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정치권 안팎의 분석을 종합하면 이재명 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여‧야 양강 주자가 주춤한 사이 이낙연 전 대표의 분발이 두드러진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이런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리얼미터는 7월 2주차 다음 대선후보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윤 전 총장은 27.8%, 이 지사는 26.4%로 집계됐다고 15일 밝혔다. 직전 6월 4주차 조사와 비교하면 윤 전 총장은 4.5%포인트 내린 반면 이 지사는 3.6%포인트 올랐다.
주목할 점은 이낙연 전 대표의 상승세다. 이 전 대표는 직전 조사와 비교해 7.2%포인트 상승한 15.6%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여‧야 양자대결을 가정했을 때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난다. 이 지사와 윤 전 총장 대결에서는 이 지사가 38.6%(6월 4주차 35.1%), 윤 전 총장 39.4%(6월 4주차 47.7%)로 격차가 오차범위 안으로 크게 좁혀졌다.
이 전 대표와 윤 전 총장 대결에서는 이 전 대표가 36.7%(6월 4주차 29.2%), 윤 전 총장이 41.0%(6월 4주차 50.1%)로 역시 격차가 오차범위 안에 들어왔다.
이번 조사는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12~13일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2036명의 응답을 받아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윤 전 총장의 하락세, 이 지사의 정체 내지는 소폭 상승, 이 전 대표의 약진 양상이 어느 정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런 추세가 좀 더 지속되면 민주당 경선은 이 지사와 이 전 대표의 양강구도로 윤곽이 굳어질 수 있다.
민주당 내 대선 경쟁구도는 한동안 이 전 대표가 우세하다가 이 지사가 따라잡으며 양강구도로 재편된 적이 있다. 그 뒤 이 지사가 앞서나가며 이 전 대표는 뒤로 처졌다. 그런데 이제 다시 이 전 대표가 이 지사를 따라잡은 형세가 된 셈이다.
양강구도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될수록 당내 두 대선주자는 작은 변수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작은 차이로 승부가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두 사람 사이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와 이 지사는 각각 서로의 의혹을 추궁하며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보수야권 대선판의 구도 변화는 민주당 경선에서 작지 않은 변수가 될 수 있다.
특히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국민의힘 입당으로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대선전략을 조정해야 할 수도 있다. 그동안 민주당은 윤 전 총장을 가상의 경쟁자로 상정해 대응 전략을 수립했다. 하지만 윤 전 총장과 정치적 색깔이 완전히 다른 최 전 원장이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르면 그에 따른 대응방법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최 전 원장이 애초 윤 전 총장의 대안으로 부각된 중요한 요인은 도덕성이다. 이에 윤 전 총장 대신 최 전 원장이 떠오른다면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도덕적 흠결을 지적받은 바 있는 이 지사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이 지사는 경선 과정에서 ‘여배우 스캔들’, ‘형수 욕설’ 등 도덕성과 관련한 추궁을 받았다.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바지를 내릴까’ 발언을 하며 자충수를 뒀다는 지적도 받았다.
다만 이런 논란들은 이 지사가 경기도지사 선거를 치르면서 거쳤던 것들이다. 이미 검증을 마친 데다 본인 스스로도 이런 문제들에 관한 면역력이 갖춰졌을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이 이른바 ‘X파일’ 의혹을 검증받아야 하는 부담과 비교하면 이 지사의 검증 부담은 상대적으로 가볍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상대가 윤 전 총장이 아니라 최 전 원장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도덕성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최 전 원장과 대결을 가정한다면 이 지사의 흠결이 다소 커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선 투표에 참여하는 당원과 지지층들이 이런 부분에 주목한다면 최 전 원장의 등판이 이 지사에게 영향을 미칠 여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