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안팎을 한동안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끝났다. 기존의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
이전 네 번의 주총과 마찬가지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겼고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졌다. 예견됐던 결과다.
주총이 싱겁게 끝나면서 신 회장도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재판부가 결국 보석을 놓고 결정을 미루면서 신 회장과 신 회장의 변호인, 롯데그룹 모두가 난감해졌다.
신 회장 측은 보석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그동안의 주장을 뒤집었다.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신 회장이 한일 롯데를 아우르는 ‘원 리더십'을 구축했다고 강조해왔던 데서 180도 다른 주장을 폈다.
3년 동안 네 번의 주총에서 모두 승리하면서 쌓은 리더십이 얼굴 한 번 안 비춘다고 흔들릴 수 있다고 말한 꼴이 되고 말았다.
또 롯데그룹이 재계 5위라는 점, 신 회장이 롯데그룹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점, 일본 롯데가 흔들리면 한국 롯데그룹도 불안하다는 점을 놓고 보석을 요청했던 변호인의 논리도 통하지 않았다.
신 회장은 2월 구속돼 다섯 달 가까이 수감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사실 신 회장을 놓고 여론도 나쁘지 않다. 롯데그룹이 사드부지를 제공해 그룹 차원에서 큰 손실을 입었다는 점, 비슷한 시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집행유례로 풀려난 반면 신 회장은 구속됐다는 점 등을 놓고 동정론이 일기도 했다.
“대통령이 달라는 데 어떻게 무시할 수 있느냐”, “왜 재단에 출연한 여러 그룹 중에 롯데그룹만 법적 처벌의 대상이 되야 하느냐”, “신 회장이 법정구속까지 될 정도로 죄가 무겁냐” 등 신 회장과 변호인의 논리도 동정을 살 구석이 있다.
그러나 보석 신청은 전략적 실패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가뜩이나 돈과 힘있는 자들이 잘 풀려나는 것을 놓고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인데 국민의 법 감정과 동떨어진 선택을 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신 회장이 풀려날 길은 현재로서 앞으로 남은 재판에서 무죄를 받거나 집행유예를 받는 것 외에는 딱히 방도가 없어 보인다. 또 보석을 신청하기에는 힘들어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