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의 영업이익률이 글로벌 자동차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뒷걸음질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이익률은 7.58%로 지난해 1분기의 8.95%보다 1.37%포인트 떨어졌다. 기아차의 영업이익률도 4.58%로 지난해 1분기의 6.17%보다 크게 내려갔다.
|
|
|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현대기아차의 영업이익률은 2011년부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2011년 10.27%까지 올랐지만 지난해 8.46%에 그쳤다. 기아차도 2011년 8.1%에서 지난해 5.46%으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일본의 토요타를 포함한 글로벌 자동차회사의 영업이익률은 일제히 높아졌다. 토요타의 1분기 영업이익률은 8.98%로 지난해 1분기 6.17%에서 큰 폭으로 올랐다.
BMW의 1분기 영업이익률은 12.05%로 주요 자동차회사 가운데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11.46%보다 0.59%포인트 올라 3년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3위 업체인 GM도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 2.11%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1분기 -1.43%의 역마진에서 벗어났다. 토요타와 글로벌 판매순위 1,2위를 다투는 폴크스바겐의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1분기 5.97%에서 6.31%로 올랐다.
현대기아차의 영업이익률이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로 환율이 꼽힌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환율이 요동친 데다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자동차회사들이 공세를 펼친 영향을 받았다.
현대기아차는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수출에 의존하고 있어 환율에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때문에 현대기아차가 환율에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현지공장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해외생산 비중이 높아지면 환율에 따른 영향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올해 중국에서 현대차 4공장과 5공장을 잇따라 착공한다. 또 미국시장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미국에 제2공장 설립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기아차도 멕시코에 연산 30만 대 규모의 공장을 건립중이다.
2017년 기아차 멕시코공장이 완공되면 현대기아차의 해외공장은 9개 국가 17개 공장으로 늘어난다. 해외공장 생산능력도 현재 449만 대에서 479만 대로 커진다.
현대기아차의 수익성이 악화한 이유로 인센티브 지급의 확대도 꼽힌다.
현대차의 1분기 판매 인센티브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나 증가했다. 기아차 역시 신차 출시를 앞두고 재고소진을 위해 인센티브를 큰 폭으로 늘렸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대기아차의 인센티브가 앞으로도 당분간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자동차회사들이 엔저를 무기로 낮은 가격으로 자동차를 출시하면서 이들과 경쟁해야 하는 현대기아차도 인센티브 확대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노후모델의 판매부진과 다소 무리한 생산확대에 따른 글로벌 재고 증가로 주요 공장의 가동률이 떨어졌다”며 “재고증가와 더불어 인센티브 집행규모 증가가 동반한다는 점에서 실적악화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