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보미 기자 sbomi@businesspost.co.kr2021-09-10 15:5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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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번 주말 발표될 대통령선거후보 경선 결과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격차를 좁힐까?
이 전 대표는 의원직을 사퇴하는 배수의 진까지 쳤지만 파급력이 크지 않아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시선이 나온다.
▲ 이낙연 전 대표가 8일 광주광역시의회에서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더불어민주당 안팎의 말을 종합해보면 이낙연 전 대표의 의원직 사퇴 카드의 효과를 두고 의구심이 만만찮게 자리잡고 있다.
이 전 대표가 마지막 배수의 진을 친다는 뜻에서 의원직 사퇴 카드를 던졌지만 당 안팎에서 큰 공감을 끌어내지는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대선후보 경선과 의원직 사퇴의 관련성이 크지 않다. 의원직이 대선후보 경선의 걸림돌이 되는 것도 아니다. 경선에 집중하려 한다고 한다면 그동안 의원직을 유지했다는 점이 설명이 안 된다.
지역구인 서울 종로구 유권자에 대한 책임도 문제가 된다. 의원직 사퇴로 종로구 주민들은 보궐선거도 새로 치뤄야 한다.
여기에 이미 이재명 지사의 대세론이 굳건해 이 전 대표가 경선판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이 전 대표가 역전의 발판으로 삼기 위해 공들이고 있는 호남지역에서 이 전 대표의 결기를 높게 평가할 수는 있겠으나 ‘승리할 후보’를 밀어주는 전략적 투표를 하는 지역인 만큼 결국 본선 경쟁력을 놓고 투표할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이날 광주·전남지역의 다음 대선주자와 민주당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이 지사가 오차범위 밖에서 이 전 대표를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무등일보가 리서치뷰에 의뢰해 6~7일 이틀 동안 광주·전남지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천 명(광주 392명, 전남 6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다음 대통령 적합도(다자대결)를 묻는 질문에 이 지사는 40.7%의 지지를 받아 이 전 대표(30.4%)를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밖에서 따돌렸다.
민주당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도 이 지사는 43.1%, 이 전 대표는 36.3%로 이 지시가 오차범위 밖에서 우세했다. 자세한 내용은 무등일보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과거 선거를 앞두고 의원직을 사퇴한 사람들 가운데 성공하지 못했던 사례가 많았다.
201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김두관 의원은 경남지사직을 내려놨지만 경선에서 최종 3위에 그쳤다. 게다가 보궐선거에서 경남지사직을 당시 홍준표 전 새누리당 대표에 넘겨주고 말았다.
2017년 대선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후보를 등록하면서 의원직을 사퇴했다.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당시 후보가 의원직을 유지한 것과 차별화하려는 전략이었으나 결국 대선에서 문 대통령에게 졌다.
물론 의원직 사퇴가 선거 승리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2년 11월 대선후보 등록 당일 의원직(비례대표)을 내려놨다. 반면 상대후보였던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의원직을 유지했다. 결국 대선에서 박 전 대통령이 간발의 차이로 승리했다.
하지만 당시 박 전 대통령은 30%대 후반의 지지율을 얻는 1위 후보였다는 점이 이 전 대표의 지금 상황과 비교된다.
한국갤럽이 2012년 11월19~21일 전국 성인 92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선후보 다자구도 조사를 보면 박근혜 후보는 39%, 문재인 후보는 24%, 안철수 후보는 20%였다.
현재 민주당 내부에서 이 전 대표의 사퇴를 만류하고 있다.
이 전 대표의 사퇴가 처리된다면 내년 대선에서 이 전 대표의 지역구인 서울 종로구 보궐선거도 함께 치러진다.
서울 종로구는 대한민국 정치 1번지라는 상징성이 큰 지역이기 때문에 민주당으로서는 새로운 선거를 하나 더 준비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을 수밖에 없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송영길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는 원팀으로 대선을 치러 나가기 위해 모든 사람이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사퇴를 만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이 전 대표의 사퇴 발언 직후 논평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의 숨결이 배인 정치 1번지 종로가 민주당원과 지지자에게 어떤 상징성을 지니는지를 망각한 경솔한 결정”이라며 “국민의 소중한 선택을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버리는 것이 스스로 정치인의 길을 포기한 것이다. 사퇴 의사를 철회하고 경선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 전 대표의 사퇴 카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청부' 의혹이라는 더 큰 이슈에 일부 묻히고 있다. 그 만큼 파급력이 떨어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