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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연일 이준석 저격, 국민의힘 경선구도 흔들기 위한 초강수인가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1-08-18 16:2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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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연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당 지도부의 경선관리의 불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한 것인데 일각에서는 4명의 본경선 진출을 위해 초강수를 주저하지 않고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161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원희룡</a> 연일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686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준석</a> 저격, 국민의힘 경선구도 흔들기 위한 초강수인가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18일 들어서도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하루 종일 원 전 지사와 이 대표의 갈등이 이어졌다. 

원 전 지사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는 나와 통화한 녹음파일 전체를 18일 오후 6시까지 공개하라”며 “이를 확인하면 대화의 흐름, 말이 이어지고 끊기는 맥락, 어감과 감정을 다 느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내 기억과 양심을 걸고 분명히 말한다. 이 대표의 ‘곧 정리된다’는 발언의 대상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이 대표는 원 전 지사의 기자회견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그냥 딱하다”는 짧은 말을 남겼다.

대립의 단초가 된 것은 두 사람의 통화내용에 관한 엇갈린 주장이다.

이 대표가 원 지사와 나눈 전화통화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와 관련해 이야기를 하면서 ‘저거는 금방 정리된다’고 말했다. 이런 표현이 있었음은 양쪽이 모두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원 전 지사는 이 말을 놓고 윤 전 총장의 대선주자로서 지속성이 없다는 뜻으로 한 말이라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이 대표는 윤 전 총장 측과 갈등상황이 정리된다는 의미였다고 해명하고 있다.

이 논란은 17일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원 전 지사의 얘기를 언론에 공개한 뒤 일파만파 커졌다. 원 전 지사도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발언 취지가 윤 전 총장의 대선주자로서 수명이 다했다는 뜻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밤 이 대표가 통화내용의 일부를 언론에 공개했고 다음날 오전 원 전 지사가 적극 반박에 나섰다. 이틀 동안 국민의힘 내부가 두 사람의 통화 문제로 쉴새 없이 들끓은 셈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원 전 지사의 이 대표 저격이 다소 뜻밖이란 반응이 많다. 애초 대립전선은 경선 후보 토론회 개최를 두고 이 대표와 윤 전 총장 사이에서 형성됐다. 그런데 제3자인 원 전 지사가 갑작스레 논란의 중심에 뛰어들었다.

특히 원 전 지사는 그 동안 윤 전 총장 쪽에 비판적 태도를 보여왔다. 앞서 국민의힘 대선주자 봉사활동 행사에서 소문으로만 떠돌던 윤 전 총장의 ‘행사 보이콧’ 권유 사실을 공개적으로 확인해 준 사람도 원 전 지사였다.

사실 여부를 떠나 통화내용을 공개했을 때 파장을 예상하지 못했을 리도 없다. 당내 갈등이 심해지고 이 대표의 리더십이 타격을 입는 것은 물론 원 전 지사 역시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도 예상하기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실제 원 전 지사를 놓고 사적 통화내용을 공개해 갈등을 조장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적 통화내용을 왜곡해 뒤통수를 치나”며 “원 전 지사는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맹비난했다.

원 전 지사의 이 대표 저격을 두고 결국 경선국면에서 득표에 도움이 된다고 계산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정치권 일각에서 나온다.

이 대표에게 반감을 품고 있는 당원과 핵심 지지층이 적지 않은 만큼 이들에게 호감을 얻을 수 있다. 특히 핵심 지지층들 사이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을 비롯한 과거 바른미래당 소속 정치인들을 여전히 배신자로 보는 분위기가 남아 있다.

여기에 이 대표가 당대표로서 권한을 이용해 유승민 전 의원을 밀어주려 한다는 의심을 품는 사람도 있다. 이 대표를 저격하는 것은 경선 경쟁자인 유 전 의원을 향한 견제의 의미도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원 지사가 이 대표와 통화내용을 쟁점화함으로서 ‘윤석열은 정리된다’는 대중적 이미지를 굳히려 한다는 시선도 나온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에 입당한 뒤 좋은 모습보다는 말실수 등 실점 요인이 많았고 지지율 역시 정체 내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윤 전 총장을 놓고 ‘정리된다’는 말의 진의로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대중들에게 윤 전 총장이 정리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되새기게 하는 요인일 수 있다.

유력 경쟁자의 불확실성이 부각되는 것은 원 전 지사에게도 손해되는 일이 아니다.

주목되는 지점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1‧2차 예비경선을 거쳐 최종 선발된 4명이 본경선을 치른다는 점이다.

원 전 지사는 1차 예비경선 8명에 포함되겠지만 2차 예비경선의 문턱을 넘을지 장담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독보적 선두의 윤 전 총장을 비롯해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이 지지도에서 원 전 지사보다 앞서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금껏 해오던 대로 하면 본경선에 진출할 4명에 포함되지 못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논란을 각오하더라도 승부수를 띄워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최재형 전 원장도 최근 지지율이 정체되면서 4명 안에 들지 못할까 걱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원 전 지사의 이 대표 저격은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닌 것 같다”며 “영리한 사람이니 손해 볼 일은 안 할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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