크 공급, 동유럽 원전시장 진출
태웅은 체코 원전용 사용후핵연료 저장·운반용기(캐스크) 공급을 계기로 동유럽 원전 시장 진출에 나섰다.
태웅은 2026년 4월 부산국제원자력산업전에서 체코 국영 원전기업 스코다JS와 체코 원전사업 공급 파트너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태웅은 2027년부터 캐스크 공급 물량을 기존 2기에서 5기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앞서 태웅은 2026년 3월5일 스코다JS로부터 체코 테믈린 원전과 두코바니 원전에 사용되는 고정용 캐스크 2기 단조품 공급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번 계약은 원전용 보디셸(Body Shell)과 리드(Lid)를 포함한 캐스크용 단조품 전반(풀세트)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태웅은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체코 원전에 사용되는 사용후핵연료 저장용 캐스크 소재를 공급하게 됐다.
캐스크는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하거나 운반하는 용기다. 태웅은 이번 수주를 통해 저장용 캐스크 공급 첫 실적을 확보했다.
스코다JS는 체코 테믈린 원전과 두코바니 원전 4기에 연간 10기의 캐스크를 공급하고 있다. 태웅은 이번 협력을 계기로 체코를 비롯한 동유럽 원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태웅은 북미 시장에서도 원전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원전기업 홀텍 인터내셔널(Holtec International)에 캐스크 단조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일본 후쿠시마 원전 해체 프로젝트 입찰에도 참여했다.
△해상풍력 플랜지 수주 확대
허용도는 최근 해상풍력 부품 사업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태웅은 2025년 9월 영국 노퍽 뱅가드 웨스트(Norfolk Vanguard West) 해상풍력단지의 하부구조물 플랜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공급 물량은 풍력발전기 92기 분량으로, 2026년 11월까지 순차적으로 납품키로 했다.
노퍽 프로젝트는 영국 동부 노퍽 해안에 조성되는 대규모 해상풍력단지다. 뱅가드 웨스트·뱅가드 이스트·보리아스 등 3개 단지로 구성되며 총 발전용량은 4.2GW에 이른다.
태웅이 공급하는 플랜지는 풍력발전기 타워와 하부구조물, 타워와 터빈 등을 연결하는 대형 이음 부품이다. 특히 해상풍력용 플랜지는 육상풍력보다 크기가 크고 해상 환경에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이 요구돼 진입장벽이 높은 제품으로 여겨진다.
태웅은 앞서 2025년 7월 국내 구조물 전문기업과 해상풍력 플랜지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국내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태웅은 풍력발전 부품 사업 초기에는 육상과 해상을 모두 겨냥했지만 최근에는 해상풍력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다시 짰다. 육상풍력 시장은 중국 업체들의 진출로 경쟁이 치열해진 반면, 해상풍력은 대형 부품 생산 능력이 요구돼 진입장벽이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태웅은 해상풍력용 플랜지를 미국 GE, 독일 지멘스가메사(Siemens Gamesa), 덴마크 베스타스(Vestas) 등에 공급한 바 있다.
설비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태웅은 약 450억 원을 투자해 2024년 독일 설비업체와 계약을 맺고 기존 9500파이(Ø) 링 롤링 밀을 1만1천파이(Ø)로 확대하는 작업에 착수했고 2025년 말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풍력발전기 대형화에 따라 플랜지 역시 대형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한 투자다. 해당 설비는 SMR 원자로 용기와 캐스크 등에 사용되는 대형 원통형 단조품 생산에도 활용된다.
태웅은 국내에서 14~15메가와트(MW)급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플랜지를 생산할 수 있는 업체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정부의 해상풍력 확대 정책과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 성장에 맞춰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SMR 부품 공급, 차세대 원전 시장 진출
태웅은 소형모듈원자로(SMR)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SMR은 공장에서 주요 설비를 모듈 형태로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차세대 원전이다. 기존 대형 원전에 비해 건설 기간이 짧고 초기 투자 부담이 낮아 차세대 전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태웅은 2025년 2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달링턴(Darlington) 부지에 건설되는 300MW급 SMR 프로젝트용 단조 부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같은 해 7월 추가 물량을 수주하며 공급 범위를 확대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캐나다 전력공기업 온타리오파워제너레이션(OPG)이 추진하는 사업으로, 세계 최초 상업용 SMR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다. 태웅이 공급한 부품은 SMR 주 기기에 사용되는 대형 단조품으로, 원자로 압력용기 계통에 적용되는 핵심 소재다.
이번 캐나다 프로젝트는 태웅의 첫 SMR 관련 공급 실적으로 평가됐다. 태웅은 이를 기반으로 후속 호기 수주와 주기기 공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원전 업계에서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과 탄소중립 정책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로 SMR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태웅은 캐스크와 함께 SMR을 원전 사업의 핵심 성장 분야로 육성하고 있다.
△1만1500파이 링 롤링 밀 도입
태웅은 1만1500파이(Ø) 링 롤링 밀을 도입해 초대형 단조 설비 경쟁력을 강화했다.
2025년 12월 태웅은 1만1500파이 링 롤링 밀(Ring Rolling Mill)의 시험생산 단계인 핫런 테스트(Hot-Run Test)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핫런 테스트는 실제 생산 조건에서 설비의 안정성과 생산능력을 최종 점검하는 상업 가동 직전 단계다.
태웅은 약 450억 원을 투입해 기존 9500파이급 설비를 1만1500파이급으로 품질 향상시켰다. 이를 통해 해상풍력용 플랜지뿐 아니라 대형 쉘(Shell) 형태 제품까지 생산 범위를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생산 가능 중량도 기존 40톤에서 100톤으로 늘었으며, 생산량은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됐다. 재가열 공정도 기존 3~4회에서 1회로 줄여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링 롤링 밀은 단조된 금속 소재를 회전시키며 압연해 대형 원형 단조품을 생산하는 설비다. 풍력발전 플랜지와 베어링 링, 원전용 단조품 등 대구경 제품 생산에 활용된다.
태웅의 대형 단조 경쟁력은 링 롤링 밀뿐 아니라 초대형 단조프레스와 매니퓰레이터 등 핵심 설비를 기반으로 한다.
태웅은 1만5천 톤, 8천 톤, 5천 톤급 단조프레스를 운영하고 있다. 단조프레스는 고온으로 가열된 금속 소재에 강한 압력을 가해 원하는 형상으로 성형하는 설비로, 조선·풍력·원전 분야의 대형 단조품 생산에 활용된다.
단조 공정에는 400톤급과 125톤급 매니퓰레이터도 투입된다. 매니퓰레이터는 수십~수백 톤에 이르는 고온의 소재를 이동·회전시키며 단조 작업을 보조하는 장비로, 자유형 단조의 정밀성과 생산성을 좌우하는 핵심 설비다.
태웅은 2017년 준공한 제강공장을 통해 원소재 생산부터 단조까지 일관 생산 체제를 구축한 바 있다.
제강공장에는 120톤 급 전기로(Electric Arc Furnace)를 비롯해 정련로, 진공탈가스장치, 연속주조 설비 등을 갖췄고 연간 70만 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한 잉곳(Ingot)과 라운드블룸(Round Bloom)은 태웅의 단조 공정에 투입돼 풍력, 조선, 원전, 산업기계용 단조품으로 가공된다.
△가스터빈·조선·플랜트 사업 다각화
태웅은 SMR과 해상풍력 외에도 가스터빈, 조선, 플랜트(석유·가스 시추) 분야에서 단조 부품 공급을 확대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태웅은 2025년 5월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계열사인 미쓰비시중공업 컴프레셔(MCO)와 연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태웅은 2014년부터 MCO에 가스터빈용 컴프레셔 부품을 공급해 왔으며, 이번 계약을 계기로 가스터빈 핵심 부품 공급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태웅은 국내에서도 발전용 가스터빈 핵심 부품 국산화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지원 과제를 통해 복합발전용 가스터빈 압축기용 대형 단조부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발전용 가스터빈뿐 아니라 향후 항공용 가스터빈 시장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조선 부문에서는 프로펠러 샤프트(Propeller Shaft), 러더스톡(Rudder Stock), 선박 엔진 부품, 선미재 등을 생산한다. 2023년에는 삼성중공업과 LNG선용 선미재 공급을 위한 350억 원 규모의 3년 장기계약을 체결하는 등 국내 조선사와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플랜트 부문의 경우엔 심해 시추(Subsea) 및 화공플랜트용 단조품을 공급한다. 튜브시트(Tube Sheet), 채널커버(Channel Cover), 킬른타이어(Kiln Tire) 등이 대표 제품이다. 태웅은 고압·고온 환경을 견뎌야 하는 심해 시추용 설비에 필요한 고강도 단조품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관련 시장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태웅은 전통적으로 조선·플랜트·발전 산업에 공급해 온 단조 기술력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SMR과 해상풍력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며 에너지·산업용 핵심 단조 부품 공급사로 사업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장남 허욱 중심 지배구조 구축, 승계 기반 마련
태웅은 창업자인 허용도를 정점으로 한 오너 일가 중심의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허용도가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룹 지배구조의 무게중심은 점차 장남 허욱 사장에게 이동하고 있다. 승계구도 구축에 들어간 것이다.
2026년 1분기 말 기준 허용도는 태웅 지분 19.89%(398만27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 54.53%로 허용도는 태웅을 지배하고 있다.
다만 과거와 달리 지배구조의 중심에는 장남 허욱 사장이 있다. 허 사장은 2021년 3월 사내이사로 선임돼 장희상 대표이사와 태웅을 이끌고 함께 이끌고 있다.
허욱 사장은 개인 지분이 8만 주(0.40%)에 불과하지만 태웅 지분 16.96%를 보유한 지엠에스(GMS)의 최대주주(78.11%)다. 지엠에스를 통해 태웅의 2대 주주 지위로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
허 사장은 에프에스엠(FSM)의 지분 100%도 보유하고 있다. 허 사장의 개인회사 에프에스엠은 태웅에스엔티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 태웅에스엔티는 태웅의 철강 반제품 가공 및 판매를 담당하는 핵심 관계사다.
태웅의 지배구조는 과거 지주회사 체제 개편 과정을 거쳐 형성됐다. 허용도는 2015년 태웅홀딩스를 설립해 태웅 지분을 집중시키며 지주회사 체제를 구축했다.
하지만 2017년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지주회사 자산 요건이 1천억 원에서 5천억 원으로 높아지며 구조 개편에 나섰다. 태웅홀딩스는 2019년 보유하던 태웅 지분 53.75% 전량을 태웅에스엔티와 태상에 매각하고 지주회사 제외를 신청했다.
이 과정에서 허 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던 태웅에스엔티와 차남 허완씨가 이사로 경영에 관여하며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는 태상이 태웅의 주요 주주로 부상했다.
이후 태웅홀딩스는 2021년 태상에 흡수합병됐다.
2024년에는 태웅에스엔티가 투자부문을 인적분할해 지엠에스를 설립했고, 기존에 보유하던 태웅 지분 16.96%를 지엠에스로 이전했다.
이로써 ‘허욱→지엠에스→태웅’과 ‘허욱→에프에스엠→태웅에스엔티’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완성됐다. 허욱은 태웅 사장으로 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동시에 핵심 관계사를 통해 상당한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
차남 허완씨는 태상을 중심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태상은 태웅 지분 15.89%를 보유하고 있으며, 태웅홀딩스를 흡수합병한 뒤 그룹 내 핵심 관계사로 자리 잡았다. 태상은 단조 제품 가공·판매를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으며, 허완씨는 임원(이사)으로 재직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에 시가총액 1위까지, 풍력 호황 타고 급성장
태웅은 2001년 11월8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태웅은 상장에 앞서 2000년 코스닥 등록예비심사를 통과했으나 녹산공장 건설과 당시 코스닥시장 침체를 이유로 상장을 한 차례 연기했다. 이후 시장 여건이 개선되면서 상장을 재추진해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공모가는 1만8천 원으로 결정됐다. 일반투자자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공모 청약에는 3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태웅은 공모를 통해 85억 원 가량을 조달했으며 확보한 자금은 차입금 상환과 운영자금 등에 활용했다.
상장 이후 태웅은 조선업과 풍력발전 산업 성장의 수혜를 받으며 고성장 국면에 진입했다. 특히 풍력발전용 단조부품 사업이 확대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태웅은 2007년 6월15일 부산·울산·경남 지역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 원을 돌파했다. 같은 해 10월30일에는 종가 12만7천 원을 기록하며 시가총액이 처음으로 2조 원을 넘어섰다.
풍력산업 성장 기대감이 높아지던 시기, 해외 자본시장에도 진출했다. 태웅은 2008년 2월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에 주식예탁증서(DR)를 상장했다. 당시 원주 82만2천 주를 기초자산으로 411만 DR을 발행했으며 상장 규모는 약 694억 원이었다.
DR은 국내 상장 주식을 해외 금융기관에 예탁한 뒤 이를 기반으로 해외 거래소에서 발행하는 증권이다.
같은 해 태웅은 코스닥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2008년 12월4일 시가총액 1조2308억 원을 기록하며 SK브로드밴드를 제치고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2001년 상장 이후 7년 만이었다.
당시 시장에서는 태웅이 세계 최대 풍력발전용 단조품 기업 가운데 하나로 성장한 점과 조선·풍력 산업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구축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허용도도 주가 상승의 수혜를 입었다. 2009년 1월 허용도는 보유주식 평가액 약 6500억 원으로 코스닥 주식부호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와 풍력산업 성장세 둔화, 조선업 침체 등이 겹치면서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
해외 상장의 실효성도 줄어들었다. 태웅은 2012년 5월 런던증권거래소 DR 상장폐지를 결정했고 같은 해 7월 DR 전량을 원주로 전환하며 런던 시장에서 철수했다.
이후 태웅은 실적 부진과 업황 침체를 겪는 과정에서 2021년 상장 유지 위기를 맞기도 했다. 감사의견 문제로 주식 매매거래가 정지됐으나 이후 개선 절차를 거쳐 2022년 4월 주식 거래가 재개됐다.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맡아 지역 현안 추진
허용도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제23대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아 지역경제 활성화와 주요 현안 사업 추진에 힘썼다.
재임 당시 조선·자동차·철강 등 부산의 주력 제조업 경쟁력 회복과 항공산업 등 신성장산업 육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또한 가덕도신공항 건설,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북항 재개발 등 지역 핵심 사업의 추진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부산상공회의소 내 정책자문단을 출범시켜 산업·물류·금융·관광 등 주요 분야의 정책 연구 기능을 강화했으며, 2020년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중소기업 지원과 세제·규제 완화 등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요청하기도 했다.
부산 문화 인프라 확충에도 관심을 보였다. 재임 기간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 사업에 1천억 원 규모의 민간투자 유치를 이끌어내며 사업 추진 기반을 마련했다.
허용도는 2021년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가덕도신공항 추진 관련 단체에 참여하며 지역 현안에 대한 관심을 이어갔다.
△교사에서 세계 최대 자유형 단조기업 창업주로
허용도는 초등학교 교사에서 출발해 국내 단조업계를 대표하는 경영자 중 한 명이 됐다.
진주교육대학교를 졸업한 뒤 통영과 김해 등지에서 약 5년 동안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했다. 교직 생활 중 동아대학교에 편입해 경제학을 공부하며 중등교사(중고교 교원)로의 진로를 준비했다. 인척의 권유로 단조업계에 발을 들이며 완전히 인생의 방향을 틀게 됐다.
단조는 고온으로 가열한 금속에 압력을 가해 원하는 형상을 만드는 금속 가공 방식이다.
허용도는 대동단조에 들어가 7년 동안 영업 업무를 통해 현장 경험을 쌓고, 1981년 부산 삼락동에서 자본금 5천만 원을 쥔 채 ‘태웅단조공업사’를 설립했다. 사명은 ‘밝게 빛난다’라는 의미의 한자어를 가져와 지었다.
창업 초기 태웅은 다른 업체의 재하청을 받아 소형 단조품을 생산하는 영세 사업장이었다. 하지만 허용도는 완제품보다 주문형 생산이 가능한 자유형 단조품 시장에 주목했다. 재고 부담이 적고 당시 경쟁이 치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첫 전환점은 1984년 링(Ring) 단조 설비 도입이었다. 이어 1991년 부산 다대동으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중·대형 단조품 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당시 자본금 규모를 훨씬 웃도는 20억 원을 투자해 국내 최초로 3000파이(Ø) 링 롤링 밀(Ring Rolling Mill)을 도입했다.
링 롤링 밀은 단조한 금속 소재를 회전시키며 압연해 대형 원형 부품을 생산하는 설비로, 이후 태웅이 풍력·조선·플랜트용 대형 단조품 시장에 진출하는 기반이 됐다.
설비 도입 직후 일본 도시바로부터 첫 수출 주문을 따내며 투자금을 회수했다. 이후 조선·발전·산업기계용 단조품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갔다.
1990년대에는 일본 업체들의 덤핑 공세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최신 설비를 기반으로 생산 경쟁력을 앞세워 생존했고, 오히려 대형 단조 시장에서 기술 우위를 확보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2001년 코스닥 상장과 부산 녹산공장 준공은 도약의 계기가 됐다. 허용도는 당시 성장 가능성이 높아지던 신재생에너지 시장을 눈여겨봤다. 풍력발전 산업을 차세대 먹거리로 정하고 관련 부품 개발에 집중했다.
태웅은 2003년 국내 최초로 풍력발전용 메인샤프트를 개발했고, 미국 GE와 덴마크 베스타스, 독일 지멘스 등 글로벌 풍력 기업들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풍력 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설비 투자도 공격적으로 진행했다. 2008년 세계 최대 규모 수준인 1만5천 톤급 자유형 단조 프레스를 구축하며 초대형 단조품 생산 역량을 확보했다.
2010년대 들어서는 원재료부터 단조, 가공까지 아우르는 수직계열화에 나섰다. 철강재 비용이 제조원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에 착안해 자체 제강 능력 확보를 추진했고, 2016년 부산 화전산업단지에 제강공장을 준공했다.
이를 통해 잉곳(Ingot)과 라운드블룸(Round Bloom) 등 단조용 원소재를 직접 생산하는 일괄 생산 체계를 구축했다.
△태웅이 걸어온 길
1981년 부산 삼락동에 태웅단조공업사를 설립했다.
1989년 사명을 태웅으로 변경했다.
1991년 3000파이(Ø) 링 롤링 밀(단조기계)을 도입했다.
2001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부산 송정동에 녹산공장을 준공했다.
2004년 9500파이(Ø) 링 롤링 밀과 8천 톤 단조 프레스를 설치했다.
2008년 1만5천 톤t 단조 프레스를 설치했다.
2009년 태상을 법인 분리했다.
2016년 부산 화전산업단지에 제강공장을 준공했다.
2017년 세계 최초로 직경 1000mm 라운드블룸 생산에 성공했다.
2025년 1만1500파이(Ø) 링 롤링 밀을 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